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가 만난 사람] 15. 심교언(삼척) 국토연구원장

박창현 2024. 1. 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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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지역에 머물도록 파격적 정책제안 지속 고민중”
국내 국책기관 중 최대 규모 수준
‘국토 균형개발’ 지속적 정책 제안
공공기관 이전 지역별 혁신도시
유입 체류인구 미미·구도심 공동화
2기 혁신도시 선정에 적절히 반영
광역거점 대학 육성·양질 일자리 마련
정주환경 개선·노후도시 재개발 연구
지역소멸위기 극복 위한 선결 과제
강원특별자치도 특례 규정 바탕
핵심사업 중 ‘선택과 집중’ 필요
수도권 인접 영서지역 기반시설을
영동권 특성 살린 관광산업 발굴

국가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과정은 생각 보다 단순하지 않다. 그중 ‘대한민국’이라는 국토자원의 균형개발과 지속가능한 국토 이용·보전·관리는 모든 정부의 끊임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국토 균형발전은 단순히 도로를 건설하는 인프라 확장측면이라기 보다 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정주여건과 주거환경을 좌우하는 ‘국가 어젠다(Agenda)’라는 점에서 국민적 합의와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런 섬세한 국토발전 방향을 연구하고 미래를 예측한 국토정책을 발굴하는 국책연구기관이 국토연구원이다. 삼척출신으로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심교언 제18대 국토연구원장이 지난 해 8월 취임했다. 지난 15일 세종시 국책연구단지 내 국토연구원 집무실에서 심 원장을 만나 현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방향과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삼척출신 심교언 제18대 국토연구원장이 지난 15일 세종시 국책연구단지에 자리잡은 국토연구원 집무실에서 박창현 강원도민일보 서울본부 취재국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삼척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 배경과 고향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삼척읍 갈천리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다가 1970년대 부친의 직장을 따라 포항으로 이사했다. 당시 아버지가 포항제철에 입사했다. 포항에서 초중고를 다녔지만 방학이 되면 삼척 친척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추억이 남아있다. 지금도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고향, 삼척에 집안 행사차 종종 방문한다. 학자의 길로 접어들면서 폐광지 활성화 연구나 춘천 G5프로젝트 등 강원도와 관계된 여러 연구용역과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언제든지 강원자치도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

- 지난해 8월 취임한 국토연구원은 어떤 역할을 하는 국책기관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국토연구원(KRIHS)은 1978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국토의 균형발전과 국민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주로 국토종합계획 수립, 국가균형발전, 지역 및 도시계획, 주택 및 토지정책, 교통, 공간정보 등 폭 넓은 분야를 연구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할 중장기 국가정책의제를 발굴하는 연구기관이다. 실행사업에 대한 평가 역시 국토연구원의 주요업무다. 연구원이 380명에 달하고 이중 박사급이 130명이다. 국내 국책기관 중 최대규모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장 취임 이후 효율적인 업무분장을 위해 12개 본부체제를 4개본부로 대폭 줄여 의사결정구조를 슬림화했다. 지난 해 7월 출범한 지방시대위원회의 4대 특구사업이나 노후도시 재개발, 부동산정책 등 국민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사회적 이슈를 분석·해결하기 위한 현장중심적 연구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 문재인정부 시절 학자로서 부동산정책에 비판적 논조를 보였다. 어떤 문제점이 있었나.

“부동산정책은 수요와 공급이 작동하는 시장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문제를 이념적으로 접근한게 가장 큰 정책적 오류였다. 주택가격을 잡겠다며 도심 주택공급을 억제하고 다주택자에 대해 마녀사냥식으로 여론몰이를 했다. 이들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OECD 국가 중 최상위급(연 7.2%)으로 올려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다. 시장을 무시한 부동산정책이 결국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고 생각한다.”

-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동산TF팀장을 맡아 현 정부 부동산정책기조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와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어떤 차이가 있나.

“현정부의 국정목표를 보면 안정적 주거를 위해 주택공급 확대와 관련 제도 정상화를 제시하고 있다. 공급을 억제한 전임 정부와 달리 적극적인 부동산 규제 해소를 초점에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각종 부동산세를 정상화하고 금융권 대출규제를 완화했다. 일산 등 수도권 일대 1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전국 구도심과 노후도시에 대한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게 현 정부의 기조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시장의 거시적·미시적 위기대응능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가 수도권집중화와 지역 미분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주택공급은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다. 그 동안 수도권의 경우 도심지역 주택개발을 억제하고 신도시 개발정책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시장의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깨졌다. 이런 면에서 수도권 주택공급은 부동산시장과 주거복지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 국토에서 미래수요를 감안한 주택 공급기반을 준비하고 규제완화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한다.”

 

 

-국토연구원의 핵심 역할 중 하나가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제안이다. 지역소멸시대를 맞아 수도권 집중화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정책이 시급하다. 이를 위한 과제와 구상이 있다면.

“1978년 국토연구원 창립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남긴 휘호가 ‘국토의 균형개발’이다. 그 만큼 우리 연구원의 최대 과제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광역거점별 대학 육성과 양질의 일자리,정주환경 개선이 지역소멸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선결과제로 꼽고 있다. 이를 위해 지방시대위원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에게 파격적인 주거여건을 제공하는 정책제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 집값 급등 등 주거여건이 악화된 영향으로 초저출산사회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부동산정책을 연계한 저출산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이에 대한 구상은.

“저출산은 정부 모든 부처에서 다뤄야 할 현안이다. 단순히 집값과 저출산의 상관관계를 따지기 보다 즐거운 가정, 즐거운 학교가 저출산을 해결하는 최우선 과제다. 무엇보다 유년기 평안한 가정환경을 위한 지원을 다방면으로 펼쳐야 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신혼부부들은 신혼 초 저렴하게 주택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또 주거단지 내 최대한 근접거리에 보육환경을 조성해 육아 부담이나 여성의 경력단절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청취하고 있다.”


-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전국 각지에 혁신도시가 조성됐다. 지역별 혁신도시가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제2의 혁신도시 요구도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이 이전한 혁신도시에 대한 평가와 활성화 대책이 있다면.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형태의 혁신도시는 지역의 혁신, 정주, 상생측면을 고려하여 설계됐다. 상대적으로 기존 도심 보다 우수한 정주환경을 조성했지만 신규 유입되는 체류인구가 생각보다 많지 않고 구도심 공동화라는 역효과도 감안해야 한다. 혁신도시 공공기관과 지역 민간기업과의 연계협력이 더욱 활성화돼야 혁신도시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같은 1기 혁신도시의 과실을 다방면으로 평가해 제2기 혁신도시의 적정 입지와 이전 대상 공공기관을 판단할 것으로 본다.”

- 특별자치도 원년을 맞은 강원자치도 발전을 위해 조언한다면.

“강원자치도는 이제 개발에 소외된 지역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특별자치도에 부여하는 특례규정은 생각보다 파격적이다. 이에 맞는 지역 거점형 개발사업 발굴이 과제다. 정부 관련부처나 국책연구기관, 전문가들의 조언을 많이 들어야 한다. 여러 사업을 나열하기 보다 핵심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영서권은 수도권과 인접한 만큼 이에 맞는 기반시설을 마련해야 하고 영동권은 지역이 가진 자연과 지리적 특성을 살린 관광산업이 발굴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박창현 chpark@kado.net

■ 심교언 국토연구원장 .

1969년 삼척에서 태어나 포항제철고,서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도시공학 전공으로 석·박사를 취득하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위원,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인수위원회 부동산TF팀장에 이어 지난 해 8월 제18대 국토연구원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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