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株 잘 나가지만 팬덤 플랫폼은 돈 벌기 어렵네… 디어유, 1년새 16% 하락

정민하 기자 2024. 1.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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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디어유 목표가 일제히 하향 조정
포화된 시장, 마땅한 수익모델 없는 것이 주요 원인
디어유 '버블', 위버스 '포닝' 애플리케이션(앱) 화면 캡처. /조선DB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만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는 등 케이팝(K-POP)의 글로벌 인기에 증권가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엔터사와 달리 K팝 팬덤 플랫폼에 대한 증권가 반응은 ‘글쎄’다. 팬덤 플랫폼 포화로 유료 구독자 순증 속도가 둔화한 데다가, 확실한 수익 모델이 없어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다.

팬덤 플랫폼이란 팬들이 아티스트와 소통하고, 콘텐츠를 즐기며 공식 상품(굿즈)을 살 수 있는 등 일상에서 ‘덕질(연예인을 좋아하는 행위)’을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의미한다. 팬이 계속 머무는 곳이라 대형 엔터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영역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디어유 목표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디어유가 전(前) 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그친 구독 수, 환율 영향 등으로 인해 2023년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목표 주가는 4만1000원으로 27.1% 하향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올해 나타날 성장 둔화를 반영해 디어유의 목표가를 4만원으로 내렸다.

팬덤 플랫폼 디어유는 글로벌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버블’을 통해 아티스트와 팬이 소통하는 공간을 월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디어유에 대한 증권가 기대는 뜨거웠다. 지난 2021년 11월 10일 상장한 날에는 장중 주가가 시초가보다 1만5600원(30%) 높은 수준(6만7600원))까지 올라 일명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주’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 종가는 3만2450원으로, 상장일 최고가의 반토막 수준에 그치고 있다. 디어유는 최근 1년간 주가가 약 16.79% 하락했는데, 지난 18일엔 52주 최저가(3만450원)를 기록했다. 디어유의 최대주주인 에스엠스튜디오를 100% 보유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가 이 기간 3.61%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2대 주주인 JYP엔터테인먼트(JYP Ent.)는 오히려 26.19% 상승했다.

서울의 한 매장에서 시민들이 음반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팬덤 플랫폼의 성장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개 분기 연속 나타난 버블 구독 수 증가 정체는 결국 K팝 아티스트 위주의 서비스만으로는 회사의 성장판이 열리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면서 “최근 앨범 판매량 부진에서는 코어(Core)에서 라이트(Light)로 넘어가는 듯한 팬덤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데, 코어라고 하더라도 돈 쓸 곳이 너무 많아진 팬덤 경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는 디어유와 양대산맥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도 마찬가지다. 김태호 하이브 COO(최고운영책임자)는 하이브의 최고 경쟁력으로 위버스를 꼽을 만큼 기대감이 크다. 위버스는 최근 월간 활성 이용자(MAU)도 1000만명을 넘기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위버스의 실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5억원, 2022년 28억원 등 사업의 중요도에 비해 이익 비중이 큰 편은 아닌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하이브는 위버스의 수익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팬들의 반발에 지연된 상태다. 이에 증권가도 하이브의 목표가를 낮춰잡고 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본연의 사업은 우수하나 시장이 기대하는 위버스 멤버십의 지연으로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을 소폭 하향하면서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위버스는 광고 제거, 손 글씨 게시물 등 구독형 멤버십 사업을 당초 지난해 3분기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중 출시로 연기한 바 있다.

한류홀딩스 제공

한류 팬덤 플랫폼 ‘팬투’를 운영하는 한류홀딩스는 나스닥 상장 약 반년 만에 상장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약 66억원이던 영업 적자가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고, 시가총액은 상장 반년 만에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한류홀딩스 역시 주 수익원인 팬투의 성장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구글 앱스토어 내 팬투의 다운로드 횟수는 50만회 이상인데, 이는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뮤빗’, ‘아이돌챔프’ 등이 500만회 이상인 점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팬투는 디어유나 위버스 등 연예인 소속사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앱)처럼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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