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루팡 중’...일주일 된 새내기 9급 공무원의 과시욕이었다

김수언 기자 2024. 1. 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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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감사 “민원 현장 확인, 허위 출장은 아냐”
”품위유지 의무 위반 여부 살펴볼 것”
경기 양주시청에 근무하는 9급 공무원 A씨의 SNS. /뉴스1

“월급 루팡(도둑)중. 출장 신청 내고 주사(공무원 직급)님들이랑 밥 먹고 카페 갔다가 동네 돌아다녔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허위로 출장신청서를 내고 실제로는 식당과 카페를 돌아다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9급 공무원이 감사를 받게 됐다.

15일 경기 양주시는 입장문을 내고 “A 공무원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허위 출장이라고 충분히 오해할 만한 게시글로, 성실하게 공무 수행하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야기시키고, 시 공무원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지방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철저히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주시는 또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신규 공무원 A씨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내용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허위출장 및 출장비 부정수급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선 9급 공무원인 A씨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A씨는 출장 신청서 화면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이를 자세히 보면 A씨는 건축과 소속으로 지난 12일 오전 10시부터 출장 신청이 돼 있다. A씨는 이 사진과 함께 “월급 루팡(도둑)중”이라며 “출장 신청 내고 주사님들이랑 밥 먹고 카페 갔다가 동네 돌아다녔다”고 적었다.

A씨는 또 인스타그램에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 사안과 관련된 시청 발송 공문을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짓지 말라면 좀 짓지 마. 왜 말을 안 듣는 거냐. XX 공들여 지어놓은 것들 어차피 다시 부숴야 하는데”라고 했다. 이 게시물에는 민원인의 실명 일부가 드러나 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A씨는 “아니 무슨 맨날 회식이야 XX”이라며 팀 회식 안내문도 올렸다. 안내문에는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의 소속과 이름이 모두 나와 있었다.

경기 양주시 9급 공무원 A씨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 /뉴스1

A씨는 ‘고졸 특채’로, 지난 8일 공무원에 신규 임용돼 출근한 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은 시보(수습 직원)로 파악됐다.

양주시가 조사를 벌인 결과,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0시쯤 같은 팀 선임 공무원과 민원 관련 현장확인 목적으로 출장에 동행했다. 또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에 출장 중인 다른 공무원 2명과 만나 식당에서 식사 후 카페에 들렸다가 시청으로 출발해 오후 1시 23분 도착했다. 실제 출장 근무가 이뤄졌으며, 식사 후 복귀했을 뿐 허위 출장이나 출장비 부정 수급은 아니라는 게 양주시 측 설명이다.

다만 양주시는 A씨가 공무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는지 등의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A씨는 현재 시보 기간인 만큼 징계 여부가 공무원 직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이제 막 공무원이 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과하게 표현하느라 그랬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A씨는 사안이 커지자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양주시는 “신규 공무원에 대해 임용과 동시에 초임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소양 등 올바른 공직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는 신규자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공무원의 복무와 출장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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