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비 카타르] '어서와~ 카타르살이는 처음이지?' 외국인 노동자의 일상은 이렇습니다

김유미 기자 2024. 1.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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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현장에서 <베스트 일레븐> 공식 '말쟁이' 김유미 기자가 전하는 현지 에세이입니다.

일하다 힘들 때면 종종 찾아오겠습니다.

현재 아시안컵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선 점심과 저녁을 제공하는데요(20일부터는 점심과 저녁 택일). 스타디움 미디어 센터(SMC)에서도 경기 전 음식을 제공합니다.

지난 9일 오전(현지 시간) 카타르에 도착한 <베스트 일레븐> 은 오늘로 카타르살이 14일 차를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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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현장에서 <베스트 일레븐> 공식 '말쟁이' 김유미 기자가 전하는 현지 에세이입니다. 일하다 힘들 때면 종종 찾아오겠습니다. 하비비는 이곳 말로 '내 사랑'이라는 의미입니다. 한 달간 카타르와 사랑에 빠져보겠습니다. 함께 해요. <편집자 주>

"밥은 먹고 다니냐?"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송강호 배우의 명대사이기도 한데요. 이렇게 답할 수 있겠습니다. "네! 너무너무 잘 얻어먹고 다녀요."

한국인은 역시 밥심입니다. 현재 아시안컵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선 점심과 저녁을 제공하는데요(20일부터는 점심과 저녁 택일). 스타디움 미디어 센터(SMC)에서도 경기 전 음식을 제공합니다. 카페인은 지갑에 500리얄(한화 약 18만 원)을 아무렇지 않게 넣고 다니는 '코리안 리치 보이' N 사의 J 선배를 통해 주로 수혈합니다(감사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 식사가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입니다(대박)! 카타르에서 열린 두 대회(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하는데요. 월드컵 때에는 미디어도 값비싼 비용(샌드위치가 대략 50리얄, 한화 약 1만 8,000원)을 지불해야만 식사가 가능했다고 하네요. 먹는 것엔 누구보다 '진심'인 한국 취재진은 매 끼니 무료 급식(?)을 먹으며 착실하게 몸집을 불려 가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오전(현지 시간) 카타르에 도착한 <베스트 일레븐>은 오늘로 카타르살이 14일 차를 맞았습니다. 열흘 만에 간신히 시차 적응을 마쳤지만, 매일 새벽 5시마다 울리는 무슬림들의 기도 소리에는 강제로 눈이 떠집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삶은 녹록지 않은데요. 우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에 아르기닌산, 비타민 B, 유산균, 홍삼스틱 한 포를 털어 넣습니다. 영양제가 없이는 기나긴 하루를 버텨낼 수 없습니다. 텀블러에 드립백을 거치하고 끓는 물을 부으며 잠시 명상에 빠집니다.

아침은 먹을 때도 있고, 먹지 않을 때도 있는데요. 한국에서 들고 온 1㎏짜리 누룽지 한 포는 언제 봐도 든든한 주식이자 비상식량입니다. 인스턴트 된장국 하나로 아침을 때우기도 하고, 요 며칠간은 2.75리얄(한화 약 1,000원)짜리 그릭요거트로 아침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한국 미디어를 기준으로 보면요. 경기 취재가 없는 날엔 아침 일찍 훈련장에 나갑니다. 보통은 오전 10시부터 훈련장이 열리기 때문에 숙소에서 8시 30분 이전에는 움직여야 합니다. 훈련장까지 이동 동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호텔에서 메트로 역까지 도보 10분→ 메트로 레드 라인과 골드 라인, 트램 오렌지 라인으로 약 30분 이동→ 트램 역에서 훈련장까지 우버로 10분 이동….

물론 우버로 한 번에 가는 방법도 있지만, 조직위원회에서 무제한 대중교통 카드를 제공한 덕분(?)에 열심히 뚜벅이로 지내고 있습니다. 훈련 현장 스케치를 하고 나면 훈련장 내 미디어 센터나 MMC로 돌아와 기사 마감을 하고요. 점심을 먹은 후에는 줄곧 대표팀 관련 기사를 작성하는 데에 시간을 할애합니다.

경기 취재가 있는 날에는 훈련 취재 후 MMC에서 스타디움으로 가는 미디어 셔틀에 몸을 맡깁니다. 셔틀은 경기장 주변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주차장에 내려주기 때문에, 대중교통보다는 셔틀을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경기 취재를 마치고 나면 다시 셔틀을 타야 하는데요. 정해진 시간에 맞춰 귀가하려면 종료 휘슬을 듣자마자 뜀박질이 필수입니다.

경기장에 다녀온 후에도 MMC에 모인 한국 기자 동료들은 계속해서 기사를 쓰고, 또 씁니다. D 선배는 "한국에선 A매치 끝나면 집으로 퇴근하는데, 여기선 일이 끝이 없다"라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매일 14시간 이상 일을 하며, 호텔-훈련장-MMC-경기장-호텔을 오가는 생활도 2주가 다 되어갑니다. 2주 차 외국인 노동자의 일상은 이렇습니다.

글, 사진=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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