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보육사, 남자 중학생 ‘그루밍 성폭행’…“보육원 男아이들 40%가 성폭행 당해”

이동준 2024. 1. 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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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에서 나온 지 4년 정도 된 20대 청년이 내부 실태를 고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내가 성장한 보육원의 남자아이 40%는 성폭행 당했다"며 "남자 선배가 주로 가해자였는데 여성 보육교사가 남자 중학생을 그루밍 방식으로 성폭행하는 일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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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보육원에서 나온 지 4년 정도 된 20대 청년이 내부 실태를 고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내가 성장한 보육원의 남자아이 40%는 성폭행 당했다”며 “남자 선배가 주로 가해자였는데 여성 보육교사가 남자 중학생을 그루밍 방식으로 성폭행하는 일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0대 A씨는 이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매체에 전달했다.

그는 앞선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육원에서는 성폭력을 당해도 모두가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A씨는 “신고 받고 경찰이 오더라도 조사는 하지 않고, 어슬렁거리면서 보육원 선생님들과 과자만 먹고 그냥 간다”며 “보육원, 구청, 경찰, 정신과병원 등은 카르텔로 묶여 있다”고 폭로했다.

“부모가 없는 고아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는 게 A씨의 전언이다. 

2000년 지방의 한 미혼모 시설에서 태어난 그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버림받았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그는 유치원 시절에 서울의 한 보육원으로 옮겨졌는데 이때부터 악몽이 시작된다.

A씨는 “(보육원에서) 온몸을 때리고, 토한 것을 먹이기도 했다”며 “나는 2016년도까지 맞았다. 폭력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선생님들이 때렸다”며 “고등학교 때는 선배들이 폭행했다. 보육교사는 신체적으로 성장한 고등학생들을 직접 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정 선배에게 맡긴다. 과거 군대처럼 '내리 갈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또 보육원에서 체벌이 있다고도 주장한다.

그는 “(보육원에는) 화장실에 감금하는 체벌이 있다”며 “선생님은 다루기 수월한 초등학생의 경우 일단 구타를 한 뒤 화장실에 집어넣는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거의 화장실에서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번은 친구와 싸웠다는 이유로 사흘간 화장실에 감금됐다”고 덧붙였다.

A씨 주장에 따르면 화장실 체벌을 받게 되면 그곳에서 먹고, 자며 지내야 했다.

그는 특히 보육원에서 발생한 성폭행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A씨는 “내가 있었던 보육원에서 남자아이의 40%가량은 성폭행당했다”며 “주로 남자 선배들이 가해자다. 동년배 친구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는 일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성폭행은 강간을 뜻한다. 처음에는 성추행으로 시작됐다가 이것이 상습으로 바뀌고 그다음에는 성폭행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행당한 뒤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두들겨 맞으면서 성폭행당했는데, 너무 치욕적인 상황이어서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여자 보육교사가 특정 남자아이를 편애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 아이의 몸을 터치하기도 한다. 한번은 여자 보육 선생님이 중학교 저학년의 남자아이를 그루밍 방식으로 성폭행한 일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종의 가스라이팅인데, 선생님이 잘해주니 아이가 따르게 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며 “보육원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결핍이 많다 보니 그런 그루밍에 쉽게 넘어간다. 여자 보육 선생님에 의한 그루밍 성폭력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같은 피해를 본 아이들이 신고해도 조사할 주체가 없다고 한다.

A씨는 “보육원장이 그걸 해야 하는데, 조사하지 않는다”며 “보육원 차원에서 그냥 덮는 사례가 많다. 그런 사안들이 공개되면 보육원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육원에는 성폭력에 대한 대응 매뉴얼도 없다. 피해를 본 당사자도 외부에 알리는 것을 기피한다”며 “보육원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자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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