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98㎝ 중학생, 국내 女 첫 덩크슛 노린다

백창훈 기자 2024. 1. 22.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제신문이 '한국판 오타니 쇼헤이' 하현승(부산고·지난해 11월 24일 자 19면 보도)을 발굴했듯 부산 스포츠계의 유망주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바로 여자농구 유망주인 동주여중 한수빈(15)을 통해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 스포츠 유망주 <1> 동주여중 농구부 한수빈

국제신문이 ‘한국판 오타니 쇼헤이’ 하현승(부산고·지난해 11월 24일 자 19면 보도)을 발굴했듯 부산 스포츠계의 유망주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농구 요트 태권도 육상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의 유망주를 통해 부산 스포츠의 미래를 밝히겠습니다.

- 제주도 출신…2년간 체계적 훈련
- 5월 전국소년체전서 데뷔 계획
- “신체 조건 비슷한 박지수가 모델
- 실력 된다면 美무대 진출하고파”

동주여중 한수빈이 최근 부산 중구 동주여고 실내체육관에서 드리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우리나라 여자농구 선수도 덩크슛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언제쯤일지 알 수 없으나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바로 여자농구 유망주인 동주여중 한수빈(15)을 통해서다. 구력은 2년에 불과하지만, 신장은 이미 국내 최정상급인 198㎝에 달한다. 프로선수 데뷔가 목표인 수빈이는 “실력이 된다면 미국 무대까지 진출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국제신문 취재진은 수빈이를 만나기 위해 부산 중구 동주여고 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 한창 훈련 중인 20여 명의 여중생 사이에서 초면인 수빈이를 찾는 것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였다. 또래 아이들은 물론 167㎝의 감독보다 키가 월등히 컸기 때문이다. 수빈이는 197.8㎝, 82㎏의 우월한 피지컬을 자랑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난해까지 9년 동안 매년 10㎝씩 성장한 결과다. 분기당 한 번씩 서울대병원을 찾아 성장판 검사를 해왔는데 최근에서야 성장판이 닫혔다. 몸 상태는 지극히 정상이며, 성장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발병하는 ‘말단비대증’ 같은 증상도 없다.

수빈이를 지도하는 동주여중 김은령 감독은 “수빈이는 유소년 여자농구 선수 중 단연 키가 크다”며 “하지만 농구를 시작한 지 2년에 불과해 신체 밸런스를 잡는 데 우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체 조건이 좋아 잘 성장한다면 우리나라 여자농구를 이끌 훌륭한 재목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동주여중 농구부의 단체사진. 두 번째 줄 왼쪽에 있는 수빈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월등히 크다. 동주여중 농구부 제공


수빈이는 아직 공식대회에서 코트를 밟은 적이 없다. 당연히 득점도 없다. 그렇지만 센터인 수빈이는 높이가 강점인 만큼 블록슛 등 수비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로우 포스트에서 골밑슛을 통한 득점력도 충분하다. 김 감독은 “그동안 농구선수에 알맞은 몸을 만들기 위해 수빈이를 공식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았다”며 “올해 5월 전남 목포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 처음으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빈이는 “올해는 꼭 대회에 출전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저와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가진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의 박지수 선수와 같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수빈이가 농구와 인연을 맺게 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2021년 10월, 당시 중학교 입학을 앞둔 수빈이가 나고 자란 제주도의 한 약국에서 우연히 부산에서 전지훈련 온 금명중 농구부 관계자와 마주쳤다. 이 관계자는 수빈이의 큰 키에 반해 곧바로 평소 친분이 있던 김 감독에게 연락했고, 소식을 접한 김 감독은 제주도로 직접 내려가 수빈이와 그의 아버지를 설득, 스카우트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를 떠올린 수빈이는 “처음 본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서 당황스러웠다”며 “그전까지 운동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초등학교 때 배구부 감독님의 제의가 있긴 했지만, 몸 쓰는 게 싫어 거절했다. 하지만 왠지 농구는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부산으로 올라온 수빈이는 2년째 동주여중 인근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한창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독립을 택했다. 수빈이는 “생각보다 혼자 지내는 게 재밌다”며 “열심히 노력해 덩크슛은 물론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까지 진출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