"역사 왜곡" vs "별개 작품" KBS '고거전' 원작자-제작진, 팽팽한 입장차[이슈in]

장다희 2024. 1. 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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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원작자 길승수 작가와 제작진의 갈등도 점점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앞서 KBS2 '고려거란전쟁'은 원작과 다른 내용, 현종에 대한 역사 왜곡 등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원작 소설을 쓴 길승수 작가는 18회에 나온 현종이 자신의 앞을 막은 수레를 피하려다 낙마 사고를 당한 장면을 콕 찝어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에 없다"고 명확하게 했다. 16회 장면에 대해서는 "명군 현종을 바보로 만드는 것도 원작에 없고, 역사적 사실에도 벗어난 내용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길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대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됐다고 본다. 대본 작가가 본인 마음대로 쓰다가 이 사단이 났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공영방송 KBS의 대하사극을 쓴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대본 작가 문제가 생각보다 더 크다"라고 비판했다.

길승수 작가의 입장을 확인한 전우성 PD는 "드라마 원작 계약은 매우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원작의 설정, 줄거리를 그대로 따르는 리메이크 형태, 원작의 아이디어를 활용하기 위한 계약까지 다양하다. '고려거란전쟁' 원작 계약의 경우는 리메이크나 일부분 각색하는 형태의 계약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승수 작가와 원작 및 자문 계약을 맺었고, 극 중 일부 전투 장면을 잘 활용했다. 그러나 길승수 작가는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신의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전 PD는 "이후 나는 새로운 자문자를 선정, 꼼꼼한 고증 작업을 거쳐 집필 및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길승수 작가는 나와 제작진이 자신의 자문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고증도 없이 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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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승수 작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길 작가는 "내가 자문을 거절했다고? 이제 거짓말도 서슴지 않네. 그럼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이정우 작가로 교체된 다음에 회의를 갔는데 이정우 작가가 마치 나의 위의 사람인양 내게 페이퍼 작성을 지시하더라. 그런데 그 페이퍼 작성은 보조 작가의 업무이지 내 업무가 아니다. 아마 내 기억에는 관직명과 인물들에 관한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건 보조 작가의 업무이지, 자문이 하는 일이 아니다. 내가 통합해서 작성한 고려사가 있으니 보조작가에게 시키면 된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전 PD는 집 근처까지 찾아와서 이정우 작가가 시킨대로 페이퍼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더라. 난 '자문계약을 했지 보조작가 계약을 한 게 아니지 않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전 PD는 계약 내용을 수긍하면서 그래도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길승수 작가는 "내가 '고려거란전쟁'이 어려운 내용이니 자문을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자문을 구하겠다고 전 PD가 말했다. 또 나는 ''고려거란전쟁'이 어려운 내용이니 꼭 자문을 받아야 한다. 만일 나에게 받기 싫다면, 임용한 선생님께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는데, 전우성 PD는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내가 자문을 거절한 거냐.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하는 게 최선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해 11월 첫 방송된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iMBC 장다희 |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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