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야쿠르트 배달원, 고독사한 국가유공자 발견…복지 사각지대 메운다

송정현 2024. 1. 1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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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유제품을 배달하는 박선영 씨

지난달 중순 홀로 세상을 떠난 70대 남성의 집 앞엔 국가유공자의 집 마크가 붙어 있다. (출처: hy)

야쿠르트 배달원이 고독사한 70대 국가유공자를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했습니다. 유제품 배달원이 독거노인 안부를 챙기며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hy(옛 한국야쿠르트) 배달원인 50대 박선영 씨는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 홀로 살던 70대 남성이 이틀째 제품을 가져가지 않아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이후 박 씨는 이 남성이 자주 들르던 슈퍼마켓에 찾아갔고, 슈퍼마켓 사장은 "어르신을 며칠째 보지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박 씨는 인근 동사무소에 해당 사실을 알렸고, 가족이 집을 방문해 보니 이미 남성은 숨진 상태였습니다.

박 씨는 "유제품을 배달하며 매년 한두 분 정도 고독사한 어르신들을 발견한다"며 "가족과 왕래가 없어 사망 며칠 후 사실을 알아채는 경우 많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박 씨가 이렇게 안부를 챙기는 독거 어르신은 80명에 달합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거동이 어려운 독거노인을 배달원이 요양원에 인계한 사례도 있습니다.

50대 유제품 배달원 윤정자 씨(광주 북구)는 지난해 여름, 알코올 중독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70대 남성을 요양원에 인계했습니다.

윤 씨는 "어르신 댁에서 엄청난 악취가 나고 막걸리 병도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며 "어르신이 소통도 어려운 상태라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동사무소에 신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해당 남성은 가족을 통해 요양원에 입원했습니다.

2021년 기준 고독사 사망자 수는 3378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8.8%씩 늘고 있습니다.

이에 지자체는 고독사 예방을 위한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고령 인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야쿠르트나 우유 배달원이 독거 노인에게 제품을 배달하며 어르신 안부를 챙기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매일유업도 '우유 안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독거 어르신에게 전날 배달된 우유가 남아있을 경우, 관공서나 가족에게 연락해 고독사를 예방합니다.

hy는 전국 약 3만 명의 독거 노인에게 유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안부를 챙깁니다.

hy 관계자는 "지난해 양천구와 협의를 통해 올해부터 복지 대상 독거 노인 가구를 10% 더 늘려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송정현 기자 sso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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