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문제 못찾는 석면모니터단…“세밀한 교육 필요”

김경희 기자 2024. 1. 2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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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교육 시간 최대 2시간뿐 “역량교육·현장 점검 강화해야”
도교육청 “전문가 등 비율 확대”
지난해 12월26일 화성 기안초등학교 복도 천장 곳곳이 석면 텍스가 뜯겨진 채 방치돼 있다. 독자 제공

 

화성 기안초등학교에서 석면 해체 공사를 앞두고 석면 텍스 일부가 임의로 철거된 사실(경기일보 1월19일자 6면)이 드러난 가운데 해당 학교의 석면모니터단이 모니터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을 목격하고도 문제인지 조차 알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석면모니터단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석면 해체 공사를 위해서는 보양 작업과 음압기 가동 등의 조치가 반드시 선제돼야 한다. 또한 석면 해체 작업과정에서는 학교 내부로 진입하는 사람이 없도록 폐쇄조치도 해야 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이른바 ‘침묵의 살인마’라고 불릴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석면은 일반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입자를 갖고 있고, 만약 호흡기에 유입되면 폐에 달라 붙어 폐암 등을 유발하게 된다. 석면 해체 공사를 할 경우 학교 내 작업자들이 위생방진복까지 갖춰 입고 작업에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기안초의 경우 지난해 12월26일, 사전 청소 작업을 끝낸 뒤 석면모니터단의 확인 과정에서 석면 텍스 일부가 임의 철거되는 등 훼손돼 있는 것을 보고도 이를 문제로 인지하지 못했다. 또한 취재진이 학교에 방문한 지난 17일 당시까지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모니터단에 참여했던 학교 관계자는 "석면 텍스가 떨어져 있던 것은 봤지만, 어차피 철거 전 보양 작업을 해야 해서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긴 건 기안초뿐 아니라 학교석면모니터단 자체의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관련 규정상 모니터단은 학교장을 단장으로 학부모, 시민단체, 감리원, 전문가 등 10명 내외로 구성된다. 외부 전문가는 1~2명, 시민단체 1명 정도가 참여한다. 이들에 대한 석면 모니터링 관련 교육은 최대 2시간에 그친다. 이마저도 강제는 아니다. 이 때문에 아무런 교육도 받지 않거나 학교 석면 공사에 처음 참여해보는 전문가 및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모니터단으로 구성되고 있는 셈이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별도로 5천㎡ 이상 공사 대상 학교에 대해 점검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모든 현장을 관리할 수 없을 뿐더러 상주하는 점검반이 아닌 만큼 빈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도교육청이 모니터단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참여는 의무가 아니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학교현장의 더 안전하고 원활한 석면 해체 작업을 위해 관련 교육과 도교육청 차원의 현장 점검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석면모니터단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교육을 강화해가려 한다”며 “앞으로는 모니터단 구성에 전문가 인적 비율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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