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종, 무기징역 선고 듣고도 '시큰둥'...유족 "모방 범죄 우려" 눈물 [띵동 이슈배달]

안보라 2024. 1. 2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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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림동 등산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최윤종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최윤종의 태도는 끝까지 기가 막혔습니다.

볼에 바람을 넣거나 삐딱한 자세로 앉아 있었고,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언급해도 무덤덤한 표정이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장면!

취재진을 보고 탄성을 저지르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마치 자신을 취재해줘서 고맙고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었죠.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맞는지, 많은 이들이 놀라고 함께 분노했습니다.

최윤종은 유족에게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사형 선고로 조금이나마 피해자의 한을 달래주고 싶었던 유족은 울분이 치밉니다.

무기징역은 20년만 살면 가석방 대상이 되잖아요.

최윤종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으로 범죄를 저지를 용기를 얻었듯,

이번 판결로 또 다른 최윤종이 나올까, 유가족은 그것마저 두렵습니다.

김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최윤종은 서울 신림동 등산로에서 처음 본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철제 너클을 낀 채 무차별 폭행하고 목을 졸랐습니다.

[최윤종 / 신림동 등산로 살인범 : (범행 왜 저질렀습니까?) 우발적으로 저질렀습니다.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요?) 저도 모르게 그만….]

재판부는 최윤종이 범행 전 '무기징역'이나 '고의' 등 여러 키워드를 검색하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저항도 못 하는 피해자의 목을 압박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해자를 비탈길로 옮겨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고 질타했습니다.

앞서 검찰이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는,

불우한 가정환경과 정신질환 등을 고려해 생명 자체를 박탈하기보다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죄하고 잘못을 참회할 시간을 갖게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가석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면서도, 현행법상 완전히 막을 수 없는 점을 감안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부착을 명령했습니다.

최윤종은 이번에도 볼에 바람을 넣거나 삐딱한 자세로 앉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무기징역 선고를 듣고도 무덤덤한 표정이었습니다.

[피해자 오빠 : 제일 두려운 거는 누가 이 사건 보고 따라 할까 봐 좀 그게 제일…. 이거 보고 모방했다, 이런 일이 생길까 그게 제일 걱정이 됩니다.]

[앵커]

어제 이 사진, 많이들 보셨죠?

딱 보고 드는 생각이 와, 이게 다 뭐야?

돈이래요.

이게 다 얼마냐.

5백억 원이 넘는대요.

저는 벽돌도 이렇게 견고하게 쌓아본 적이 없는데, 돈다발을 벽돌처럼 쌓고 살았던 범죄자들이 적발됐습니다.

다 무슨 돈이겠습니까.

도박 사이트에서 벌어들인 범죄 수익입니다.

돈세탁도 부지런히 했더라고요?

피카소 그림 사고, 한 대 가격이 40억이 넘는 외제차도 끌고 다니고,

온갖 허세란 허세는 다 부렸을 거라 예상됩니다.

이때만 해도 세상이 다 손 안에 있는 것 같았겠죠.

그런데 제가 노름꾼치고 끝이 좋은 꼴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 이들이 볼 세상은요, 창살에 꽉 막힌 시멘트 벽일 겁니다.

벽에는 피카소 그림 대신 수형 생활 주의사항이 걸려있을 테고요,

손목에는 수억짜리 시계 대신 수갑을 차게 될 겁니다.

검찰은 부당한 범죄 수익의 97%를 압수하거나 추징 보전했습니다.

김종호 기자입니다.

[기자]

산더미처럼 쌓인 5만 원권 다발.

도박사이트에서 나온 범죄수익을 현금으로 찾은 건데 검찰은 사진 속 돈이 5백억 원이 넘는 거로 파악했습니다.

돈은 여러 방면에서 세탁을 거쳤습니다.

자금 세탁을 주도한 A 씨 집.

파블로 피카소와 이우환, 무라카미 다카시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유명 작가 작품을 미술관처럼 전시했습니다.

수억 원대 시계와 수천만 원짜리 가방이 무더기로 나옵니다.

일당은 어업 회사나 강남 부동산, 고가 아파트나 재개발 사업 등에도 투자했고,

타이어 회사와 외국 차 거래 업체로 물건을 사고팔아 이익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서울 오피스텔에서는 도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고가 차량을 산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필리핀에서 도박사이트 16곳을 운영한 주범.

검찰은 파악한 범죄 수익 550억 원 가운데 97% 이상을 찾아냈습니다.

[김보성 / 부산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장 : 숨겨놓은 범죄수익으로 평생을 떵떵거리며 먹고 살 수 있다고 하면 범죄 계속 저지르겠죠? 부산지검은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해서 범죄수익을 완전히 박탈하고….]

검찰은 국내에서 자금 세탁을 주도한 A 씨 등 4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기고 일당 5명도 불구속으로 기소했습니다.

또, 국적을 베네수엘라로 바뀐 뒤 지금도 필리핀에서 도피생활을 이어가는 주범을 현지 당국과 협조해 쫓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에서 한 종합병원 간호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 옆에는 주사기가 하나 있었는데, 고위험 약물인 염화칼륨을 투약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염화칼륨은 병원마다 특별 관리되는 약물입니다.

치료에 쓰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심장 마비가 올 수도 있고요,

일부 국가에서는 사형을 집행할 때 쓸 정도로 위험한 약물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약물이 어떻게 간호사의 자택에서 발견된 걸까요?

경찰은 병원 측과 동료들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고요, 간호사의 혈액검사도 국과수에 의뢰한 상태입니다.

만약 염화칼륨의 출처가 병원 내부로 드러난다면 관리부실 지적과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겁니다.

김민성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전주의 한 대형 종합병원입니다.

지난 17일 아침, 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20대 간호사가 병원 근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염화칼륨은 잘못 사용하면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고위험 약물'입니다.

일부 국가에선 사형 집행에도 쓰는 약물로 알려졌습니다.

마약이나 향정신성 의약품은 아니어도 병원마다 지침을 세워두고 특별 관리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타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가능한 금고 같은 데 보관하거나 2인 이상이 육안으로 관찰하면서 키를 열어서 꺼내서 사용하거나. 그런 특별한 약물이죠.]

병원 측은 위험 약물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병원 차원에서도 자초지종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염화칼륨의 경우 처방이 있을 때만 약국에서 받아오고, 중환자실을 비롯한 병동에는 여분조차 절대 두지 않는다는 게 병원 측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이 병원 전직 의료진의 경험담과 사뭇 다릅니다.

[해당 종합병원 전직 간호사 : 현실적으로 간호사들 업무가 많고 '(일지를) 나중에 써야지' 이렇게 하다 보니까 한 번씩 비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수(간호사) 선생님께 부탁해서 어디서 얻어온다든지 아니면 간호사가 갖고 있던 거를 주머니에 빼서 채워놓는다든지….]

[앵커]

'거문도 간첩단'을 아십니까.

지난 1977년, 전남 거문도에 살던 일가족 5명이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모진 옥살이를 했었습니다.

가장은 누명을 벗지도 못한 채 감옥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해가 뜨고 , 매일 저녁 해가 지는 하루를 살아가지만,

이 가족에게는 46년간 어둠만 있었습니다.

인고의 세월을 버티고 버텨 이제서야 형사보상을 받았는데요,

거울을 보니 앳된 얼굴에는 깊은 주름만이 남았습니다.

차라리 무릉도원에라도 다녀왔다면 썩은 도끼 자루도 아쉽지 않았을텐데,

누명의 46년을 어떤 말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어떤 말로 위로를 건네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국가는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라도 사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77년, 전남 거문도에 살던 일가족 5명은 간첩 활동을 돕고 입북을 모의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고 모진 옥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감옥에서 암을 얻은 가장은 마지막 순간 형 집행이 정지됐지만, 결국, 누명을 벗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남겨진 가족들이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는데, 2022년 9월 사법부는 처음부터 이들에게 죄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첫 유죄 판결 직후 대통령이 열 번 바뀌었을 만큼 긴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재심 재판부는 유죄 증거로 쓰인 자백 등이 수사기관의 불법 구금과 가혹 행위에 의한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을 낭독한 재판장은 직접 '국가 폭력에 고통당하고 희생당하신 분들께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법원은 이어 위법한 구금으로 가족들이 받은 피해도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어린 나이에 수년 동안 옥살이했던 막내딸을 비롯해 남겨진 가족 14명은 모두 합쳐 27억 원을 배상받게 됐습니다.

무려 46년 만에 첫 보상이 이뤄졌지만, 피해자 측은 아직도 남은 숙제가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형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음에도 손해배상 소송에선 국가가 여전히 '강압 수사가 있었단 걸 증명하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단 겁니다.

[신윤경 / 피해자 측 변호인 : 민사로 가면 아무 기관도 자신들의 불법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그때 너를 고문한 걸 다 네가 입증을 해봐라, 우리는 아무것도 인정 못 한다….]

거문도 간첩단 사건 피해자들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다음 기일은 오는 3월 6일에 진행됩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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