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전지 훈련, 외국行 NO' 국내 지자체 유치전 후끈

CBS노컷뉴스 동규 기자 2024. 1. 1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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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의 동계 전지훈련장을 찾은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사진은 강원도 양구군, 전남 완도군, 장흥군, 해남군, 강진군, 충북 충주시에 소재한 각 종목의 전지훈련장. 각 지자체 제공


"국내에 최적의 훈련장이 넘쳐나는데, 고가의 비용 들여 해외에 나갈 필요 있나요?"

1월은 동계 종목을 제외한 대부분 운동 선수들에게 비시즌이다. 반면 전국 각 지역의 동계 전지 훈련장은 선수들로 넘쳐난다. '대목'인 셈이다. 선수들이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최적의 훈련지를 선택·방문한 후 오랜 기간을 머물기 때문이다.

외국 전지 훈련은 옛말이 됐다. 국내의 경우 비용 부담이 덜한 데다, 각 지자체들이 맞춤형 훈련지를 제공하면서 상품권 지급, 시설 대여 할인, 각종 관광 프로그램 제공 등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제주도와 남쪽 지방 정도로 국한됐던 동계 전지 훈련지는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호기다. 단기간에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경제 효과를 보고 있다.

전라남도 목포시는 전지 훈련 메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받는 대표적인 지자체다. 현재 경희대학교 농구부, 한국여자축구연맹 초등부 선수단, 서울 영남중학교 야구부 등 400여 명의 선수 및 지도자들이 둥지를 틀고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목포시는 다음달까지 이어지는 동계 전지 훈련 기간에 축구, 육상, 농구 등 모두 9개 종목 64개팀 2000여 명의 선수들이 찾을 예정이다. 시는 외지 선수들에게 체육 시설 이용료 지원과 목포 사랑 상품권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전지 훈련 지원반을 운영, 선수들의 불편 사항을 전담하고 있다. 매년 유치 규모를 늘리기 위한 포석이다.

전남 완도군도 동계 전지 훈련의 최적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재활과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 해양치유센터는 선수들에게 최고 인기다. 이달 들어 축구, 야구 등 5개 종목의 고등학교, 대학교, 기업 등 34개팀 680 명 선수단이 완도를 찾았다. 선수들은 청해진스포츠센터, 공설 운동장, 해산축구장, 고금생활체육공원 등지에서 훈련에 매진 중이다.

전남 장흥군은 지난 12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전국 30개팀 765명의 유소년 축구 선수들이 방문했다. 군은 유소년 축구팀에게 200만 원의 훈련비를 상품권으로 지급했다. 훈련이 없는 시간에는 편백숲 우드랜드, 해동사 등 지역 관광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지 훈련팀 유치를 통해 6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가원도 고성군에 이달 3000여 명의 동계 전지훈련단이 방문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죽왕면 삼포해수욕장일원에서 원주 진광고와 포천고 배드민턴 선수단이 훈련하는 모습. 고성군 제공


경상남도 사천시의 경우 이날 현재 5개 종목 87개팀 1101명의 전지 훈련을 유치했다. 이들 팀은 평균 2~3주를 머물고 있다. 사천시는 겨울철에 눈이 내리지 않고 온화한 날씨로 유명하다. 여기에다 남일대 해수욕장 백사장, 각산 봉화대 등은 극기 훈련의 최적 장소로 알려졌다. 싱싱한 활어회는 선수들에게 스태미나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진주, 남해, 통영 등과 연계한 전지 훈련이 가능한 점도 사천시만의 매력이다.

충청북도 보은군도 동계 전지 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 제일고 야구부를 시작으로 초·고교, 대학교 등 10개 야구 팀이 보은스포츠파크 야구장 등지에서 전지 훈련을 했다. 음성군청, 서울체고 등 8개 육상팀도 속리산과 스포츠파크 일원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세팍타크로 여자 국가대표 선수단도 20일부터 19일간 결초보은체육관에서 훈련을 앞두고 있다. 이뿐 아니라 용인대, 여수공고 등 7개 씨름팀도 22일부터 보은군 일원에서 훈련에 돌입한다. 다음달에는 수원FC위민과 현대제철 여자 축구팀, 고등학교와 대학교 여자 축구팀이 보은에 짐을 푼다. 지난해 11월부터 다음달까지 보은군에서 훈련을 했거나 계획 중인 팀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94개팀 1만여 명에 달한다.

강원도 양구군 역시 동계 전지 훈련 성지 중 한 곳 이다. 이달 들어 역도, 야구, 테니스 등 3개 종목 26개팀 300여 명의 선수들이 방문했다. 군은 지난해 11개 종목 90개 팀을 유치했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는 100여개 전지 훈련팀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만 따져도 전지 훈련 유치에 각종 스포츠 대회 개최까지 더하면 경제 효과는 1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도 경기도 양평군이 2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물맑은양평체육관에서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등 700여 명이 참가하는 동계 전지 훈련을 개최한다. 경남 산청군에도 39개팀 934명이 방문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의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은 조정 선수들의 동계 전지 훈련지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준공한 실내 조정 훈련장 덕분에 겨울에도 훈련이 가능, 매월 800여 명의 선수들이 담금질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남 하동군이 3000명이 참여하는 전훈팀을 유치한 것을 비롯 경북 고령군과 양양군, 전남 해남군과 강진군, 고흥군, 강원도 속초시와 평창군, 경남 고성군, 전북 정읍시와 남원시 등도 전지 훈련팀들의 방문으로 북적이고 있다.

강대훈 경기도 가평군청 육상팀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매년 동계 훈련을 실시하는데 해외로도 나가봤지만 기온 차가 심해 귀국 후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특히 3월부터 육상 시즌이 시작 되는데 국내는 아직 쌀쌀하기 때문에 더운 나라에서 훈련하고 오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각 종목 팀들이 국내 훈련지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동계 전지 훈련을 유치한 지자체들은 "스포츠 인프라 투자와 전지 훈련 환경 개선을 통해 차후 전지 훈련 팀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공통된 입장을 밝혔다.

CBS노컷뉴스 동규 기자 dk7fl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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