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양승화 두성테크 부사장 | “ 모바일 넘어 전장도 올라탄다, 2030년 매출 1조 목표”

장우정 조선비즈 기자 2024. 1. 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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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화 두성테크 부사장 연세대 경영대학원, 현 디에스피홀딩스 사장, 현 디에스솔루션즈 대표, 현 디에스프레시 대표, 현 케플러자산운용 의장, 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이사, 현 대한폴로연맹 이사, 전 엠티콜렉션 전무이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사진 고운호 조선일보 기자

“2023년은 두성테크 베트남 생산법인이 10년을 맞은 해다. 스마트폰 물결을 타고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한 두성테크는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모빌리티 물결에 올라타 2030년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다.”

2023년 12월 28일 서울 서초구 디에스솔루션즈 사무실에서 만난 양승화 DSP홀딩스 사장 겸 두성테크 부사장은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DSP홀딩스는 두성테크(모바일·전장 부품), 엠티콜렉션(패션), 평택항만물류(물류) 등을 계열사로, 디에스솔루션즈를 관계사로 각각 두고 있다. 디에스솔루션즈는 양 부사장이 차린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스타트업이다. 현재 이곳 대표도 맡고 있다. DSP홀딩스 산하 기업 중에선 두성테크가 가장 핵심 역할을 한다. 1997년 설립, 2011년 양 부사장의 아버지인 양두석 회장이 인수한 두성테크는 서로 다른 기능의 여러 인쇄회로기판(PCB)을 전기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부품으로 만드는 PBA 모듈 제조사다. 이렇게 만든 PBA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 등 모바일 제품에 장착된다. 2023년 2015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 시장은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에 들어간 지 오래다. 부품사 입장에선 원가·품질에 대한 요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8년부터 두성테크에서 회사의 전략적 의사 결정을 맡고 있는 양 부사장은 “이런 리스크(위험 요인)를 벗어나기 위해 회로기판이 반드시 들어가는 자동차 전장(전자 장비) 쪽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고 했다. 미국 포드의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매니지먼트(BMS)용 PBA를 2022년 11월부터 양산하기 시작해 2023년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혼다, 스텔란티스 부품 수주까지 확정됐으며 도요타, 현대차·기아도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장 사업의 매출 기여도가 커져 2028년부터는 PBA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전방 산업이 어려운데 2000억원대 매출을 이어갔다.
“전방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하며 경쟁이 무척 치열해졌다. 고객사가 스마트폰을 많이 팔아야 우리 부품 공급량도 늘어나는데 성장세가 이전 같지 않다. 원가·품질에 대한 요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성테크는 품질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 두성테크는 2022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품질 최우수상, 2023년 삼성전자 베트남 부품 품질 혁신 우수상 등을 받는 성과를 냈다. 다른 한편으론 지속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나갔다. 2020년부터 공들이기 시작한 자동차 전장이 대표적이다. 관련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선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요구하는 인증(IATF16945)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베트남을 오가며 임직원들이 고생했다. 그 결과 2023년 여기에서만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 수주 현황을 보면 2025년부터는 200억~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2030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삼았는데.
“스마트폰 PBA와 전장 사업뿐 아니라 스마트워치 온도센서,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헬스케어 기기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다. 그간 우리 역량으로 하지 못했지만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을 갖고 있는 회사 두어 곳을 보고 있다. 전장 사업 본격화를 위해 2024년엔 베트남 생산 법인 외에 미국, 유럽 등에 신규 생산 거점 투자도 결정할 예정이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면서 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향후 3년 내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확보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제조와 거리가 있는 디에스솔루션즈를 창업했다.
“두성테크의 뿌리는 동그라미 속 ‘M 자’ 로고로 유명한 메트로시티 브랜드의 엠티콜렉션이다. 1992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브랜드를 아버지가 1997년 인수해 국내에 들여온 것이다. 엠티콜렉션이 유통·판매를, 지금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DSP홀딩스는 당시 관련 제조를 맡았었다. 만 26세였던 2006년 대학을 졸업하고 그해 DSP홀딩스에서 재무 담당 이사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회사가 성장하는데도 정산 시점, 추가 매출을 위한 투자, 제품 제작 등으로 현금이 묶여있는 기이한 상황을 목격했다.

당시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이 막 커지기 시작한 때였다. 여기에서 물건을 파는 사업자들도 비슷한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생각하게 됐다. 사업자들은 정산받기까지 최대 60일이 걸리기도 한다. 돈이 그때그때 돌지 않으면 사업자들은 물건을 팔아놓고도 빈손으로 추가 매출을 위한 주문을 다시 해야 한다. 버티기 위한 자금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2015년 ‘비타페이’라는 이름의 선정산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것은 이 때문이다. 판매자가 비타페이에 매출채권을 양도하면 판매 대금의 최대 90%를 미리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11번가 등 2000여 개 회원사를 두고 있다. 비타페이가 자리 잡으면서 1·2금융권에서도 금융 소외 계층이던 온라인 사업자를 겨냥한 상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보람을 느낀다.”

패션, 제조를 넘어 핀테크까지 넘나들 수 있는 비결은.
“오랫동안 다양한 사업을 해 온 부친으로부터 배웠다. 30대 중반이란 젊은 나이에 창업했고, 그전에도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건설업에 뛰어들어 사우디아라비아에 오랜 기간 나가 있는 등 다이내믹한 경험을 많이 했다. 유연하고 항상 깨어있는 지식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 75세인 지금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열정이 많다. 스키, 스노보드, 골프, 인라인, 자전거 등을 즐기고 아직 외국어를 공부할 만큼 자기계발에도 많은 시간을 쓴다. 이런 젊고 열린 사고방식은 경영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업종과 DNA가 다른 회사를 총괄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일이다. 어떤 직원을 어디에 배치하는지도 기준이 다 다르다. 고유의 핵심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면서 임직원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밖에 없다. 임직원과 일대일로 대화할 때는 7 대 3 비율로 듣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을 쓴다. 말하는 것은 주로 회사의 비전이나 계획, 성과에 대한 것들이다. 비상장사이지만 이를 투명하게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현재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이사 등으로 대외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각계각층의 리더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경험을 듣다 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많이 배우게 된다.”

Company Info

회사명 두성테크
본사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사업 PBA 등 전자 부품
대표 김묘근
설립 연도 1997년
매출 2104억원(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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