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50대 남성 가장 많아...발견까지 평균 26일

강나현 기자 2024. 1. 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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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고독사'로 숨진 사람은 50대 남성이 가장 많고 평균 26일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주영 부산대학교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지난해 1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제43권 제4호)에 게재한 논문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을 통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한 664건의 법의부검 사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23년 서울 영등포 쪽방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고독사는 128건(19.2%)이었습니다. 목격자 없이 사망하고, 사망 뒤 3일 이상 지나서 발견됐다는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남성이 108명(84.4%), 여성은 20명(15.6%)이었고 연령대로 따지면 50대가 51명(39.8%), 60대 30명(23.4%), 40대 28명(21.9%) 순이었습니다. 가장 비중이 작긴 했지만 20대도 2명(1.6%)이 포함됐습니다.

나이와 성별을 종합하면 50대 남성이 가장 많았습니다. 44명(35.4%)으로 1위였는데, 그 뒤를 60대 남성(27명, 21.1%)이 이었고 40~60대 남성을 모두 합하면 75%(96명)에 해당합니다.

결혼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던 110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 (60명,47.7%)는 이혼이나 별거 상태였고 결혼하지 않은 경우는 44명(34.4%)이었습니다.

고독사 절반 이상은 건물관리인이나 임대인에게 발견됐습니다. 전체 128건 가운데 65건(50.9%)을 차지했습니다. 시신 부패로 악취가 나서 이웃이 신고하거나 관리비나 임대료를 받으러 갔다가 발견하는 식입니다. 지인이 발견한 경우는 14건(10.9%)이었습니다.

숨진 뒤 발견되기까지는 평균 26.6일이 걸렸습니다. 가장 많은 경우는 1주일에서 1개월 사이였습니다. 6개월 이상 지나 발견된 경우도 4건(3.1%) 있었는데, 가장 오래 걸린 사례는 10개월 만에 원룸에서 임대인에게 발견된 남성이었습니다.

사회와 단절된 요인으로는 '건강 문제'가 가장 많았습니다. 총 61명(55%)이 해당됐는데, 알코올 문제가 4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실제 고독사 63%에서 0.03% 이상의 알코올농도(평균 0.109%)가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경제 문제로 인한 단절(31명, 2.9%), 가정폭력 등 가정 문제로 인한 단절이 19명(17.1%)이었습니다.

나 교수는 고독사의 구체적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습니다. 부패 단계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사망 뒤 발견까지 '7일'을 기준으로 하자는 겁니다. "다만 그보다 빨리 발견됐다 해도 고독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는 개별 사항에 따라 고독사 여부를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 고 덧붙였습니다.

현행 '고독사 예방법'에는 고독사를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으로 정의합니다. 일정한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아 지자체 사이에서도 적용기준이 다릅니다.

고독사의 '사회적 고립' 요소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 교수는 "우리 사회가 고독사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망을 파악해 우리 사회 구성원이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라며 "스스로 돌봄과 사회적 돌봄이 이뤄지지 못하는 사회적 고립의 기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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