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덕희' 염혜란 "송혜교, 나의 사모님...시사회 깜짝 방문에 더 애틋" [인터뷰]

김연주 2024. 1. 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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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연주 기자] 열일의 아이콘 배우 염혜란이 스크린에 출격한다. 통쾌한 한 방이 살아있는 영화 '시민덕희'로 또 한 번 관객들을 매료할 전망이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시민덕희'로 돌아오는 염혜란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는 24일 개봉 예정인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이다. 

2016년 경기도 화성시의 세탁소 주인 김성자 씨가 보이스피싱 총책 및 조직 전체를 붙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박영주 감독의 첫 상업 영화로 배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이 완벽한 앙상블을 그린다. 

이날 인터뷰에서 염혜란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총책을 잡는다는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웠다. 특히 특별한 능력이 없는 네 명의 여자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벌이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대가 컸다. 출연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라미란 배우다.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나길 고대했다"고 말했다. 

극중 염혜란은 '덕희'의 보이스피싱 추적을 일선에서 돕는 친구 '봉림'을 연기한다. '봉림'은 '덕희'의 세탁공장 동료이자 특별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다. 타고난 눈치코치에 연변 출신으로 중국어 실력까지 갖춘 '봉림'은 러닝타임 114분 속 웃음을 책임진다. 타고난 생활연기로 매 작품마다 대중의 주목을 받은 염혜란, 그가 아닌 '봉림'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봉림'을 리얼하게 그린다. 

이하 배우 염혜란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이번 작품에선 연변 사투리에 도전했다.

사실 부담스럽고 두려웠다. 진짜 연변 출신처럼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배우가 고생할수록 보는 재미가 크지 않나.(웃음) 그래서 준비를 많이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했나?

중국어 선생님과 수시로 만났다. 영화사에서 제시한 학습 횟수보다 더 많은 시간을 선생님과 함께했다. 대사를 통으로 외우는 게 가장 어려웠다. 그래서 선생님께 단어의 의미부터 성조까지 세밀하게 배웠다. 나름 중국어 애드리브도 준비했다. 시나리오에 적힌 지문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계산했다. 그럼에도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중국어 선생님이 고생을 많이 했다. 항상 발을 동동 구르며 선생님을 찾아다녔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나?(웃음)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을 볼 때마다 부족한 부분만 보인다. 하지만 비슷한 배역을 제안 받으면 흔쾌히 도전할 의향이 있다. 작품을 위해 춤을 배우고 언어를 공부하는 게 좋다. 모든 배움이 배우의 자산으로 남는다.

-중국어 이외에도 '봉림'을 연기할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은? 

감독님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해달라고 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연변 출신 여성의 생존본능을 보여줬다면, 우리 작품에선 사랑하고 싶은 여성으로 그려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2019년 '걸캅스' 이후 라미란과 재회한 소감이 궁금하다. 

역시 든든했다. 라미란 배우는 단역부터 조연과 주연을 거쳐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연기를 모두 거쳐간 거다. 라미란 배우가 밟았던 길을 뒤따라 걷는다고 생각하면 큰 힘이 된다. 언젠가 라미란 배우처럼 큰 사람이 되고 싶다.

-이른바 '덕벤저스'로 활약한 라미란, 장윤주, 안은진과의 활약이 돋보였다. 

주인공인 라미란 배우를 중심으로 합을 맞췄다. 장윤주, 안은진 배우와 모이면 "우리가 잘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매번 모니터링을 마치고 그날의 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주변인물이 강약을 잘 조절해야 주인공이 잘 보일 거라 생각했다. 어느 날은 "내일 연기할 때는 힘을 더 주자"고 합의를 했는데, 모두 목이 쉴 정도로 열심히 했다.

-'시민덕희' 촬영 이후에도 돈독한 관계를 이어간다고 들었다. 

2020년 12월 촬영을 마치고 개봉할 때까지 간간이 만나서 시간을 보냈다. 덧붙이자면 현장에서도 케미가 좋았다. 기본적으로 라미란 배우는 즐겁고 유쾌하게 일하려고 한다. 넷이 함께 있으면 오디오가 빌 틈이 없다. 대기 시간엔 항상 붙어 있었다. 

-이번 작품에 출연한 모든 배우가 다양한 작품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묻어갈 수 있는 배우가 많아서 행복하다. "우리가 잘 돼서 개봉을 할 수 있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촬영 당시에도 좋았지만, 그동안 모두 존재감을 키워서 더 좋다. 박영주 감독님의 혜안이 아닐까 싶다. 

-'더 글로리'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송혜교가 시사회에 참석해 화제가 됐다.

깜짝 방문이었다. 송혜교 배우의 얼굴을 보자마자 '더 글로리'때의 애틋함이 떠올랐다. 마지막 촬영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웃음) 여전히 송혜교 배우는 '나의 사모님'이다. 평소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 편은 아닌데, 응원을 해줘서 감사했다. '시민덕희'를 재미있게 봤다고 후기도 전해줬다. 송혜교 배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응원 게시물을 올려줘서, 같은 방식으로 화답하고 싶은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이 없어서 아쉬웠다. 

-이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시작할 생각은 없나?

이불킥 예약이다. 하하. 했던 말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곱씹을수록 걸리는 말들이 많아진다. 그래서 소셜네트워크는 못할 거 같다. 

-'더 글로리', '마스크걸', '시민덕희' 등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를 소화한다. 비결이 뭔가?(웃음)

자연스러운 연기를 추구한다. 제가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선배들이 자신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에 크게 동감한다.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시작점은 염혜란이란 사실을 잊지 않는다. 

-스스로 본인의 연기를 평가하면?

아직은 어렵다.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대중이 가장 정확하게 평가한다고 믿는다. 다만 제 안의 기준이 조금 더 날카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적과 별개로 의미 있는 작품이 있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데 평가가 좋다고 해서 제 안의 소리를 무시하면 안 되지 않을까.

-2023년도 쉼 없이 달려왔고, 2024년 1월부터 관객과 만난다. 치열하게 연기하는 원동력이 궁금하다.

끈기 없고 덜렁대는 편인데, 연기할 때만큼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작은 소품 하나도 잃어버린 적이 없다.(웃음) 무엇보다 살면서 후회하지 않은 일은 연기밖에 없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렇게 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쉬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운이다. 흐름을 잘 탄 거 같다. 하지만 항상 좋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이 소중하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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