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지원’에… 눈 없는 나라 소녀, 태국 첫 루지 선수 꿈 이뤘다

평창=임보미 기자 2024. 1. 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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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우본랏차타니에 있는 수니따 차이야빤토(17)의 고향 마을은 20일 '최저' 기온 29도를 기록했다.

차이야빤토는 "정말 행복하다. 오랜 시간 함께한 평창 트랙에서 대회를 치러 기분이 더 남다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태국 루지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꿈에 더 다가갈 수 있어 기쁘다. 꿈이 현실로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빨라 스스로도 놀랍다"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때까지 실력을 만드는 게 쉽진 않겠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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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청소년올림픽 차이야빤토
20일 여자 싱글서 31명 중 26위
롤러 스키 타다 2022년 루지 알고… 평창재단 프로그램서 ‘얼음’과 만나
“2026 성인 올림픽 출전하고 싶어”
20일 열린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 경기를 준비 중인 수니따 차이야빤토. 2022년 처음 루지를 접한 뒤 2018평창기념재단의 지원으로 실력을 키운 차이야빤토는 이날 태국 루지 선수로는 처음으로 청소년올림픽 출전 기록을 남겼다. 올림픽인포메이션서비스
태국 우본랏차타니에 있는 수니따 차이야빤토(17)의 고향 마을은 20일 ‘최저’ 기온 29도를 기록했다. 차이야빤토는 이날 ‘최고’ 기온 영하 3도에 대설경보까지 내린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 경기에 나서 1, 2차 시기 합계 1분42초911로 참가 선수 31명 중 26위 기록을 남긴 것. 성인 대회와 청소년 대회를 통틀어 태국 루지 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한 건 차이야빤토가 처음이다.

원래 아스팔트 위에서 바퀴 달린 스키를 타는 ‘롤러 스키’ 선수였던 차이야빤토는 2022년 4월 국제루지연맹(FIL)이 태국 방콕에 차린 청소년 캠프를 통해 루지를 처음 접했다. 당시에도 역시 바퀴가 달린 썰매를 아스팔트 위에서 탔다. 그리고 2018평창기념재단이 마련한 ‘눈(雪) 없는 나라 겨울스포츠 청소년 선수 전지훈련’ 프로그램 ‘뉴 호라이즌스 아카데미’에 참가해 얼음 위에서 썰매를 처음 타봤다.

차이야빤토는 “바퀴 달린 썰매만 4, 5일 정도 타고 바로 한국으로 왔다. (그렇게 금방 한국행을 선택한 게) 물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난 도전을 좋아한다”면서 “루지는 속도가 엄청 빠르고 또 위험하기도 하다. 유튜브에서 루지가 뭔지 찾아봤는데 실제로 타보니 처음부터 너무 재미있었다. 훈련이 아니라 노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2022년과 지난해에 평창기념재단과 FIL 지원으로 총 5개월간 평창에서 훈련한 차이야빤토는 “여름에도 시원한 평창의 날씨가 가장 좋았다. 평창의 겨울 추위도 좋다”면서 몸을 덜덜 떨며 웃었다.

경기 후 환하게 미소짓는 모습(왼쪽)과 경기 중 코너 구간을 도는 장면. 평창=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차이야빤토가 평창을 찾을 때마다 그를 도운 김동현 한국 대표팀 코치(33)는 “말은 안 통하지만 만국 공통어인 ‘보디랭귀지’로 소통했다. (차이야빤토가) 한국 선수들이 타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많이 배웠다. 늘 훈련 30분 전에 나와 있을 정도로 성실히 훈련에 임했다”며 대견해했다.

FIL 저개발국 유소년 선수 육성 프로그램 담당자인 보그단에르네스트 마코베이 씨도 이날 피니시 라인에서 ‘아빠 미소’를 지은 채 차이야빤토의 사진을 찍기 바빴다. 차이야빤토는 FIL 후원을 받아 평창뿐 아니라 노르웨이, 독일, 라트비아,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트랙 경험과 이번 대회 출전에 필요한 포인트를 쌓았다. 마코베이 씨는 “FIL은 지도자와 트랙이 없는 9개국 유소년 선수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그중 6개국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면서 “이제 걸음마 단계인데도 차이야빤토는 이번 대회에서 20위대 성적을 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차이야빤토는 “정말 행복하다. 오랜 시간 함께한 평창 트랙에서 대회를 치러 기분이 더 남다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태국 루지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꿈에 더 다가갈 수 있어 기쁘다. 꿈이 현실로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빨라 스스로도 놀랍다”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때까지 실력을 만드는 게 쉽진 않겠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태국 출신으로 차이야빤토와 함께 평창에서 훈련한 티라팟 사따(18)도 21일 남자 싱글 경기에 참가해 전체 선수 22명 중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평창=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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