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의 전성시대 "송혜교가 걱정 말고 즐기라고" [인터뷰]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2024. 1. 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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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사진=(주)쇼박스

배우 염혜란이 영화 '시민덕희'로 스크린 컴백에 나섰다. '한류스타' 송혜교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으며,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염혜란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4일 신작 '시민덕희'(감독 박영주)로 새해 극장가의 문을 두드릴 그는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시민덕희'는 지난 2016년 보이스피싱 피해자 40대 주부 김성자 씨가 가해자인 중국 조직원 검거 과정에 기여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을 그린다. 

특히 '시민덕희'는 '대세 신스틸러' 염혜란의 출연으로 깊은 신뢰감을 샀다. 그는 작년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마스크걸',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등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바.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력을 뽐냈던 염혜란은 '시민덕희'에선 중국어를 능숙하게 소화하는 열연으로 또 한 번 놀라움을 선사한다. 그는 조선족 출신의 봉림으로 완벽 변신, 빼어난 중국어 실력으로 세탁 공장 동료 덕희의 '내돈내찾'(내 돈은 내가 찾는다) 추적 스토리에 힘을 실었다. 또한 칭다오 택시 기사 애림 역의 안은진과 자매 케미로 쫄깃한 재미를 더했다.

왼쪽부터 염혜란, 송혜교 /사진=송혜교 인스타그램

염혜란의 눈부신 활약에 송혜교도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며 이목을 끌었다. 송혜교가 '시민덕희' VIP 시사회에 참석, 뜨거운 의리를 과시한 것. '더 글로리' 레전드 조합의 재회로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특히 송혜교는 SNS 팔로워 약 1,708만 명을 보유한 명실상부 톱배우. 그런 그가 개인 계정에 투샷 인증과 함께 "우리 이모님, (염)혜란 언니"라며 애정 가득한 피드를 남겨 '시민덕희'의 화제성을 톡톡히 끌어올렸다.

이에 염혜란은 "저의 어떤 인터뷰 기사보다 파급력이 크더라. '송혜교는 역시 톱배우'라는 생각이고 그 위력을 새삼 느꼈다"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어 "송혜교의 서프라이즈 이벤트"라는 비화를 풀어내 흥미를 자극했다. 염혜란은 "사실 너무 바쁘실 거란 생각에 초대를 미처 못했다. 연예계 동료분들보다 일반인 위주로 연락을 돌리기도 했고. 근데 송혜교가 연락도 안 하고 깜짝 서프라이즈로 이만한 꽃다발을 들고 오신 거다. 꽃도 얼마나 좋은 걸 사 오셨는지 며칠 지났는데 아직도 안 시들었다. 집에 잘 장식해 뒀다"라고 재치 있게 얘기했다.

'시민덕희'에 대한 송혜교의 반응은 어땠을까. 염혜란은 "영화의 첫선을 보이는 자리라 그날 제가 엄청 긴장을 많이 했는데 와주셔서 진짜 감사했다. 송혜교가 '아주 재밌으니 걱정 말고 즐겨라'라는 응원도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라는 따뜻한 우정을 전했다.  

송혜교뿐만 아니라, 주변의 호평이 뜨거웠다고. 염혜란은 "이번 '시민덕희'는 잘 봤다는 형식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전화로 '재밌게 봤다'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큰 힘이 되면서 한편으론 다들 우리 편이니 '워워' 하며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기대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다"라며 들뜨지 않고 차분히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렸다. 

'시민덕희'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봉림을 비롯해 덕희의 여정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참 사랑스럽고 매력적이었다"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염혜란은 "봉림을 연기하며 중점을 둔 지점은 무대포에 추진력 있는 숙자(장윤주)와 달리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거였다. 공장 일은 어떻게 하고 칭다오로 범인을 잡으러 갈 것인지, 현상금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담당하는 그런 친구의 몫을 해야겠다 싶었다. 또 감독님이 봉림이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저도 지금까지 기존 작품 속 방식과 다르게 연변 출신 캐릭터도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차별점을 짚었다. 

염혜란은 "'시민덕희'가 좋았던 건 보이스피싱 소재를 단순히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감독님이 진지하게 다루고 싶어 하시는 게 느껴졌다. 특히 여느 영화와 다른 강점이라면 가해자가 피해자의 입장으로서 피해자를 함께 만나 공조한다는 그 구조가 굉장히 신선했다. 사실 저도 뉴스에서, 주변에서 보이스피싱 사건들을 접해서 많이 듣던 얘기일 수 있겠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덕희가 피해자들을 찾아가는 장면을 보며 '아 위로받으실 수도 있겠구나' 싶어 울컥했다. 피해자인데도 말씀을 못하고 아직도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많이 계실 거다. '시민덕희'를 보시고 조금이라도 위로받으셨으면 좋겠다"라고 진정성을 드러냈다.

중국어 연기를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 혼신의 노력을 다한 염혜란이다. 그는 "한국 사람인데 중국 말을 그냥 배운 사람이 아니고, 주언어인 사람을 연기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좋았지만 중국어 연기는 조금 불만족스럽긴 하다. 근데 노력은 정말 많이 했다. 선생님도 철저하게 가르쳐 주셨다. 제가 뜻을 모르고 줄줄 위우기는 못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배웠다. 무슨 뜻인지, 성조를 표기해 가면서, 또 한 단어 연결하면 성조가 바뀌어서 그런 부분까지 체크하며 공부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나중엔 달달 외우는 게 나을 뻔했다 싶을 정도였다. 기초부터 공부하려 노력을 많이 했다. 선생님이 남자분이시라 여자분이 하시는 중국어는 또 어떨까 싶어서 다른 분에게도 여쭤보고, 여러 갈래로 중국어를 배웠다"라며 명품 열연의 비결을 들려주었다. 

자매로 호흡한 안은진과 고충을 나누기도. 염혜란은 "서로의 중국어 연기 고충을 잘 알고 있기에 '왜 이렇게 안 될까요' '죽을 거 같아' 하며 현장에서 함께 힘들어하고 공감했다. 촬영장에 선생님도 항상 상주해 계셨는데 우리 둘이 질문을 많이 하며 선생님을 괴롭혔다"라며 웃어 보였다.

또한 염혜란은 드라마 '연인'으로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안은진에 대해 "'시민덕희' 때 텐션이 어마어마해서 막내로서 진짜 귀여웠다. 요즘은 많이 죽었더라(웃음). 안은진이 쾌활하고 엄청 에너지가 좋은 친구다. 훨씬 잘 돼서 영화에도 도움이 되고 좋은 일 아니냐. 저도 덩달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애정 가득한 마음을 표했다.

라미란과는 지난 2019년 영화 '걸캅스' 이후 재회, 존경심을 전했다. 염혜란은 "곁에서 또 보고 싶은 배우였기에 정말 반가웠고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다양한 관계로 또 만나고 싶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그는 "(라)미란 언니가 가진 상징성이 있지 않나. 특히나 이번 작품을 하면서 더 많이 느낀 게, 언니는 제가 걸어온 길을 다 지나갔겠구나 하는 생각에 더 듣고 싶은 얘기가 많아졌다. 어떤 과정을 지나가며 배운 것들, 상처받은 것들도 있을 테고 저한테는 언니가 먼저 전철을 밟아간 선배로서 그 고충을 이해하게 된 부분이 있다. 우뚝 서 계시는데, 저는 과연 주인공의 옆에서 잘 돕고 필요한 역할을 잘 했는지, 되게 반성하게 됐다. 또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알게 되면서 언니가 힘들었겠지만 진짜 대단하다 싶었다. 저보다 앞서 그 길을 간 사람으로서 존경심이 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송혜교, 고현정에 라미란까지 쟁쟁한 여배우들과 환상적인 앙상블로 '워맨스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염혜란. 이에 그는 "조화로운 면에서 상대가 잠식되지 않고 함께 상생하고 보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부쩍 높아진 인기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염혜란은 "모자를 써도 알아보시는 분이 있고, 마스크를 해도 목소리로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있더라.  확실히 전보다는 많이 알아보고 좋아해 주신다. 최근에 여유가 생겨서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호텔에서 갑자기 방을 바꿔야 한다고 그런 적이 있다. 이 방을 계속 쓰겠다 했는데도 바꾸라고 해서 옮겼더니 예쁜 과일과 함께 '염혜란 환영한다'라는 메시지 카드가 있더라. 룸 업그레이드를 해주신 거다. 이런 대접은 정말 처음이었다. 궁금해서 절 어떻게 아시는지 직원분께 여쭤봤는데 '경이로운 소문', '마스크걸'을 보셨다고 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베트남에서 시청률 1위를 찍었다고 하더라. 너무 큰 환대를 받고 와서, 그럴 때 좀 (인기를) 느낀다"라고 얼떨떨해했다.

이내 염혜란은 "아주 황홀했지만 저는 여전히 아직도 갈 길이 멀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부담감이 좀 있다. 그래서 작품을 보는 눈도 너무 높아지고, 문제는 있는 거 같다(웃음). 하지만 작품을 선택할 때 모든 게 잘 될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고, 성적과 별개로 소중한 작업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구분해 보려 노력한다. 많이 끌리고 좋아하는 작품이 있더라도 전작과 겹칠까 고민하고, 아주 좋고 아깝지만 다른 결을 보여드리려 더 신중하게 고심하는 게 생겼다. 아무리 변신을 잘한다 해도 한계가 있을 테니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 안 해본 것들을 하고 싶다. 만약 젊었을 때 이런 좋은 작품들을 했으면 멘털이 흔들리고 앞으로가 흔들렸을 거 같다. 늦게 시작해서 간절함이 크고, 더 좋은 점이 있는 거 같다"라고 불타는 열의를 다졌다.

염혜란은 "제가 과거에 임용고시를 본 적은 있지만 그게 꼭 교사가 되고 싶어서라기보다 배우라는 꿈이 저한테는 너무 멀어서, 저 같은 사람은 못 될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아직도 연기에 대한 확신은 안 생긴다. 의심할 건 아니지만 확신이 생기는 순간 재미 없어질 거 같다. 확신은 죽어서까지도 안 생길 거 같다. 저는 연기 외엔 진짜 일상을 사는 사람, 일반인이다. 그런 제게 연기는 판타지를 준다. 특별한 마법을 경험하게 해준다"라고 천생 배우의 면모를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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