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겨울 고(考)

천남수 2024. 1. 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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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겨울은 12월부터 2월까지다.

지금이 겨울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겨울은 시베리아와 중국에서 한반도로 확장하는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하지만, 몹시 추운 날씨를 보인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늘 푸른 모습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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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겨울은 12월부터 2월까지다. 지금이 겨울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겨울은 시베리아와 중국에서 한반도로 확장하는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하지만, 몹시 추운 날씨를 보인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기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수밖에 없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된바람과 차가운 눈이 내리는 시절이니, 곧 ‘북풍한설(北風寒雪)’의 계절이다.

엊그제 눈이 내린 후 추위가 들이닥쳤다. 이런 추위를 엄동설한(嚴冬雪寒)이라고 한다. 오죽했으면 겨울 추위를 ‘동장군(冬將軍)’이라면서 의인화했을까. 기왕 겨울과 연관된 사자성어를 꺼냈으니, 조금 더 이어보자. 눈 위에 서리가 덮인 격으로 어려운 일이 연이어 일어나는 것을 비유한 말이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급격한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에 초고령화까지 겹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런데 이런 어려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치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정치는 진영 간 적대감만 높이고, 이와 비례해 국민적 고통은 늘어만 간다. 이를 비유한 말이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이다. 얼음과 불은 성질이 반대여서 만나면 서로 없어진다는 뜻이다. 국민이 안중에도 없는 대결정치는 결국 공멸한다는 것 아닌가. 세상은 얼음이 녹고 기와가 깨진다는 ‘빙소와해(氷消瓦解)’의 위험한 지경이 됐다.

그러나 실망하긴 이르다. 어려움 속에서도 의연한 것이 있으니, 이를 ‘설중송백(雪中松柏)’이라 한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늘 푸른 모습을 유지한다. 이 말은 지조가 변하지 않는 인물을 비유하는데 많이 쓰인다. 비슷한 의미로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의 ‘오상고절(傲霜孤節)’도 있다.

그러므로 설니홍조(雪泥鴻爪). 즉 눈 녹은 진창 위 기러기 발자국처럼 흔적 없는 것이라고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세상이 혼란스럽고 불안하더라도 올곧은 이들이 있으면 희망은 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늘 푸른 소나무 기상이 그리운 겨울이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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