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레바논·요르단, 전쟁 3개월만에 GDP 2.3% 손실…“전쟁으로 이웃 국가 경제 휘청”

최서은 기자 2024. 1. 2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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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폭격으로 20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마을 인근 야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쟁으로 인접국인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등의 국가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중동에서 발생한 엄청난 참상에도 전 세계 경제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웃 국가인 이집트와 레바논, 요르단의 경제적 피해는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난달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3개월 동안 이들 3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103억달러(약 13조7412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전쟁 3개월간 이들 국가에서 추가로 23만명의 사람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UNDP는 전쟁이 더 지속된다면 이들 국가가 입을 더 큰 사회·경제적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2024년엔 5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빈곤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고, 3개국의 총 GDP 손실은 180억달러에 달해 전체 GDP의 4%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때문에 이미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이들 국가는 아직 경제 회복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UNDP는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한 파급 효과가 기존의 취약성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최소 2~3년 퇴보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경제 전망과도 일맥상통한다. IMF는 이번 전쟁의 불확실성이 요르단, 레바논, 이집트에서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출과 투자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광산업의 부진이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2019년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관광은 이들 국가의 전체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의 35~50%를 차지했지만, 전쟁 이후 여행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요르단의 항공 예약은 18% 감소했고,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무장세력과 싸우고 있는 레바논에서는 25%가량 감소했다. 이전까지 여행·관광은 레바논 연간 GDP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주요 산업이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관광지가) 이제 완전히 텅비었다”면서 전쟁 이후 예약이 전쟁 전에 비해 90% 줄었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한 여행사 컨설턴트 역시 “전쟁이 시작된 후 (여행) 취소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특히 이집트의 경우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로 수에즈 운하 통행량이 감소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이집트는 세계 해양 무역의 11%를 담당하는 수에즈 운하를 통해 월 평균 8억62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달 통행량은 지난달보다 30% 감소했고, 수익은 지난해에 비해 4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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