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하나가 700만원…평당 1억 초호화 아파트 ‘포제스한강’ 견본주택 가보니 [르포]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4. 1. 22. 16: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 세대 한강 조망권에 아차산 인접
대원·선화 등 명문학교 학군도 장점
평당 1억1500만원 고분양가는 논란
서울 광진구 광장동 ‘포제스한강’ 조감도. [사진 = 엠디엠플러스]
조선시대 화가인 겸재 정선이 그린 산수화 ‘광장’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전국팔도의 명승지를 찾아다니며 기록을 남기곤 했던 정선은 앞으로는 한가람이 흐르고 뒤로는 아차산이 버티고 있는 절경을 이 그림에 담았다.

정선이 인정한 명당에서, 영구적인 한강 조망과 호텔급 주거 서비스를 앞세운 하이엔드 주거상품 ‘포제스한강’이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22일 매경닷컴이 찾은 서울 광진구 광장동 포제스한강 공사현장은 지하 기반 공사를 마무리 짓고 지상 건물을 올릴 준비에 한창이었다. 옛 광나루 한강호텔 부지에 공사용 펜스가 둘러 세워지고 공사장 입구를 통해 차량과 인부들이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었다. 현재 공정률은 약 27%다.

포제스한강은 지하 3층~지상 15층, 3개동, 총 128가구로 조성되는 아파트다. 전용면적 84·115·213·244㎡ 등 중대형 평형 위주로 공급된다. 일반적으로 하이엔드 아파트들이 30가구 안팎의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물량이 많은 편이다.

조선시대 화가 정선이 1741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광진’. ‘압구정’ 및 ‘목멱조돈’과 함께 대표적인 서울시내 명소를 담은 그림으로 꼽힌다. 현재 포제스한강이 들어서는 터로 알려져 있다.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지난 19일 방문한 포제스한강 견본주택은 평일 오후에도 유니트를 둘러보는 방문객으로 온기가 돌았다. 지난해 12월 26일 문을 연 포제스한강 견본주택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 팀에 상담직원 한 명이 배치돼 안내를 전담한다. 평균적으로 평일에는 50팀, 주말에는 100팀이 내방하고 있다.

로비에서 대기 중에 만난 40대 방문객 A씨는 “지금은 트리마제에 살고 있다”며 “중소형 평수에 거주 중이다 보니 중대형 평수에 대한 니즈가 이전부터 있었고 마침 작은딸이 미술을 하고 있는데 선화예중과 가까운 아파트라 관심이 생겨 둘러보려고 왔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60대 사업가라고 소개한 방문객 B씨는 “(아직 견본주택을 확인하지 못해) 자세하게는 말할 수는 없지만 광장동이면 강남권 접근성이 괜찮으면서도 고즈넉해 실거주하기 괜찮다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한남동이나 청담동과 비교해 자산가치로서의 경쟁력이 얼마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전했다.

포제스한강의 최대 강점은 배산임수 지형이다. 시야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어 전 세대에서 완벽한 파노라마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심지어 최저층에 마련되는 사우나·수영장·헬스장·미팅룸 등 1000평에 달하는 커뮤니티시설에서도 다리 사이로나마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

교통과 학군도 장점으로 꼽힌다. 기자의 느린 걸음으로도 포제스한강 공사장에서 서울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까지 10분 안에 도달 가능했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로의 진입도 편하다. 아무 버스나 타고 달려도 3개 정류장만에 지하철 2호선 강변역과 동서울버스터미널 앞에 멈춰 선다. 동서울버스터미널은 현재 신세계그룹이 복합단지(스타필드·신세계백화점)로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광남초·중·고, 양진초·중, 경복초, 대원국제중, 대원외고, 선화예중·고 등 명문 학교가 자리 잡고 있어 강남학군 진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맹모들 사이에서는 리틀 대치로 불린다. 아파트 위주의 주거지역이라 유해 시설도 없다.

포제스한강 인근 단지인 ‘광장삼성1차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라본 한강. [이가람 기자]
고급 주거시설을 표방하는 만큼 크루즈를 모티프로 한 외관 설계와 약 2.7m에 달하는 천장고에서는 개방감이 느껴졌다. 고가의 외산 가구 및 마감재도 적용됐다. 구체적으로 포제스한강에는 지메틱(주방가구), 믹샬(드레스룸), 제시(수전), 파나제(원목마루), 바카라·버트프랭크·악소라이트(조명), 융(배선기구), 팔맥(후드), 가게나우(와인셀러) 등이 배치됐다.

실제로 이날 기자는 파우더룸의 크리스탈 조명을 만져보다가 개당 가격이 700만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손을 떼기도 했다. 공을 올려놓은 것처럼 곡선이 유려했던 제시의 엔틱 수전은 아직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신제품이었다.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천장형에어컨, 식기세척기 등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15개의 가전은 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이 설치된다. 옵션이 일괄적이라 추가금액이 없는 부분도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다만 고분양가 논란은 나온다. 포제스한강의 3.3㎡당 분양가는 평균 1억1500만원이다. 타입별 분양가는 최소 32억원에서 최대 16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통 부촌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가 지난해 8월 180억원에 손바뀜됐고,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가 지난해 7월 45억9000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수요자들이 아무리 자산가라고 해도 심리적 저항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주변 단지와의 갈등과 강변북로 자동차 소음도 단점으로 꼽힌다. 포제스한강은 사업인가신청 당시 광나루현대아파트 일부 세대의 조망권을 해친다는 이유로 입주민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포제스한강이 층고를 낮추고 층수를 조정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배정 학교인 광장초까지 20분 가까이 걸리는 등굣길도 아쉽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마련된 ‘포제스한강’ 모델하우스 입구. [이가람 기자]
그럼에도 분양시장에서는 포제스한강의 청약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광장동 일대에 굵직한 정비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어, 포제스한강이 광장동 청약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수행해 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포제스한강과 입지를 나란히 하는 삼성1차아파트와 광장극동아파트가 정비사업에 착수하고 워커힐아파트가 재건축 사업성을 따져보는 등 광장동 한강변 일대가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라며 “포제스한강의 흥행 여부가 지역 발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제스한강은 오는 25일 1순위 청약 신청을 받는다. 1순위 청약자격은 모집공고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거주 중이며 청약통장 가입 기간(12개월)이 경과하고 지역별 예치금액 요건을 갖춰야 한다. 2순위는 청약통장에 가입자라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당첨자 발표는 2월 1일이다. 정당 계약은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포제스한강이 들어서는 광진구는 지난해 1·3 부동산 대책 발표로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실거주 의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단지로 전매제한은 1년이다. 시행은 엠디엠플러스, 시공은 DL이앤씨가 맡았다. 입주시기는 2025년 9월로 예정돼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