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윙' 요란한 드론 소리…"여기 철새 도래지인데" 시민들 경악

김미루 기자 2024. 1. 2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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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의 낙원'으로 불리는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누군가 공중에 드론을 띄워 조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창원시는 지난해부터 주남저수지에서 개인 드론 비행 자제를 요청해왔다.

창원시는 지난해 1월4일, 2월6일 두 차례 입장문을 내고 주남저수지 드론 비행 자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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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누군가 공중에 드론을 띄워 조종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철새의 낙원'으로 불리는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누군가 공중에 드론을 띄워 조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주남저수지에서 드론을 날리는 양심의 끝을 보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창원시는 지난해부터 주남저수지에서 개인 드론 비행 자제를 요청해왔다.

글쓴이 A씨는 주남저수지에 대해 "말이 저수지이지 거의 철새 도래지나 다름없다. 특히 겨울이면 수없이 많은 온갖 새들이 날아와 겨울을 보낸다"며 "창원시의 자랑이자 명소이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도 소리 내지 않고 걸어 다니며 구경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랜만에 찾았더니 둑 위로는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놨더라"이라며 "아쉬운 마음에 둑 아래에서 입맛만 다시고 있는 중에 웬 아주머니가 굳이 올라가지 말라고 막아놓은 테이프까지 들추며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왜 가지 말라는 곳에 올라갔을까 무심히 보고 있는데 갑자기 드론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며 "위에는 이미 또 다른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드론을 날리고 있었다"고 썼다.

둑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테이프가 감겨 있는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그는 "대화조차 크게 하지 말라고 하는 곳이다. 너무 놀라서 '거기서 지금 드론 날리시는 거냐'고 큰소리로 물었더니 힐끗 보더라. 재차 '거기서 날리면 안 된다'고 했더니 마지못해 내려왔다"고 적었다.

드론 소유주는 "제가 멀리서 왔다"며 "멀리서 새 보러 왔는데 여기는 새 보는 곳 아니냐. 그걸 못하게 하는 게 맞는 거냐"고 말하며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고 한다.

끝으로 A씨는 "더 따라가고 싶었지만 이미 해가 저물고 피곤해서 오긴 했는데 왜 경찰에 신고를 못 했는지 그게 아쉽다"며 "혹시 창원시 관계자님이 보고 계신다면 드론을 날리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제발 막아달라"고 썼다.

글을 접한 한 누리꾼은 "철새들을 비롯해 야생동물이 인기척에 얼마나 민감한데 드론을 날릴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생태학자들이 철새 촬영하려고 위장막, 위장 텐트를 왜 설치하겠냐. 사람 음식 냄새 풍기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서 식은 김밥으로 끼니 때우면서 관찰한다"고 했다.
창원시 "비행 자제"…드론 포털엔 '승인 불필요한 곳'
'드론 원스톱'에 검색해본 결과 주남저수지는 비행 승인이 불필요한 곳으로, 기체 무게 25㎏ 이하 드론을 고도 150m 미만으로 주간에 비행한다면 별다른 승인을 받지 않고도 드론을 띄울 수 있다고 나타나 있다. /사진='드론 원스톱' 갈무리
주남저수지는 겨울 철새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매년 10월부터 노랑부리저어새, 재두루미 등 멸종위기종이 찾아올뿐더러 겨울철 150여종이 넘는 새를 하루 평균 1만~2만 마리 관찰할 수 있다. 특히 2월 말이 되면 철새 대부분이 북상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축적하는 직전 시기에 서식지 안정화가 중요하다.

창원시는 지난해 1월4일, 2월6일 두 차례 입장문을 내고 주남저수지 드론 비행 자제를 요청했다. 새들이 드론의 기계 소음과 모양새로 천적을 마주한 듯 긴장하면서 휴식을 방해받을 수 있다는 것. 창원시 관계자는 "비행 충돌,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로 철새 생존과 서식지 안전에 위협을 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드론 원스톱 민원 포털서비스'를 보면 해당 지역은 비행 승인이 불필요한 곳으로, 기체 무게 25㎏ 이하 드론을 고도 150m 미만으로 주간에 비행한다면 별다른 승인을 받지 않고도 드론을 띄울 수 있다고 나타나 있다.

이에 또 다른 누리꾼은 "주남저수지 확인 결과 드론 비행 금지 구역이 아니다"라며 "동네 분들이면 지역 특성을 알 수 있겠지만 요즘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는 상황에서 저분들을 뭐라고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의견을 남겼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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