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영어, 넘쳐나는 영단어들![아미쌤의 기승전 영어]

며칠 전 SNS에서 멋진 디지털 전시를 보고 검색해 보니 인천에 오픈한 리조트 ‘인스파이어(INSPIRE)’에서 진행되는 이벤트였다. 리조트 이름이 ‘영감을 주다’라는 뜻이라니 꽤 좋게 들렸다. ‘inspire’라는 영단어는 필자가 좋아하는 최애 단어 중 하나이고, 또 그곳에 다녀온 학생들도 있다고 하여 뜻을 슬쩍 물어보았다. “음… 뭐, 좋은 뜻이겠죠?”라고 답한다. 조금만 찾아보면 영단어 하나를 알게 되는 것인데 안타까웠다.

사실 영어를 배우면서 가장 하기 싫은 일 중 하나는 영단어 암기일 것이다. 적게는 20개, 많게는 100개 이상씩 매회 암기하곤 한다. 단어는 언어의 기본 재료이기 때문에 당연히 외워야 하고, 공부할 기간이 무한한 것도 아니니 일정량을 암기해야 하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영단어 시험은 억지로라도 외워야 하는데 여간 고통스럽지가 않다. 스펠링과 뜻을 연결하는데 그 의미가 와닿지도 않고 외워지지도 않고 하여간 영어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주범같이 느껴진다.

그런데 영단어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넘쳐나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FC’의뜻을 물어보았다. 이는 ‘football club’의 약어다. 맨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뜻도 물어보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뜻도 물어보았다. 재미있지 않은가? 수능 단어책에 있던 ‘격리’라는 뜻의 ‘quarantine(쿼런틴)’ 단어는 언제 쓰는가. 안 쓰이는 단어 아니냐고 학생들이 웃었던 기억이 있는데, 코로나19 때 자가격리라는 뜻으로 ‘self-quarantine’ 단어는 각종 안내문에, 영자 신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렸다.

K-pop 그룹 ‘뉴진스(New Jeans)’는 ‘(매일이 찾게 되고 언제 입어도 질리지 않는) 새로운 청바지’라는 뜻이다. 인기곡 어텐션(attention)은 ‘주의 집중’이라는 뜻이다. 삼성 핸드폰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android)’는 ‘인간 모습을 한 로봇’이라는 뜻이다. 갈증 해소 음료인 ‘컨피던스(confidence)’는 ‘자신감’이라는 뜻이다. 자동차 이름을 한번 보자. ‘그랜저(grandeur)’는 ‘웅장, 장엄, 위대함’, ‘체어맨(chairman)’은 ‘의장, 회장’의 뜻이다. ‘티구안(Tiguan)’은 호랑이(tiger)의 강인함과 이구아나(Iguana)의 날렵함을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일기(diary)’와 헷갈리는 단어인 ‘낙농제품(dairy)’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마트 식품관에 가보면 우유, 요거트, 치즈 등을 판매하는 코너에서 쉽게 간판으로 볼 수 있다.

필자는 팝송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가사에 실린 모든 단어는 찾아보고 의미를 파악하고 암기를 했다. 한 번만 봐도 잘 기억이 나고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걸 보면 경제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공부가 됐던 것 같다. 학습의 요소, 유의미함(meaningfulness)이 없으면 억지로 잡아넣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뷰티, 스포츠, 디지털 분야를 비롯해 생활 속의 넘쳐나는 영어를 주의깊게 살펴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실력이 절로 늘 수가 있다. 궁금한 영단어를 발견하면 반드시 사전을 찾아보자. 인터넷 사전과 핸드폰 등으로 검색은 매우 손쉬워졌고, 발음·동의어·반의어·품사·예문 등도 쉽게 확인해 영단어 학습을 배가할 수 있다.

■아미쌤은 누구?

본명은 민아미이고 현재 개포동 아미영어학원 원장이다. 목동과 대치동에서 영어강사로 20년 이상 활동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육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 겸 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적중! 영어독해중등3 꿈틀’ ‘적중! 영어독해중등1 꿈틀’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실전편RHK’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유형편RHK’ 등을 펴내기도 했다.

민아미(영어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