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의 재계 상승 꿈… M&A 실패 이어 사고로 휘청

김노향 기자 2024. 1. 2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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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HDC현대산업개발 위기 진단(3)] 건설 기반 성장해 계열 다각화 성장통

[편집자주]HDC현대산업개발은 2010년대 시공능력 상위 대형건설업체 가운데 자체시행사업의 비중이 높고 현금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회사로 꼽혔다. 부지를 매입해 공동주택(아파트)과 상업시설 등을 짓고 민간참여 공공개발을 통해 업계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건설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HDC그룹은 호텔·레저·면세사업 등으로 영역을 늘렸다.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종합라이프스타일그룹을 목표로 2019년 시도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이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사태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우발부채마저 드러나 HDC는 4년이 지난 현재까지 계약금 2500억원에 대한 반환 소송을 치르고 있다. 설상가상 2021~2022년 광주광역시 공사현장에서 두 차례의 인명사고가 발생하며 피해 보상과 재시공 비용 손실이 급증했다. 그룹 전체에 위기를 불러온 사고를 계기로 인사 교체가 반복되는 등 내부 혼란이 지속됐다. HDC그룹은 수익성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고 건설사업의 재정비를 통해 재도약을 꾀하는 모습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6.0%를 기록해 주요 상장건설업체인 현대건설(3.2%) 대우건설(6.9%) GS건설(7.4%) DL이앤씨(11.1%) 등보다 높았다. 하지만 2020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계약 파기와 2021~2022년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두 번의 인명사고로 비용 손실이 늘며 영업이익률도 지속해서 하락했다./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1) 아파트 사고 후 지속된 인사 쇄신… HDC현대산업개발 혼란
(2) HDC현대산업개발, 실적 개선에도 구성원 처우는 하락
(3) 정몽규 회장의 재계 상승 꿈… M&A 실패 이어 사고로 휘청

HDC그룹의 건설사업부문 매출과 비중은 2013년 3조751억원(67.4%)에서 2022년 3조7215억원(67.6%)으로 10년째 정체에 가까운 상태를 보이고 있다. 건설사업의 매출 비중은 10년 동안 5%포인트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 유화사업부문 매출은 9586억원에서 1조574억원으로 10.3% 성장했고 비중은 21.0%에서 19.2%로 감소했다. 유통사업부문 매출도 1400억원에서 884억원으로 감소했다. 전체사업 대비 매출 비중은 3.1%에서 1.6%로 축소됐다. 기타사업으로 분류된 건물관리·호텔운영·스포츠구단 등의 매출 비중은 6.8%에서 10.1%로 증가했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6.0%를 기록해 주요 상장건설업체인 현대건설(3.2%) 대우건설(6.9%) GS건설(7.4%) DL이앤씨(11.1%) 등보다 최대 5배에 달했다. 하지만 2020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계약 파기와 2021~2022년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두 번의 인명사고로 비용 손실이 늘며 영업이익률도 지속해서 하락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8.1%를 기록해 1년 만에 반토막 수준이 됐다. 2022년에는 3.5%로 업계 하위 수준으로 내려왔다. 2023년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4.5%다. 주요 건설업체의 지난해 추정 영업이익률은 현대건설 2.9%, 대우건설 6.5%, GS건설 -0.9%, DL이앤씨 4.5% 등이다.

입찰 시 평가 기준이 되는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 순위도 하락해 2020년 9위에서 지난해 11위로 떨어졌다. HDC그룹의 재계 순위는 2022년 28위에서 2023년 29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2019년 아시아나항공 M&A를 통해 종합라이프스타일그룹의 비전을 수립한 HDC그룹은 다시 디벨로퍼(개발사업)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 리스크가 작고 과거 용산 역세권 개발 성공의 경험이 있는 공공개발 등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비건설 사업부문을 축소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2019년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역세권 복합개발 프로젝트 강화… "디벨로퍼 강점 살릴 것"


HDC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은 1976년 설립된 한국도시개발과 1977년 설립된 한라건설이 1986년 합병해 탄생했다. 건설부문은 코스피 상장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이앤콘스, 랩스가 있고 HDC현대EP(석유화학) HDC영창(악기) HDC아이파크몰(쇼핑센터) 등 유화·유통 부문을 아우르고 있다.

HDC그룹은 2015년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위치한 서울 용산역사의 HDC아이파크몰 쇼핑센터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전신인 철도청의 발주를 받아 용산 역세권을 개발, 2006년 완료한 사업이다. 이후 건설과 유통, 레저 등 여러 분야의 사업에서 가능성을 본 HDC그룹은 2019년 아시아나항공 M&A를 통해 종합라이프스타일그룹이라는 비전 수립을 선포했다.

재계에선 정몽규 HDC 회장의 당시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도를 놓고 선친인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의 모빌리티 신사업 꿈을 이루겠다는 목적으로 해석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에서 국내 최초 국산차 '포니'(PONY)를 개발해 현재의 현대자동차그룹 발전에 초석을 세웠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장자 승계 철학에 따라 정몽구 현 회장이 현대차의 경영권을 이어받으면서 정세영 회장은 아들 정몽규 회장과 현재의 HDC현대산업개발을 일궜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은 종합부동산·인프라그룹의 새 비전을 세워 다시 건설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1913년 조성된 용산철도병원 부지를 개발해 '용산역사박물관' 설립과 운영을 하고 역사성을 보존한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로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용산 역세권 개발과 유사한 방식의 'H1 프로젝트'도 추진해 올해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H1프로젝트는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일대 15만㎡의 철도 부지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사업비 4조5000억원 규모 역세권 복합개발이다. 광운대역 일대를 주거·업무·상업·호텔 복합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디벨로퍼의 DNA를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 사회간접자본(SOC), 기술·첨단소재, 문화·콘텐츠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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