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오토살롱] 전동화 속에서도 즐거움을 예고하다 - AE86 짐카나 배틀

내연기관 차량과 순수 전기차의 짐카나 대결
드리프트 킹과 팀 루키 레이싱 선수의 진검대결
친환경 시대에 '자동차의 즐거움' 청사진 제시

AE86 짐카나 배틀에 나선 츠치야 케이치와 사사키 마사히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

[서울경제] 2024 도쿄 오토 살롱(Tokyo Auto Salon 2024)에서 ‘자동차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탄소중립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견해에 대한 응원의 메세지를 전한 모리조(토요타 아키오 회장)의 이야기는 이내 현실이 되었다.

지난해 도쿄 오토 살롱에서 공개했던 순수 전기차로 튜닝된 브랜드를 대표하는 클래식 스포츠카 아이콘, AE86 BEV(LEVIN)과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AE86 튜닝 사양과 함께 짐카나 경쟁을 펼치는 특별 이벤트가 개최됐다.

수 많은 관람객의 열기 속 펼쳐진 두 대의 AE86의 주행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AE86 짐카나 배틀을 관람하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김학수 기자

두 대의 AE86, 그리고 두 명의 선수

도쿄 오토 살롱 외부 이벤트 공간에 진행된 이번 AE86 짐카나 배틀은 두 대의 AE86, 그리고 두 명의 드라이버가 나섰다. 먼저 ‘전통’ 편에는 드리프트 킹, 츠치야 케이치(Tsuchiya Keiichi)가 나섰고, 자신의 AE86 슈퍼 마메-고(AE86 Super Mame-go)와 함께 했다.

전기차로 변화한 AE86 BEV와 함께 한 선수는 팀 루키 레이싱 소속으로 슈퍼 다이큐 무대는 물론 다채로운 모터스포츠 커리어를 쌓아 올린 ‘사사키 마사히로(Sasaki Masahiro)가 나섰다. 두 선수는 배틀 전 현장의 관람객들에 대한 인사, 그리고 이번 행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각자의 차량에 올랐다.

AE86 짐카나 배틀은 화려한 드리프트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김학수 기자

긴장감을 더하는 짐카나 배틀

본격적인 짐카나 배틀을 앞둔 두 선수는 마치 몸을 풀듯 이벤트 장의 아스팔트 위에서 짧지만 강렬한 드리프트 퍼포먼스를 과시하고 각자의 ‘출발선’으로 자리를 잡았다.

상대적으로 주행 속도가 낮지만 가속이 잦고, 빠른 출력 전개가 필요한 짐카나의 특성 상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분명 사사키 마사히로와 AE86 BEV 측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는 츠치야 케이치이며, 자신의 애마인 AE86 슈퍼 마메-고의 성능, 그리고 익숙함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양 끝에서 행사장 중심으로 파고드는 짐카나 배틀은 긴장감을 더했다. 김학수 기자

그리고 두 차량의 대결 구조 자체가 이벤트의 매력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같은 날 먼저 진행됐던 현대 N 모먼튼 역시 아이오닉 5 N의 퍼포먼스를 과시하고 나아가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지만 ‘전기차 고유의 고요함’이 보는 즐거움에 이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두 대의 서로 다른, 그러면서도 ‘같은’ AE86이 달리며 경쟁을 하는 구도, 그리고 드리프트와 함께 현장에 울려 퍼지는 AE86 슈퍼 마메-고의 배기 사운드 및 상황을 중계하는 캐스터의 목소리는 ‘두 차량의 주행’을 더욱 특별하고, 즐겁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AE86 BEV의 출력을 셋업 중인 가주 레이싱 관계자들. 김학수 기자

첫 번째 배틀은 사사키 마사히로의 승리였고, 츠치야 케이치는 엎드리며 절을 하는 ‘도게자’로 승리를 축하했다. 그러나 두 번째 라운드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사사키 마사히로의 실수로 인해 츠치야 케이치가 상황을 동률로 만든 것이다.

사사키 마사히로는 도게자를 하며 ‘패배’를 인정했지만 이내 ‘AE86 BEV의 출력’을 끌어 올리며 마지막 승부를 제안했다. 참고로 브랜드의 설명에 따르면 AE86은 스마트폰 등 원격을 통해 차량의 최고 출력 등을 조절할 수 있어 ‘관리의 편의성’이 크다고 밝혔다.

츠치야 케이치의 AE86 슈퍼 마메-고는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학수 기자

그리고 펼쳐진 마지막 주행, 말 그대로 첨예했고 두 선수와 두 대의 차량 모두 매끄럽게 정해진 코스를 따라 기민하게 또 과감하게 미끄러지며 화려한 주행을 펼쳤다. 그리고 그 결과 마지막 ‘출력 상승’ 효과 덕분인지 사사키 마사히로가 ‘승리’를 챙겼다.

AE86 짐카나 배틀에서 승리를 거둔 사사키 마사히로가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김학수 기자

즐거운 ‘미래의 체험’

사사키 마사히로는 승리의 기쁨을 과시하듯, 그리고 ‘전동화 시대’에도 자동차의 즐거움을 여전할 것이라는 토요타의 비전을 입증하듯 AE86 BEV와 함께 현장에서 추가적인 드리프트 퍼포먼스를 과시하며 관람객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눴다.

물론 미소를 가득 안고 불평을 하면서도 칭찬을 하는 츠치야 케이치, 그리고 이를 더욱 즐겁게 만드는 MC의 진행까지 더해지며 ‘특별한 배틀’의 방점을 찍었다.

짐카나 배틀 중인 두 대의 AE86. 김학수 기자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이번 도쿄 오토 살롱에서 ‘탄소중립’을 이뤄낼 수 있다는 어떤 방식의 발전도 올바른 선택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자동차 산업’ 모두를 응원하는 메세지를 남겼다.

그러나 그와 함께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도 큰 메세지를 남겼다. 그와 토요타는 이번 AE86 짐카나 배틀을 통해 ‘여전히 자동차가 즐거운 것이고 소유하고 운전하며, 또 튜닝하고 즐기는 것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리는 것’도 전하는 모습이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