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해부] 스마트폰에 2차전지까지…하이비젼시스템 ‘실적 잔치’

장우정 기자 2024. 1.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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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發 특수에 수주잔고 2247억으로 급증
2차전지 100억 이상 기여하며 성과 본격화
“2023년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벤트성 증가가 아니라 수년간 근본적인 체질 개선, 핵심 역량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의 결과입니다.”

최두원 하이비젼시스템 대표는 최근 뉴스레터를 통해 “오랜 기간 카메라 모듈(부품 덩어리) 검사 장비 기업으로 성장해 왔으나 2017년 이후 다양한 센싱 모듈 검사 장비, 공정 장비로 아이템을 확대했고 2022년부터는 2차전지(배터리) 신규 사업 부문에 진출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하이비젼시스템이 지난해 3378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1977억원)보다 70% 넘게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630억원으로 151%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 대표가 2002년 설립한 하이비젼시스템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부품에 대한 공정·검사 자동화 장비를 만들어 LG이노텍, 삼성전자, 코웰(홍콩), 폭스콘(대만), 샤프(일본) 등에 납품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트리플(3개) 카메라, 3차원(3D) 카메라 등 고도화된 처리 기능을 가진 카메라 모듈이 등장하면서 관련 검사 장비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장비 계약이 급증한 것은 최종 고객사인 애플이 전면 카메라 사양을 바꾸고 후면에 폴디드 줌(Folded Zoom)을 탑재하면서 관련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업체가 장비 투자를 늘린 영향이 컸다.

폴디드 줌은 멀리 있는 사물을 당겨 찍는 역할을 하는 망원렌즈를 세로가 아닌 가로로 구현해 이른바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옴)를 최소화한 카메라 모듈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2020년부터 적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술이 업그레이드되면 새로운 검사 장비를 들이거나 장비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최소 2~3년 이어진다.

하이비젼시스템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247억원이다. 납품 기한이 통상 3개월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이 수주잔고 일부는 올해 매출에 반영된다. 증권사들은 하이비젼시스템이 올해 매출액 369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이비젼시스템의 신사업은 2차전지다.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될 것에 대비해 사업을 다각화했다. 하이비젼시스템은 2021년 8월부터 2차전지 사업부문 조직을 만들고 2022년 세방전지와 셀 검사, 배터리 패키징(조립) 등 2차전지 장비를 개발했다. 지난해 세방전지 자회사인 세방리튬배터리의 패키징(적절한 물질로 감싸는 것) 라인을 수주했고, 셀 업체에 검사 장비를 납품하는 등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카메라 모듈 장비에 적용되는 핵심 기술을 응용·적용할 수 있는 3D 프린터 사업이나 최근 애플이 출시한 혼합현실(MR) 기기 ‘비전프로’발(發) 시장도 중장기적으로 하이비젼시스템의 신규 사업 분야다. 아직 초기인 두 시장이 성장 단계로 접어들면 관련 업체들의 투자가 예상된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최대 주주는 지분 11.82%를 보유한 최 대표다. 현재 주요 임원으로 있는 박상엽 재무총괄 본부장과 오상근 연구총괄 본부장이 각각 1.89%, 1.98%의 지분을 보유해 특수관계인에 포함돼 있다. 주요 연결 종속회사로는 퓨런티어(자율주행차 센싱 카메라 공정 장비), 큐비콘(3D 프린터), 하이비젼 비나(베트남 법인), 하이비젼 테크놀로지(중국 법인), 하이라이프에프에스(위탁급식영업) 등이 있다.

하이비젼시스템는 지난해 8월 미국 법인에 이어 11월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고객사뿐 아니라 신규 고객사 영업을 강화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인도를 비롯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아시아 지역으로도 적극적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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