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은 콘택트 중심의 2루수" 2년째 일관된 美 평가, 선배 김하성처럼 반전 이뤄낼까

김동윤 기자 2024. 1. 1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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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김혜성. /사진=키움 히어로즈
국가대표 2루수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이 메이저리그(ML)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그의 유격수 도전에도 관심이 쏠린다.

키움은 지난 16일 "김혜성이 이날 오전 고형욱 단장과 면담에서 이번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했다. 키움 구단은 내부 논의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강정호(37·은퇴), 박병호(38·KT 위즈),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히어로즈 선수로는 다섯 번째 포스팅 도전이다.

김혜성은 2021년 브레이크아웃을 기점으로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문촌초(고양시리틀)-동산중-동산고를 졸업한 김혜성은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부터 1군에서 활약한 그는 2021년 144경기 타율 0.304, 3홈런 66타점 99득점 4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39로 커리어 첫 타율 3할과 도루왕을 차지하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며 국가대표 2루수로 성장했다.

이정후와 함께 매년 성적이 우상향하는 히어로즈 선수 중 하나였다. 지난해 137경기 타율 0.335(556타수 186안타) 7홈런 57타점 104득점 25도루, 출루율 0.396 장타율 0.446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거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주장으로서 각각 금메달과 준우승이라는 굵직한 성과를 냈다. 통산 KBO리그 성적은 826경기 타율 0.300(3252타수 877안타), 26홈런 311타점 501득점 181도루, 출루율 0.360 장타율 0.393.

김혜성.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도전 소식에 미국도 관심을 가졌다. 17일 미국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던 유명한 KBO리그 FA선수들처럼 마케팅 파워를 지닌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속해서 삼진 비율을 줄이고 볼넷 비율을 향상하면서 지난 세 시즌 동안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3년간 김혜성은 홈런은 14개에 그쳤지만, 타율 0.319, 출루율 0.380 장타율 0.405를 기록하면서 67개의 2루타, 16개의 3루타, 119번의 도루 시도 중 105번을 성공했다. 2018년 신인 시절에는 볼넷률이 7%, 삼진율이 25.2%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볼넷률이 9.2%, 삼진율이 12.4%로 개선됐다. 3년 연속 삼진율이 15% 이하를 기록한 것은 확실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베이스볼아메리카(BA)로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제적으로 주목해야 할 유망주 9위에 올랐던 것도 함께 언급했다. 당시 BA는 "김혜성을 가끔 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는 플러스 수비수다. 선구안이 좋고 뛰어난 콘택트 능력도 갖고 있다. 구속에 대한 대처 능력도 있으며, 골드글러브를 유격수-2루수 두 개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펜스를 넘길 힘은 부족하지만, 배럴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드라이브 유형의 타자"라고 덧붙였다.

장타력의 한계는 김혜성의 역할을 유틸리티로 한정하게 만들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장타 부족이 FA로서 김혜성의 매력을 깎을 순 있다. 체격과 하아리아트 필름을 봐도 확실히 전형적인 장타자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적어도 그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 또 주루에서 가치를 제공하고,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좌타자다. 장타력이 부족함에도 그는 내년 겨울 스피드-콘택트 중심의 2루수로 주목을 받을 수 있다. BA는 그를 잠재적인 빅리그 유틸리티로 분류했고, 그의 전 동료 김하성의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글을 마쳤다.

김혜성.

2년 전 평가와 대동소이하다. 2023시즌을 앞두고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는 "김혜성의 콘택트 툴과 스피드 툴은 그를 메이저리그에서 유틸리티 선수로 뛸 수 있게 한다. 2021~2022년 80개의 도루를 했고 홈에서 1루까지 4초 밑으로 끊었다"며 "그는 주로 2루수로 뛰지만, 유격수에서 뛸 수 있는 어깨와 운동능력을 지니고 있다. 빅리그에서 주전 2루수로 뛰기에는 장타력이 부족하기에 수비적으로 좀 더 다재다능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혜성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평가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면 '장타력 부족', '뛰어난 도루 능력', '유격수를 할 수 있는 뛰어난 운동능력'이다. 이 중 장타력은 한 시즌 최고 7홈런에 불과한 김혜성에게 1년 사이에 뒤집을 수 없는 능력이고, 주력은 이미 차고 넘치게 증명했다.

유일하게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것이 풀타임 유격수가 가능한지 여부다. 지금까지는 실패만 맛봤다. 2021년 풀타임 유격수로 뛰면서 35개의 실책(유격수 113경기 29실책, 2루수 39경기 6실책)을 저지른 잔상이 아직 남아있다. 지난해도 다섯 경기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어깨와 수비 범위는 '탈 KBO'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지만, 포구와 송구에서 약점을 보였다.

많은 지적을 받은 언더핸드 송구는 오히려 크게 문제 될 건 없다는 것이 현장의 시선이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오버든 언더든 본인이 편한 대로 던지면 된다. 강하게 던져야 할 상황에서는 오버스로로 던지는 것이 좋지만, 내가 본 김혜성은 오버스로로 잘 던졌다. 또 수비 범위와 송구는 타구를 많이 처리하면서 경험이 쌓이면 실력이 늘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한 KBO리그 내야 코치 역시 "메이저리그의 유명한 유격수나 3루수 중에서도 언더핸드 송구는 흔하다. 본인이 자신만 있다면 꼭 오버핸드 송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힘을 보탰다.

김혜성.

하지만 언더핸드 송구가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본인이 실제 경기에서 확신을 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올해는 기존의 투·타 핵심이었던 안우진(25), 이정후 없이 치르는 어린 히어로즈의 첫 시즌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그들과 같은 무게감을 지닌 김혜성에게 주장을 부탁했고, 그 역할을 받아들여 내야와 팀의 구심점이 된 상황에서 구단으로서는 더 큰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김혜성의 유격수 포지션 요청에도 확답을 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스스로 하기에 달렸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작해 3월 시범경기 그리고 정규시즌 초반까지 구단에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김혜성은 유격수 포지션 관련한 질문에 "언제든 뛸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만약 2루수로서 전념해 달라는 최종 결론이 나왔다면 타격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혜성은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타격왕을 차지한 적도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을 달성한 적이 없다. OPS 0.8을 넘은 것도 지난해뿐으로 아직 타격에서도 조금 더 보여줘야 할 것이 많다.

또 2루수로 평가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 해도 그의 유격수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선배 김하성만 해도 메이저리그에서는 2루 혹은 유틸리티가 될 것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넘어갔다. 4년 2800만 달러라는 금액도 메이저리그에서 유틸리티 선수들이 받는 계약 규모와 비슷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단 2년 만에 극적으로 평가를 뒤집었다. 메이저리그에 맞게 수비를 개선해 유격수 골드글러브 최종후보 3인에 들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유틸리티로서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오랜 기간 지켜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김혜성도 그런 반전 활약을 할 수 있는 운동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성실함만큼은 KBO리그에서도 최고라는 소리를 듣는 선수이기에 노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선택과 집중 그리고 방향이 중요한 1년이다. 김혜성은 포스팅을 허락해 준 데에 "큰 무대에 대한 도전 자체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팀에서 지지해 주시는 만큼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늘 하던 대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어 주장 선임에 대해선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선배님들이 팀에 계신 만큼 많이 도움을 구하려 한다. 처음 주장을 맡았던 2021시즌보다 나이도 들었고 팀 구성도 많이 달라졌다. 임하는 자세는 같지만 조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혜성.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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