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뺀 서울 아파트 분양가, 시세보다 비싸

지난해 서울에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를 제외한 전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쌌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시세는 소폭 하락했지만, 원자재·인건비 등 공사비는 급등하고 분양가 상한제까지 해제되면서 분양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높은 분양가 탓에 돈을 모아 청약 당첨으로 처음 집을 장만하는 전통적인 ‘내 집 마련 공식’이 깨지고, 분양 아파트는 미분양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의 분양가(이하 3.3㎡당)는 평균 3505만원으로 평균 매매가(3253만원·이하 3.3㎡당)보다 252만원(7.7%) 비쌌다. 이 지역 평균 분양가는 2021년만 해도 2549만원으로 매매가보다 957만원 낮았다. 2022년엔 분양가가 3442만원으로 매매가보다 66만원 높아지면서 역전했고, 작년에 격차가 더 벌어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작년 1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해제하면서 분양가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강남 3구의 지난해 평균 분양가는 3598만원으로 평균 매매가(6521만원)를 한참 밑돌았다.

경기 지역도 지난해 분양가가 시세보다 높아졌다. 2022년에는 분양가가 평균 1578만원으로 시세(1787만원)보다 209만원 쌌지만, 작년에는 1867만원으로 뛰면서 시세(1710만원)보다 157만원 비싸졌다. 특히 지방은 평균 분양가가 1575만원으로 시세(1139만원)보다 436만원(38.3%) 비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 가격이 시세보다 월등히 비싼 지방에서는 청약 아파트의 인기가 떨어져 대규모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