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기타신공] 아이유밴드 최인성 "건강한 소리 지향"

조성진 기자 2024. 1. 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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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태연 콘서트 밴드 멤버이자
박효신밴드, 이소라 공연 세션까지 병행
김준수, 디즈니 ‘최악의악’까지 가장 핫한 베이시스트
올 봄 첫 솔로앨범 발매…100% 인스트루멘틀
2006년 비 월드투어로 세션 데뷔
아이유 밴드 활동은 인생의 전화점
베이스 기타 롤 모델은 피노 팔라디노
건강한 톤의 베이스 기타 연주가 모토
존 메이어, 테일러 스위프트, BTS 정국과 연주해보고파
메인기타 윈(Wyn) 5현 베이스‧73년 펜더 재즈 베이스
3월 아이유 해외투어 땐 야마하 BBNE2를 메인으로
아내도 현역 피아니스트, ‘실용음악’ 전공
“상대 생각 잘 반영하는 베이시스트로 기억되길”
메인기타 윈(Wyn)으로 시연하고 있는 최인성 [사진=조성진]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아이유, 태연, 박효신, 이소라에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공연할 때마다 특정 베이시스트만 고집한다는 것이다.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선호하는 베이시스트 중 하나인 최인성(37)은 지난 2015년부터 아이유 밴드 멤버로 활동 중이며 2016년부터 현재까지 박효신 밴드 활동 및 태연 콘서트에서 베이스 세션을 맡고 있다. 이소라와는 2010년부터 14년째 공연 합주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 잠깐 저기 잠깐이 아닌, 최인성에겐 결코 '짧은 만남'이란 게 없다. 한 번이라도 그와 함께 연주해보면 계속 같이 가고 싶게 하는 것이다.

박효신은 최인성과 연주하며 "네가 와서 든든하다"라고 했고 아이유와 태연, 이소라 또한 그와 오랫동안 함께 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202312월 김준수 브랜드 콘서트에서도 최인성이 베이스 세션을 맡았다.

이처럼 슈퍼스타들이 최인성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최인성은 베이스라는 본연의 역할에 가장 충실한 연주를 한다. 솔로이스트가 아닌 리듬워크 중심의 서포터 기능을 중시하는. 그러나 최인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루트음만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살린 연주로 베이스 프레이즈를 충분히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

73년 펜더 프레시전 베이스.

최인성의 롤 모델은 피노 팔라디노(Pino Palladino). 오래전 제프 벡의 'Who Else!' 음반 해설지를 쓰다가 'Psycho Sam'에서 속이 꽉 찬 인상적인 베이스 명연을 펼친 피노 팔라디노에 심취한 적이 있다. 피노 팔라디노는 이후에도 에드 시런, 아델, 해리 스타일스 등의 젊은 음악가에서 에리카 바두, 키스 어반, 존 레전드 등의 중진, 그리고 더후, 키스 리처드, 로비 로벗슨 등 원로 음악인들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초월하는 폭넓은 세션 호흡을 보여주며 다채로운 베이스 세계를 펼쳤다. 어쩌면 최인성 또한 피노 팔라디노와 비슷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기타신공'에서 베이스 연주자 최인성을 만났다.

"저 사람과 연주하면 내 생각을 잘 반영해 주는 것 같다는 평을 듣는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최인성의 이 한마디는 그의 지향, 바람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서울 모처에 있는 최인성의 작업실(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몇몇 베이스 기타와 이펙트 및 여러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그중 윈(Wyn) 5현 베이스 기타가 적극적으로 나를 유혹했다. 그래서 윈 베이스로 인터뷰 포문을 열었다. 윈 베이스 기타는 최인성이 아이유 밴드에서 활동하며 메인기타로 사용하는 악기다. 그가 연주한 아이유 음악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바로 그 베이스 소리다.

최인성은 2013년 일본에서 윈 5현 베이스를 구입했다.

"부빙가탑, 마호가니바디에 픽업과 프리앰프는 노드스트랜드(Nordstrand)가 탑재돼 있습니다. 이 기타를 제작한 사람은 디즈니에서 애니멘이션을 했다고 해요. 아이유의 미니 4'Chat-shire'부터 이 기타로 연주했습니다. 'Strawberry moon'도 윈 베이스 기타로 녹음했어요. 아이유와 함께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제겐 의미가 남다른 가장 소중한 베이스 기타입니다."

5현 베이스와 함께 메인기타로 사용하는 베이스는 73년 펜더 재즈베이스와 펜더 프레시전이다. 73년 펜더 재즈 베이스는 세계 최대의 악기장비 온라인몰 '리버브'에서 검색해보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산 것이다. 소장하던 62년 펜더 프레시전 베이스를 처분하고 이 기타로 바꾸었다.

"제겐 윈과 펜더 빈티지가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

최인성은 2개월 전 야마하 BBNE2 베이스를 샀다. 네이선 이스트 시그니처로 알려진,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베이스 기타 중 하나다. 지난 12월 크러쉬 공연과 김준수 콘서트 때 BBNE2를 사용했다.

"BBNE 베이스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 만든 악기라서 놀랐어요. 연주감도 좋고 톤도 제가 원하는 데로 잘 표현이 되고. 정제된 소리인 만큼 이런 게 세션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정제됐다고 해서 소리가 잘 튀어나오지 않는 게 아니라 자기영역에서 바깥으로도 잘 빠집니다."

오는 3월부터 대장정에 돌입하는 아이유 월드투어 때에도 야마하 BBNE2를 사용할 예정이다. 물론 아이유 새 앨범에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메인기타인 윈 5현 베이스를 사용했다.

현재까지 최인성은 윈, 펜더 빈티지, 야마하 등 13대의 베이스 기타를 보유하고 있다.

문 베이스 기타.

최인성은 인터뷰 와중에 여러 개의 하드케이스 중 하나를 찾아 또 다른 베이스 기타를 꺼냈다. (Moon)이라는 일본 핸드메이드 베이스 기타로 2013년 일본에서 구입했다고 한다. 레전드 베이시스트 래리 그레이엄 시그니처가 블랙 버전으로 나온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전체적으로 펜더와 거의 비슷한 외관이다. 펜더 하드케이스에 넣으면 틈 하나 남지 않고 들어갈 정도로 잘 맞을 만큼.

"제가 좋아하는 피노 팔라디노가 이 기타를 사용하는 걸 보고 궁금해서 사게 됐습니다. 슬랩을 할 때 하이 음역이 강조되는 게 일반적인데 문 베이스는 무그 베이스 같은 깊은 저음 느낌이 납니다. 그래서 힙합 등 색다른 스타일을 연주할 때 문 베이스 기타를 사용하고 있어요. 크러쉬 '타이 데스크'와 지코 라이브 세션 등에서 이 기타를 사용했습니다."

최인성은 오는 봄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다. 사실 최인성의 솔로 앨범은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유명세만큼이나 약 10년 전부터 솔로작이 나온다는 말이 계속 돌았기 때문이다. 최인성 첫 솔로앨범은 보컬이 전혀 없는 100% 인스트루멘틀 앨범이다. 이미 가이드 작업으로 6곡을 끝낸 상태다.

"베이스 리듬은 브라이언 컬버슨 타입 같은, 그리고 LA 기반 스무드 재즈 같은 느낌, 거기에 로우파이도 깃든, 브루노 메이저 같은 리듬 스타일 등 여러 스타일을 넘실대는 그루브 사운드만의 매력으로 담아보려 합니다. 기기로 찍는 부분도 있겠지만 최대한 실연이 많은 사운드의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드럼은 김승호에게 이미 얘기해 둔 상태예요. 이외에 곡 스타일에 맞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부탁할 예정입니다."

최인성은 아이유, 태연, 박효신, 이소라 외에도 김세정, 권진아, 워너원, (여자)아이들, 고스트나인 등 많은 가수를 세션했다. 특히 코로나 시절 언택트로 여러 아이돌그룹을 세션했다. 실연자협회에 등록된 곡이 900여 곡쯤 된다.

영화 OST에도 적극적이다. 얼마 전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최악의 악' 베이스 세션도 했다. 김준수밴드의 이규형 소개로 참여하게 된 것. 음악감독은 황상준이다.

"황상준 감독님은 음악을 너무 잘 만듭니다. 음악적 열정도 대단하고 영화음악이라는 카테고리에 최적화된 음악을 만드는 분이 바로 황상준 감독님인 것 같아요."

최인성은 황 감독이 보내온 가이드에 자신이 좀 더 라인을 추가하며 연주했다. 그러면 황상준 감독이 바꾸어야 할 부분을 요청해오고 그에 따라 바꿔 연주하는 방식으로 지금의 '최악의 악' OST를 완성했다.

뮤지션으로서 전환점이 된 건 아이유 밴드에서 활동하면서다. 이종훈 작곡가프로듀서의 추천으로 아이유밴드와 인연을 맺었고 이제 최인성에겐 세션 그 이상의 의미다.

"아이유밴드를 하며 세션 의뢰가 정말 많아졌고, 으쌰으쌰 하며 자존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각 분야 최정상의 연주자끼리 모였고 더욱이 오랫동안 함께 해온 멤버들이다보니 호흡이 남다르다는 게 아이유밴드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해요. 매너리즘을 날카롭게 경계하며 특정 영역에 갇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걸 모색하죠. 만일 누구 하나가 '머물러 있다면' 결코 같이 하지 못했을 겁니다."

최인성의 결혼식 때 스케줄 상 아이유가 축가를 불러 주진 못했지만 특별한 화환을 보내왔다. 2017년 결혼과 동시에 바로 투어에 돌입해야 할 상황이었다. 아이유는 축하한다는 통상적인 내용의 문구 대신 '잠시 최인성 님을 빌려 가려고 하니 양해해주시기 바란다'란 내용의 화환을 보냈다. 아이유만의 재치가 엿보이는 예다.

"이제 아이유는 월드스타가 됐기 때문에 평범한 삶을 살기란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만큼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죠. 정신과 육체적으로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하는 게 제 가장 큰 바람입니다."

최인성의 작업실 전경.

최인성은 1986(빠른 86년생)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2남 중 첫째로 태어났다. 금호동에서 살다가 인천으로 이사해 그곳 학교에 다녔다. 6살 때부터 10년간 피아노를 배운 최인성은 독실한 기독교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그곳에서 기타 반주를 맡았다. 고교 2학년인 2002년부터 입시를 목적으로 베이스 기타를 배웠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베이스지만 학습 속도가 빨랐고 2005년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당시 최인성은 경희대 실용음악과를 지원하려고 했다. 그래서 경희대 진학을 목표로 2003년 서울재즈아카데미(SJA) 실용음악 입시반에 등록했다. 그런데, 이곳 선생님들과 상담해보니 실용음악과는 서울예대에 가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최인성은 서울예대라는 학교가 있다는 걸 이때 처음 알았다. 서울재즈아카데미에서 강의하는 선생 대부분도 서울예대 출신이란걸 알고 경희대가 아니라 서울예대를 지원하게 된 것이다.

최인성이 처음 구입한 베이스 기타는 데임(Dame) 사이어다. 그러던 중 교회음악으로 유명한 김진이 아틀리에z(Atelier Z) 베이스를 사용하는 걸 보고 최인성 또한 자신이 존경하는 김진을 따라 아틀리에 베이스를 샀다. 인생 최초의 고가 베이스 기타를 장만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서울재즈아카데미 입시반에 다니던 여러 학생 모두 펜더 베이스를 사용하고 있는 걸 보고 아틀리에를 처분하고 78년 펜더 재즈 베이스로 바꾸었다.

"아틀리에도 좋은 악기였지만 제가 원하는 펜더 같은 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78년 펜더 재즈 베이스는 소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바로 그 소리였죠. 마커스 밀러 같은 톤, 78년 특유의 소리가 있는데 바로 그런 톤이 나왔습니다."

78년 펜더 재즈 베이스가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이외의 다른 악기에 대한 호기심이 날이 갈수록 커졌다. 최인성의 본격 베이스 기타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알렘빅(Alembic) 베이스는 최인성의 또 다른 체험이다. 좋은 베이스였지만 최인성에겐 너무 단단한 악기라 제대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알렘빅 베이스 기타를 처분하고 포데라(Fodera) 임페리얼을 사 5년간 연주했다.

하이엔드 베이스 기타를 대표하는 포데라를 산 것도 남다른 스토리가 있다.

최인성 작업실에 아날로그 베이스 신시사이저로 유명한 '무그 Minitaur'가 있길래 찍어 봤다. 작업실에서 개인적인 용도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예대 2학년에 재학 중인 2006년의 어느 날 음악계 선배의 소개로 비 월드투어를 함께 하게 됐다. 프로 세션맨으로서의 데뷔 치곤 모두가 부러워할 남다른 출발이었다. 이 투어를 위해 최인성은 78년 펜더 재즈 베이스를 처분하고 포데라 임페리얼을 샀다. 그는 2006년 말부터 2008년 초까지 비 월드투어 세션 베이시스트로 함께 했다.

"포데라 베이스는 한마디로 너무 훌륭한 악기였습니다. 소리가 대단히 안정적이었고 노이즈에도 강했음은 물론 피니시도 정교하기 이를 데 없었어요."

포데라에 이어 2009년부터 라크랜드 5현 베이스를 썼고 이후 다양한 베이스를 경험하다가 윈 기타로 장착하기에 이른다.

"예전엔 여건상 (갖고 있던 베이스를)팔아야만 (새 걸)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재정적으로 그런 단계는 지났고 앞으론 절대 악기를 팔지 않을 겁니다."

대학 2학년 때부터 비와 공연하며 세션 연주자로 데뷔한 건 당시 최인성에겐 축복이었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초반부터 너무 막강한 월드스타 세션으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실용음악 전공생을 필요로 하는 '고만고만한' 세션 의뢰가 전혀 들어오질 않은 것이다.

이후 최인성은 서울경찰악대에서 군 생활을 하고 2011년 말 전역했다. 제대하기 전인 2010년부터 이소라 세션을 하기 시작했다. 서영도가 프랑스로 유학 가면서 최인성이 대타 형태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후 2023년 이소라 데뷔 30주년 콘서트까지 꾸준히 세션 베이스를 맡고 있다.

박효신과의 인연은 최인성이 제대를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을 때부터 시작됐다. 선배 뮤지션인 정재일로부터 "재미있는 음악을 함께 해보자"고 연락받았는데 그게 박효신이었다. 이렇게 해서 최인성은 제대와 동시에 박효신 세션을 맡게 됐고 박효신밴드 멤버로 정식 가입한 건 2016년 박효신의 잠실 실내체육관 '드리머 콘서트'를 함께 하면서다. 베이시스트 최훈 후임이었다.

일부 언론에선 최인성을 박효신 밴드마스터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인성은 이렇게 답했다.

"박효신 밴드는 특별히 밴드마스터를 두고 있진 않습니다. 제가 멤버 중 나이가 제일 많아 팀 내 소통을 하다 보니 일종의 마스터 역할을 한다고 언론에서 밴드마스터로 호칭을 쓴 것 같아요."

박효신밴드는 김동민(기타)과 최인성 등 6인조로 구성돼 있다. 그간 박효신밴드와 2016, 2018, 그리고 2023년에 걸쳐 세 차례 공연했다. 물론 아직 레코딩 세션은 못했다.

"효신이형(박효신) 공연은 대단히 성(Holy)스럽습니다. 음악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것 같아요.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성스러움이 엿보이죠. 삶을 보는 세계관이 철학적으로 더욱 무르익었다고 할까요? 가창이란 면에선 도저히 언급 불가의 언제나 완벽한 보컬 그 자체입니다."

최인성은 최근 할로우바디 베이스에 관심이 커졌다. 1960년대에 제작된 깁슨 EB-2를 꼭 쳐보고 싶다고 했다.

"펜더 재규어도 무척 매력적인 소리를 내는데, 이것도 사용해보고 싶어요. 가끔 피노 팔라디노가 라이브에서 펜더 재규어를 연주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이외에 펜더 머스탱 베이스도 연주해보고 싶습니다."

앰프는 펜더 베이스맨 최근 모델을 소장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앰프를 사용하지 않는다.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이런 걸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 스튜디오의 창고에 앰프를 비치해 앰프 마이킹 관련 공부를 해보려고 해요. 외국의 유명 앨범들이나 컨트리 작품들은 여전히 앰프를 사용한 특유의 녹음 사운드를 지향하거든요."

이펙트는 거의 드라이브 계열 위주로 사용한다. 스튜디오에선 많이 사용하지 않고 드라이브가 필요한 경우에 산스(Sans)앰프를 애용한다. 리브1272 프리앰프, 공연에선 볼륨 페달도 사용한다. 보스(BOSS) 볼륨페달이 자신에게 잘 맞는 것 같다고. (최인성의 이펙트 관련 내용은 사진 참조)

"저는 이펙트를 많이 사용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 약간만 사용하는 정도죠. 공연이나 스튜디오에서 발라드를 연주할 땐 가장 건강한 톤을 보내줘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따라서 제가 지향하는 베이스 사운드도 건강한 톤입니다. 가장 내추럴한 상태에서 건강함이 나오는 게 사실이죠. 건강한 톤을 음악에서도 많이 찾으려 하고 그런 톤을 들으면 그 기분을 기억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톤을 대표하는 첫 번째 베이시스트로 네이던 이스트를 꼽고 싶어요. 그 외에 지미 존슨(스티브 갯 밴드), 피노 팔라디노 등."

"빈티지 장비들, 특히 빈티지 컴프레서를 써보고 싶습니다. 텔레트로닉스 LA-2AUA 1176 같은. 현재 '오리진 Cali76'도 사용하고 있는데, 1176에서 구현되는 사운드를 잘 만든 것 같아요. 사실 저는 Cali76으로 컴프레서를 배웠다고 할 수 있어요."

최인성은 7~8년 전 첫 베이스 클리닉을 연 바 있다. '덕베이스'라는 악기샵 주최의 클리닉이었다. 이후 바쁜 스케줄로 클리닉을 자주 하지 못하고 있다.

후학 양성에도 관심이 많아 한때 서경대, 동덕여대, 호원대, 홍대 강의를 했고 한양대는 9년 가까이 수업했다. 그러나 20239월 이후 잠정적으로 대학 강의를 하지 않고 있다.

"저 자신에 대해 정비(음악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죠."

최인성은 아무리 바빠도 하루 평균 3~4시간은 연습을 하려고 한다. 그의 연습은 어려운 것에 대한 도전이 아닌 '백 투 베이직'의 중요성에 중점을 둔다.

"드럼머신 틀어놓고 반복하는 연습 위주죠. 연주 스케줄이 많다 보면 가장 기본적인 걸 놓치고 등한시할 때가 많아요. 기본에 충실하자는 의미로 이러한 것도 계속 연습하자는 게 제 모토입니다. (계속)정확함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이걸 잃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정확도 견지 차원에서도 이런 연습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꼭 한번 같이 서보고 싶은 아티스트로 존 메이어와 테일러 스위프트, BTS 정국 등을 꼽았다.

"존 메이어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있어요. 존 메이어의 베이스와 드럼은 특히 제가 하고 싶은 스타일을 가장 많이 보여 줍니다. 존 메이어 밴드 오디션이 있다면 도전해 보고 싶을 정도로. 테일러 스위프트도 음악이 너무 좋습니다. 지난 11월 발매한 정국(BTS) 솔로앨범 중 'Standing next to you'란 곡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베이스가 너무 멋있었기 때문이죠. 믹스 작업을 마치 베이시스트를 위해 했다고 할 만큼 베이스 그루브와 라인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최인성은 7년 반 연애 끝에 2017년 결혼했다. 건반 세션 연주자 겸 편곡자 송성경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됐다. 3년 아래인 아내 윤영미도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출신의 현역 피아니스트다. 얼마 전 뮤지컬 공연 등 여러 무대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사실 최인성은 오래전부터 아내 윤영미의 존재를 알았다. 서울예대 재학 중에도 가끔 서울재즈아카데미에 놀러 갔는데 어느 날 그곳에서 배우고 있는 당시 고3의 아내를 처음 본 것이다. 너무 예뻐서 첫눈에 반해 이후에도 계속 생각이 났다. 그러던 중 그때 고3이던 아내가 송성경에게 레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송성경에게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음악가끼리 결혼해 살다 보니 단점보단 이점이 많은 것 같아요. 아기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태연 투어가 시작됐어요. 그래서 매주 공연이 있었고 집에 못 들어올 때도 많았죠. 아마 음악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현재 아내와의 사이에 17개월 된 딸이 있다. 늦게 아이를 갖게 된 건 결혼 후 당분간 둘에게만 충실하기 위해서다. 30대의 젊은 부부답게 최인성은 아내와 함께 육아 공동 책임제로 번갈아 가며 아이를 돌보고 있다. 일이 없는 날엔 집에 일찍 들어와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최인성은 특별한 취미가 없다. 담배도 피지 않으며 음주는 가끔 집에서 아내와 와인 한잔 정도. 적지 않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자동차, 시계, 패션 등에도 별 관심이 없다. 수입 중에선 악기 장비를 사는데 지출을 많이 하는 편이다.

"아내와 함께했던 여행 중 그랜드캐년 등 4대 캐년 투어가 기억에 남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영국 일주는 꼭 해보고 싶어요. 예전부터 브릿팝 등 영국의 음악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주변에선 그를 무던한 성격이며 세심하다고 평한다. 그간 음악 일을 하며 화를 낸적이 없다고. 살아가며 화를 낼 땐 주변에서 부조리한 일이 발생할 때다.

휴식 차원에서 평소 빌 에반스와 키스 자렛을 자주 듣고 있다. 베이스 연습에 몰두하던 어린 시절엔 마커스 밀러, 데이빗(데이비드) 샌번, 마세오 파커, 인코그니토만 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취향이 많이 바뀐 것이다.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솔로 베이스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물론 테크닉적인 면에서 더 갖추어야겠지만. 테크닉 연습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게 되면 다른 음악 작업을 해야 할 것들이 많으므로 (실행에 옮기기엔)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존 패티투치의 톤이나 연주를 좋아해 최근에도 그의 연주를 주의 깊게 들으며 연구하기도 합니다. 항상 재즈 쪽을 동경하며 그런 연주자들을 열심히 찾아 듣고 있으니까요."

"피노 팔라디노는 제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베이시스트입니다. 현재까지 가장 트렌디한 연주를 하고 있죠. 그 연주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그의 연주가 곧 트렌드를 만들어낸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정도로. 저도 향후 여력이 돼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다면 솔로이스트 타입의 연주도 하고 싶습니다."

"최인성 하면 (음악인들이)가장 함께하고 싶었던 베이시스트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사용장비

▶ 기타

(Wyn) 5현 베이스, 73년 펜더 재즈 베이스, 73년 펜더 프레시전 베이스, 야마하 BBNE2, Moon 베이스 그 외.

▶ 이펙트(사진 참조)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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