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박씨' 감독 "MBC의 딸 이세영, 또 같이 하고파...'이혼뎐' 어떠냐고" (종합) [인터뷰]

연휘선 2024. 1. 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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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예전 MBC 사극과 로코를 보던 맛을 느끼셨다면 만족합니다". MBC의 딸이자 '확신의 중전상'으로 호평받은 배우 이세영의 열연을 뒤로 하고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막을 내렸다. 그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하고 지켜본 감독은 어땠을까.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을 연출한 박상훈 감독을 만나봤다. 

MBC 박상훈 PD는 19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감독으로서 국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약칭 열녀박씨)'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이다.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유교 걸 박연우(이세영 분)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배인혁 분)의 금쪽같은 계약 결혼 스토리를 그렸다. 지난 6일 12회(최종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며 최고 시청률 9.6%(6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기록하며 인기를 누렸다. 

'왔다! 장보리'를 공동연출하며 이름을 알린 박상훈 PD는 이 밖에도 '여자를 울려', '아름다운 당신', '자체발광 오피스' 등의 작품을 연출한 드라마 감독이다. 특히 '열녀박씨'에 앞서 지난 2018년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를 연출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로부터 5년 만에 선택한 작품인 '열녀박씨'로 다시 한번 큰 사랑을 받은 것이다. 

이에 그는 '열녀박씨'를 보내는 소감에 대해 "방송 전까지 후반작업에 집중했다. 배우들은 11월 말께 촬영이 끝났지만 저는 늦게까지 '열녀박씨'와 사랑에 빠져있던 것 같다. 그리고 1월에 들면서 숨 좀 돌리면서 촬영하며 있던 일들 생각났다. 엊그제 배우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밥 먹으면서 추억을 되새겨보는 자리를 가졌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2023 MBC 연기대상'에 왔던 배우들을 다시 봤다. 이세영, 배인혁, 조복래, 주현영, 유선호와 촬영감독님과 저녁을 같이 먹었다. 배우들이 라쿠텐 비키 라이브를 진행하고 낮에 만나서 일한 김에 저녁을 같이 먹었다. 촬영 때 있던 좋았던 시간들 다시 얘기하면서 짧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라며 웃었다. 

이어 "다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라. 제가 그런 걸 추구하긴 하는데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종합해서 즐겁게 선택할 수 있는 현장을 지향하는 편이다. 배우끼리 친하게 지낼 시간을 많이 가진 것 같아서 배우들에게도 기억에 남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들 똑같은 생각이더라.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합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배우들이 많이 해줬다. 배려가 많았다. 누구 하나 화내거나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서로의 안전과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주는 좋은 현장이라고 얘기를 해줘서 저는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아슬아슬하게 10%를 넘지 못했지만 선방한 시청률에 대해 박상훈 PD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행복했다. 한국 시청자 분들도 좋아해주셨지만, 해외 시청자 분들도 재미있게 봤다는 의견도 주시고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해들어서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중적으로 넓게 사랑받는 것 만큼 즐거운 일이 있나 싶을 정도로 기뻤다"라고 했다. 

그는 "전작은 시청률이 두 자릿수였고 공동작품을 하기도 했지만 시청률은 하늘의 영역인 것 같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더 많은 사랑을 받도록 노력을 하는 것 뿐이라 배우들과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게 해왔다 생각하지만 주어진 시청률에 만족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감사하다"라며 웃었다. 

해외 팬들에게도 호평받은 '열녀박씨'. 박상훈 PD는 "제가 이 작품을 처음에 하기로 했을 때 매력을 느낀 부분이 국가와 세대, 여러 장벽을 넘어서 폭 넓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진 공통적으로 느낀 이야기다. 제약을 넘어서 누군가를 구하고, 사랑하는 게 사람의 기본적인 바람과 에너지를 표현한 게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바리데기 서사 같은 것과 유사한 어떤 흐름의 원작에서의 원형이 좋았다. 이런 형태의 이야기들은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설화나 신화로 공통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타임슬립이 이제는 편하게 받아들여지는 판타지적인 장치라 편하게 볼 수 있던 것도 같다. 그리고 해외 시청자 분들이 좋아하시는 이세영, 배인혁 씨의 개인적인 인기와 연기력, 에너지, 케미스트리가 해외 팬들에게 어필을 한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이러한 '열녀박씨' 호평의 중심에는 누가 뭐래도 배우들이 있었다. 이세영을 비롯해 배인혁, 주현영, 조복래 등이 제몫을 다하며 맹활약한 것이다. 박상훈 PD는 이에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한 명씩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그는 가장 먼저 이세영에 대해 "처음에 원작 웹툰도 보고, 웹소설도 봤을 때 이세영 외의 누군가를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싱크로율이 높았다. 원작 작가님도 그렇게 얘기를 하셨더라. 삽화를 그릴 때 이세영을 모델로 할 만큼 싱크로율이 높다고 생각하셨다. 저 역시 그런 부분에서 공감했다. 그 얘기를 듣기 전에 캐스팅을 했는데 대본이 어느 정도 나온 다음에 이세영 씨에게 전달을 했는데 이세영 씨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고 빠른 시간 안에 답을 줘서 놀라웠다. 만나서 미팅을 할 때 이미 박연우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해왔더라. 의상이나 콘셉트에 대해 깊이 있게 질문을 할 만큼 굉장히 빠져 있었다. 대본을 주고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캐릭터와 적합도가 높다고 생각했다. 세영 씨하고는 일찍 이 작품을 먼저 하기로 하고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이야기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배인혁 씨는 작품도 열심히 봤고 주변에서 추천도 해주셨다. 강태하가 연기하기 쉽지 않은 역할이라 생각했다. 저희 드라마 연우도 마찬가지인데, 사극과 현대극이 있고 멜로와 로코가 있고 거기에 스릴러 추리 요소가 있어서 연기하기 쉬운 대본은 아니었다. 캐스팅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고 강태하 역할에 배인혁 씨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배인혁 씨와 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다. 결과적으로 인혁 씨가 캐스팅 된 날 환호를 하면서 좋아했다. 우여곡절 끝에 캐스팅 하고 미팅을 했는데 생각보다 미팅 자리에서 꽃미남 이미지와 다르게 명석한 눈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극 부분 대본을 보고 설득력이 높아서 현대극도 납득시키기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작품을 깊이있게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했다. 잘생겼는데 머리까지 좋더라. 재미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 배우가 굉장히 열의가 있어서 그러기 쉽지 않은데 열의가 모여서 시너지를 갖게 된 부분이 많은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사월이(주현영 분)에 대해서도 연우 다음으로 주현영 씨가 1번으로 있었다. 제가 평소에 너무나 팬이었고, 코미디를 지향하는 연출에게 주현영 씨는 보물과 다름 없는 배우라 팬심으로 갖고 있었다. 과연 이 분과 일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제안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영 씨도 사월이를 보자마자 흔쾌히 하시겠다고 얘기를 전해와서 너무나 행복했다. 세영 씨와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그 부분이 컸고, 저는 감동했던 건 주현영 씨 같은 경우엔 상대 배우를 빛나게 역할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저는 주현영 씨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됐다. 언제나 연기를 해왔지만 본인도 빛나면서 누군가를 빛나게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고 다른 배우에게 좋은 리액션을 해주는 에너지를 가진 배우더라"라고 극찬했다. 

더불어 "조복래 씨는 마지막까지 고민한 캐릭터였다. 대본 설정상 어려운 지점들이 많았는데 머리도 좋고, 운동도 잘해야 하고 그러면서 허당의 코믹이 있어야 해서 굉장히 끝까지 고민하면서 검토했다. 가장 마지막에 만난 배우가 조복래 배우였다.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순간,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복면가왕'에서 노래를 가수 뺨치게 하는 한편, 연기력은 의심할 바가 없었다. 다만 코믹에 대해서는 조복래 씨가 보여준 지점들이 없었기 때문에 고민했다. 그렇지만 복래 씨와 다시 얘기한 부분이 코믹 캐릭터를 다시 만드는 데에 승부를 던져보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캐릭터가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본인도 만족했고, 저도 그런 시도가 성공적으로 돌아와서 굉장히 기뻤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좋은 배우들과의 작업까지, 박상훈 PD는 '내 뒤에 테리우스'라는 성공한 전작을 두고도 무려 햇수로만 5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실질적으로 작품을 촬영하고 준비한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시간. 이에 대해 그는 "모든 일에는 긍부정이 공존한다. '테리우스'가 잘 된 게 저에게도, 배우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그런데 단점이 다음 작품을 어떤 걸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고르는 데에 고민이 많았다. 그러면서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리고 MBC가 OTT 시장이 확대되면서 지상파 드라마가 줄어드는 와중에 고민이 많았다. 그러면서 회사가 기획을 요구하는 부분도 커서 어떻게 연출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우려 했다. 문학, 드라마, 신화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런 시간을 보내던 와중에 동기인 저희 드라마 김성욱 EP가 꼭 연출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다. 그게 2022년 7월 쯤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어려운 작품이라고 하더라. 사극, 현대극 장르도 다 섞여서 경험이 있는 작품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가님을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지 여쭤봤다.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좋은 인연은 좋은 인생을 끌어내고 나쁜 인연은 인생을 힘들게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공백기에 느낀 감상과 맞아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작가님이 진짜로 그 얘기를 풀어보시겠다면 한번 같이 하고 싶어서 함께 하게 됐다. '테리우스'와 또 다른 어떤 드라마적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나름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웃은 박상훈 PD는 "연우와 태하가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담은 것 같다. 우리가 회사, 일상에서 느끼는 힘든 과정들과 맞닿아 있어서 보시는 분들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구나'라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걸 보면서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시청자 분들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했다. 시청자 분들 안목이 많이 높아지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열녀박씨' 뿐만 아니라 최근 MBC는 전작인 '연인'부터 후속작인 '밤에 피는 꽃'까지 사극의 매력을 앞세운 작품들로 계속해서 호평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상훈 PD는 "자세한 편성의 사유까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전통적으로 MBC가 사극에 강점이 있었고, 사극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세트장이나 미술 스태프가 잘 갖춰져 있어서 편성에 유리한 지점은 있지 않았나 싶다"라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청자 여러분들이 MBC 사극에 갖고 계신 긍정적인 이미지가 제게도 장점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저는 사극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드라마를 처음 시작할 때는 이병훈 PD님의 사극을 좋아했어서 해보고 싶었는데 조연출부터 사극을 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워 하던 차에 2회 분량이지만 맛볼 수 있어서 기뻤다. 그리고 MBC에서 사극을 한다는 건 인프라 활용을 한다는 점에서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극이 확실히 재미있더라"라며 "제가 17년 차인데 현대극을 하다 보니까 비슷한 현대적인 풍경에서 비슷한 구도의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사극은 일단 공기 좋도 배경이 좋은 공간에서 현실과 단절된 기분으로 하는 게 좋았다. 통제된 공간에서 하다 보니까 배우와 스태프들이 집중된 상태에서 씬에 임할 수 있어서 유리한 게 있다고 느꼈다. 의상이라던지 미학을 표현하기 위한 것도 즐거웠다. 고증을 지켜야 하지만 미학에 유리한 지점이 있다고 봤다. MBC 화면 자체도 사극에 유리한 지점이 있는 것 같다"라고 자부했다. 

당찬 박연우의 자신감의 원천이기도 했던 한복에 대한 미적 감각. 이에 대해 그는 "한복 디자이너 분들 중에 유명하신 분들과 작품 전에 미팅을 하면서 작가님과 공부를 많이 했다. 코엑스에서 진행한 한복 페어에 가서 과거의 한복과 결합돼서 새롭게 한복 디자인으로 나오는지 최신 트렌드를 느끼는 사전 준비 작업도 있었다. 한복 디자이너 분들과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예전에 '왔다! 장보리'를 하면서 한복을 접한 적이 있는데 10년 정도 되는 시간 사이 변한 트렌드도 접할 수 있었다. 저희도 가급적 배우 분들 한복을 다 제작을 했다. 제작할 때 중요한 포인트가 '가장 한국적인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사극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아름다우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이 났으면 했다. 퓨전 느낌을 배제하고 전통적인 색감과 선이 잘 사는 옷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고 촬영적으로는 테스트 촬영도 진행하면서 옷에 맞춰 조율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채로운 매력의 '열녀박씨'를 기존 미니시리즈 16부작보다 짧은 12부작으로 한 게 아쉽진 않았을까. 오히려 박상훈 PD는 "짧아서 아쉬운 점은 없었다"라고 웃으며 "원작을 보고 이게 16부작이어야겠다 생각한 적은 없었다. 기획부터 12부작으로 생각하고 그에 맞게 요소들을 준비했다. 생각보다 많은 요소가 들어와 있어서 그걸 줄이는 과정에 시간을 투자했다. 극적으로 보면 12부작으로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박상훈 PD는 주체적인 연우 캐릭터에 대해 "여성에게 국한되기 보다 보편적인 사람이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특히 연우가 왕을 찾아가서 억울하게 죽은 열녀가 많다고 얘기하는 것에서도 '레미제라블'처럼 억압받는 보편적인 사람들이 아픔을 호소하고 연대해서 이겨내는 장면이라 좋았다. 연우도 그렇게 보편적인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진 캐릭터다.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인간적으로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어떤 인물상을 정해두고 생각하기 보다는 배우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만들어나가는 캐릭터를 추구한다. 자유롭게 해석했을 때 어떤 결과물에 도달했는지를 궁금해 하는 편이다. 그래서 얘기도 많이 하고 리허설에 시간도 많이 투자한다. 작품 전에 사는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 배우 본인이 지향하는 바와 인생에서 세계관이 모아지는 지점이 있는지. 그리고 그걸 작품에서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 그리고 대본이 요구하는 캐릭터의 완성도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에 접근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런 박상훈 PD가 '열녀박씨'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저도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공감했다. 누군가에게서 어떤 것을 뺏어야 내가 살아남는 세상으로 가는 게 아쉬운데,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고 저 사람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세상의 절반이 유지된다고 본다. 적자생존이 절반인가 하면, 서로 돕는 상호부조가 절반이라 세상이 돌아간다. 그 지점에서 누군가에게 좋은 뜻을 갖는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이 드라마를 통해 조금이라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차기작에 대해 그는 "일단 '열녀박씨' 배우들과 또 작업을 해보고 싶다. 농담처럼 '열녀박씨 이혼뎐'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얘기했다. 개인적으로는 로코를 해왔어서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장르물이라던지, 예전에 한 '테리우스' 같은 첩보 액션도 좋다. 제약을 두지 않고 시청자 분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이미 '옷소매 붉은 끝동', '카이로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까지 호평받으며 'MBC의 딸'로도 불리는 이세영. 또 만날 수 있을까. 박상훈 PD는 "제가 '옷소매'를 연출한 정지인 PD와 조연출부터 세 작품을 같이 해왔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옷소매'를 힘들게 준비해서 응원하면서 봤다. 꼭 잘됐으면 했는데 마침 그 작품이 세영 씨의 힘으로 굉장히 잘 되는 걸 보고 이세영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굉장히 호감을 갖게 됐다. 물론 '카이로스'에서도 완성도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그런 연기를 본 선배들이 저한테 세영 씨 같은 훌륭한 배우와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많이 추천을 해주셨다. 어떤 배우가 어떤 방송사의 느낌과 맞아떨어진 부분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세영 씨는 MBC의 딸이었다. 또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호기로운 다짐과 다르게 최근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은 녹록지 않다. 그 중에서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과거와 달리 편성 슬롯을 극단적으로 줄여가며 사활을 걸고 작품을 선보이는 실정이다. 물론 '열녀박씨'는 손해를 본 작품은 아니었다. 박상훈 PD는 제작비 회수율과 같은 '리쿱'에 대해서도 "제가 자세히는 모르지만 적어도 못한 건 아니라도 들었다"라며 웃었다. 

다만 그는 "제가 17년째 일하면서 경제위기를 비롯해 몇 번의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 느꼈는데 드라마 시장도 경제적인 흐름이 있어서 변화한다. 지금으로 보면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서 드라마 제작 여건이 전보다 힘들어졌다. 같은 퀄리티를 내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협력이 필요하다. 더더욱 만드는 사람이 잘 준비를 해야겠구나 생각한다. 시청자가 무엇을 좋아할지 더더욱 준비하지 않으면 내실있게 가기 어렵다. OTT를 보는 분들의 눈이 높아져 있어서 TV 드라마도 안일하게 준비하면 안 된다. 1.5배, 2배속으로 드라마를 보는 시대에 퀄리티와 매력이 있는 작품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MBC도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려 노력하고 저 역시도 그렇게 노력할 생각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박상훈 PD는 "그 와중에 '열녀박씨'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작품 처음 준비할 때 얘기한 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는데 많으 분들이 사랑해주셨고, 보시는 분들이 행복했다고 해주셔서 저 역시 행복했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드라마 팬 분들이 기대하시는 블루레이에 대해 정확한 주문은 아직 제게 안 들어왔다. 확답을 드릴 순 없지만 하게 된다면 기대를 잘 파악해서 방송에 못 나간 부분을 잘 담으려고 한다. 한도 내에서 최대한 알차게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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