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으로 약물복용"…부산 대연3구역 재개발 현장 '논란' 계속

손연우 기자 권영지 기자 2024. 1. 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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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대연3구역 아파트 재개발 공사를 둘러싸고 주민과 시공사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남구청이 빗발치는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구청은 시공사측에 현재까지 6차례 공문을 보내 현장 시정을 요청하고 과태료 부과 등 조처하고 있으나 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현장에 대해 제재할 권한이 없는 상황이어서 난감해 하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시공사측에 민원내용을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소음 등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현장을 살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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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민원에 일부 구간 공사 중단"
소음측정 결과 76데시벨로 기준치 초과
11일 부산 남구 동제당로 인근에 대연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파트 공사현장 앞 한 주택에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4.1.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권영지 기자 = 부산 남구 대연3구역 아파트 재개발 공사를 둘러싸고 주민과 시공사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남구청이 빗발치는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연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연면적 71만7606.612㎡의 부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L건설과 H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시공 중이다. 세대수는 4488세대에 이른다.

공사 현장과 인근 주택과의 거리가 2m내외로 인접한 데다 암석제거 작업으로 공사가 7개월 이상 지연됐다. 여기에 소음·분진 문제도 장기화하면서 주민들은 "고통이 가중되고 있지만 시공사는 나몰라라 식으로 갑질공사를 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시공사측은 "우리도 피해자다. 계속 시끄럽다고 하니 해당 구역에서는 공사를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라는 입장이다.

남구청은 시공사측에 현재까지 6차례 공문을 보내 현장 시정을 요청하고 과태료 부과 등 조처하고 있으나 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현장에 대해 제재할 권한이 없는 상황이어서 난감해 하고 있다.

21일 남구청 측에 따르면 최근 구청 담당자들이 민원 해결을 위해 공사 현장을 방문해 소음 수치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65데시벨)를 초과한 76데시벨로 나타났다. 이는 공동주택 층간소음기준(주간 43, 야간 38)보다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남구청은 지난 8일 시공사측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11일 부산 남구 동제당로 인근에 대연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파트 공사현장 앞 한 주택에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4.1.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공사장 소음의 경우 주거지역이나 학교, 병원, 공공도서관 등 인접시설 소음기준은 주간에는 65데시벨 이하, 야간에는 60데시벨 이하여야 한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소음치가 70데시벨에 이르면 수면장애가 시작되고 집중력이 흐트러져 학습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진동과 소음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탓에 결국 난청까지 생겨서 약을 먹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바로 옆에서 말을 해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이 심했다"고 주장했다.

지역 엔지니어링 업계 등에서는 공사현장과 주택이 맞붙어 있음에도 시공사측이 소음이 덜한 공법을 선택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사현장에서는 재래식 공법인 H-pile(에이치 파일)토류판공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대형 철골지지대(H빔)를 지반에 직접적으로 세우는 방식이어서 소음이 심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지에서 공사를 진행할 경우 트리콘비트 공법과 토네이도 함마(무진동 함마)를 사용해야 한다. 트리콘비트 공법은 3개의 톱니바퀴가 회전하면서 암반을 굴착하는 무진동 공법이다. 이 공법은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으나 토네이도 함마와 함께 사용하면 소음, 진동, 균열을 잡을 수 있다. 다만 비용이 비싼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11일 부산 남구 동제당로 인근에 대연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파트 공사현장 앞 한 주택 내부 벽에 금이 가 있다. 2024.1.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일각에서는 민원해결 책임을 두고 시공사와 조합측이 서로 민원해결 책임을 떠맡기고 있어 주민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시공사(L건설, H건설) 중 H건설은 공사비에 포함돼 있는 착공 이후 현재까지 '민원해결비'를 전혀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민원문제를 조합측에 전가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H건설 관계자는 "민원해결비는 주민 피해를 유형별로 측정해 그에 따라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주택과의 거리가 워낙 가깝다보니 약간의 소음과 진동에도 주민들이 굉장히 예민해하고 있다. 주민들이 공사소음이 너무 심하다고 항의해서 지난 주부터 소음이 덜 나는 장비로 교체해서 시공하고 있다. 먼지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장 내외부에 살수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시공사측에 민원내용을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소음 등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현장을 살피겠다"고 했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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