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이젠 ‘이것’ 울린다

최혜승 기자 2024. 1. 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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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1986년 신라면 출시때부터 쓰였던 '사나이 울리는'이라는 광고 카피를 38년 만에 바꾼다. 사진은 1997년 방송된 농심 신라면 TV광고 일부. / 농심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 농심이 신라면의 대표 광고 카피를 38년 만에 바꾼다. 성(性)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시대 변화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농심이 대표 제품 신라면의 광고 카피를 교체한다고 19일 밝혔다. 신라면의 새 TV 광고에는 ‘사나이 울리는’ 대신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새로운 문구가 쓰였다.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라는 카피는 1986년 신라면 출시 당시 나왔다.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이 자신의 성(姓)을 따 ‘신(辛) 라면’으로 이름을 붙이고, 카피도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광고 카피가 등장했던 시절은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 번만 울어야 한다’ ‘남자는 씩씩해야 한다’ 같은 성 고정관념이 강하던 때였다. 강인한 남성마저 울릴 정도로 맵다는 이미지를 담은 문구는 소비자에게 각인됐고, 신라면은 히트를 쳤다. 최수종, 최민식, 유해진, 송강호, 박지성, 박형식 등 당대 톱스타들이 광고에 출연해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라는 카피를 외쳤다.

농심이 1986년 신라면 출시때부터 쓰였던 '사나이 울리는'이라는 광고 카피를 38년 만에 바꾼다. 사진은 1998년과 2003년 방송된 농심 신라면 광고./ 농심

다만 최근 손흥민이 모델로 출연한 신라면 광고에선 ‘사나이 울리는’이라는 문구보다는 ‘세계를 울리는’이라는 카피를 더 강조됐다. 나아가 새로운 광고에선 ‘사나이’라는 단어를 더는 쓰지 않기로 한 것이다.

농심 측은 광고 카피 교체가 성 인식에 대한 사회 변화를 반영한 것이냐는 분석에 대해 “단순하게 사나이, 남자보다 소비자 전체를 감동시키는 광고를 하겠다는 의도”라는 입장이다.

농심 신라면 새 광고 화면 모습./농심

새로운 광고에선 대한민국 대표 라면의 친근함과 일상성을 강조하기 위해 유명 연예인 대신 일반인 모델이 등장한다. 한편, 이번 광고는 ‘인생을 맛있게 메워주는 라면’이라는 주제로 오는 20일 처음 방송된다. 다음 달부터는 가족과 캠핑에서 즐기는 신라면, 회식 다음 날 속을 달래는 신라면, 친구들과 함께 먹는 신라면, 나만의 공간에서 편하게 즐기는 신라면 등 4편도 차례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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