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너무 재밌다" 이무생로랑의 연기 소신

황소영 기자 2024. 1. 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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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생, 에일리언컴퍼니 제공
애칭 '이무생로랑', 배우 이무생(43)이 이번에도 그 품격을 자랑했다.

이무생은 지난 14일 종영한 tvN 주말극 '마에스트라'에서 거물급 투자자인 UC 파이낸셜 회장이자 오직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로맨스 직진남 유정재 역을 소화했다. 재력과 능력 그리고 비주얼까지 장착한 워너비남으로 이영애(차세음)를 향한 애절한 순애보로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받았다.

'마에스트라' 종영 후 현재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24일부터는 영화 '시민덕희'로 영역을 넓힌다. 올해 공개될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에도 등장한다. 비슷한 시기 시청자들,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음에 "그저 행운인 것 같다"라고 밝힌 이무생은 올해도 열일 행보를 예고했다.

-종영 소감은.

""개인적으로 열린 결말을 좋아한다. 세음과 알콩달콩하는 로맨스가 좀 더 있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긴 했지만 둘이 그렇게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유정재를 어떻게 이해하며 연기했나.

"인간 이무생으로서는 그렇게까지 해본 적이 없어서 100% 이해하지 못했지만 캐릭터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유정재 자체가 순수한 인물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재지 않고 차세음을 향한 마음만 생각했던 것 같다."

-연기하며 진짜 멋있다 감탄했던 지점이 있다면.

"사실 다 멋있지 않았나.(웃음) 오케스트라를 사는 플렉스. 캐릭터의 매력 중 하나는 차세음이 변해가는 것들을 캐치하며 성장해 가는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엔 느끼지 못했던 유정재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렇게 변하는 유정재를 인식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유정재스러웠더라면 그런 매력들이 반감될 수 있겠다 싶은데 차세음의 안 좋은 상황에서 오는 것에 따라 변하는 유정재에 큰 매력을 느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20% 정도다. 난 평소 디테일하지 못한 것 같다. 모자란 측면이 있는데 유정재는 정말 완벽했던 것 같다. 역할을 소화할 때 나랑 다른 지점이 무엇인지 이해하며 다가갔던 것 같다."

-선배 이영애와의 호흡은.

"선배님은 현장에서 천사였다. 내가 필요 이상으로 무언가를 특별하게 하지 않아도 먼저 편안하게 다가와줬다. 배려심도 많아 후배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을 해줬다. 감사한 작업이었다."

-범인(이루나)은 언제 알았나.

"뭔지는 몰랐지만 이루나가 어떤 한 지점을 담당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되는구나!' 충격을 받았는데 신선한 것 같았다. 의외의 인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그렇게 믿었던 이루나였는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안타까웠다."

-가장 범인으로 의심했던 사람은.

"아진(이시원)을 제일 의심했다. 그럴만한 상황이지 않았나. 내가 한 수 두 수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악역의 색이 다른 것 같다. 이루나는 사이코 패스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고 김필과 이아진은 상황적인 것에서 오는 빌런이었다. 사이코 패스란 측면과는 다른 것이니 나 역시 시청자로서 재밌게 봤다."

-작품마다 역할이 극과 극이라서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제가 선택을 한 것이니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요새 느끼는 것이지만 예전엔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이 있고 그렇게 말하기도 했는데 요샌 어떤 역할이든 나의 색을 입혀서 보여주고 싶다. 예전엔 이거 찍어서 하고 싶다 이거였다면, 요즘은 감사하게도 어떤 역할을 주든 이무생 화를 시켜 나름 어떤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작품이 좋아서, 캐릭터가 좋아서 할 때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다. 선역과 악역이 중요한 건 아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의 빌런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무생 표 악역의 진가를 먼저 발견해 준 사람은 누구인가.

"'이무생로랑'이라는 별명이 '지정생존자' '부부의 세계' 쯤이었던 것 같다. 지고지순하기도 해서 광기는 없었을 것인데, 드라마 '봄밤'에서 가정 폭력을 일삼는 남편이었다. 시작은 안판석 감독님의 '봄밤'이었다. '더 글로리' 때 작정한 것은 아니었다. 이전에도 사이코 패스를 맡은 적이 있는데 그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큼은 거기에만 매몰되지 말고 즐겁게 해 보자고 생각했다. 나 자신을 다독이니 훨씬 편하고 현장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미지 소비에 대한 우려는 없나.

"인간인지라 새로운 것만 보여줄 수는 없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디테일함이 중요한 것 같다. 경험한 바로는 근래에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 작품들을 연이어했다. '마에스트라' '클리닝업' '서른, 아홉' 등이 지고지순함이란 사랑에 대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다행스러웠던 건 관계성에서 오는 다름이 있었다. 각자의 다른 색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디테일함으로 잡아가는 게, 세분화를 시킬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만큼은 작품을 대할 때 편견 없이 바라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무생, 에일리언컴퍼니 제공
-멜로로 팬덤을 구축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멜로를 좀 더 할까 싶다.(웃음) 멜로 쪽으로 많이 오긴 한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은 외부에 관계자에 의해 그리고 시청자들의 니즈의 영향인 것 같다. 내가 부정한다고 해서 부정되는 게 아닌 것 같으니 충분히 가져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멜로에 진심이다. 그런 부분들을 열어놓고 생각하겠다."

-이번 작품에서 슈트의 정석을 보여준 것 같다. 평소 몸매 관리 비법은.

"삼시 세 끼를 잘 차려 먹는다. 그런 습관이 들었다. 대신 간식은 잘 안 먹는다. 먹을 때 양껏 먹고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팔굽혀 펴기 턱걸이 등을 꾸준히 한다. 1년 반 동안 쉬지 않고 했다. 술은 잘 마시는 편은 아니다."

-터닝 포인트는 언제라고 생각하나.

"아직 터닝 포인트가 온 것 같지는 않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연기 중이다. 아직 터닝 포인트를 생각할 시점은 아닌 것 같다. 해왔던 대로 열심히 해서 터닝 포인트가 내 모르는 사이 온다면, 그걸 보고 느낀 분이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

-지치지 않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 무엇보다 연기가 재밌고 설렌다. 영원히 잡히지 않을 것 같고 절대적인 것 같다. 만약 그런 재미가 사라진다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좋아하는 게 사라지는 것만큼 두려운 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재밌게 하고 싶고 잃고 싶지 않다."

-타이틀롤에 대한 욕심은.

"세, 네 계단씩 오르려고 하면 넘어질 수 있다. 그런 때가 온다면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서 잘 걷고 싶다. 두 세 계단쯤 아래에 있으면 어떨까 싶다. 한 계단이라고 하면 급작스러운 것 같고 행운은 갑작스럽게 온다고 한 계단 후에 올 수도 있으니 두 계단 정도로 하고 천천히 스텝에 맞춰 오길 바란다."

-새해가 됐다. 2024년 목표는.

"가만히 쉬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뇌를 쉬게 하고 싶다. 나름 쉰다고 해도 뭐라도 보지 않나. 근데 그러면 뇌는 일하고 있는 거라고 하더라.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명상 30분 하기가 목표다. 연습이 되지 않으면 힘들다고 하던데 열심히 일한 만큼 그런 쉼의 순간을 가지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에일리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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