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계+인’ 등장하는 신비한 바위 어디일까
휘몰아치는 포천 한탄강에 불쑥 솟아 오른 용머리 ‘화적연’/겸재 정선 ‘해악전신첩’에 화적연 남겨/영화 ‘외계+인’ 1부 밀본 본거지 입구 장면에 등장/한탄강 하늘다리 ‘아찔’/수많은 영화 촬영 무대 비둘기낭 폭포 신비 가득
인간의 몸속에 외계인 죄수를 가둔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받은 공상과학(SF) 영화 ‘외계+인’ 2부가 드디어 10일 개봉하면서 2022년에 나온 이 영화 1부를 다시 찾아보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각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복습’ 열풍이 대단하다.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며 지구에 사는 가드(김우빈)와 로봇 썬더, 형사 문도석(소지섭) 몸에 갇혔다 기억을 되찾고 지구의 모든 외계인 죄수 탈옥을 감행하는 설계자, 외계인 죄수 탈옥을 막기 위해 시간의 문을 열어 설계자 등을 끌고 630년 전 고려로 빨려 들어간 천둥(권총)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 고려에 사는 얼치기 도사이자 현상금 사냥꾼 무륵(류준열)이 시간의 문을 여는 ‘에너지 칼’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펼치는 영화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SF 영화 마니아들이 2부 결말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1부에서 무륵이 두 마리 고양이 우왕, 좌왕과 함께 신검을 찾아 밀본의 본거지로 숨어드는 장면에서 매우 신기하게 생긴 바위가 잠깐 스쳐 지나간다. 한 번이라도 가봤다면 금세 알아차릴 정도로 강렬한 인상으로 남는 바위는 바로 경기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의 화적연이다.
화적연에서 한탄강을 따라 차로 20분을 달리면 포천 여행의 핫플레이스 한탄강 하늘다리가 등장한다. 입구로 들어서자 한국인의 소울푸드 떡볶이, 어묵탕은 물론 어린 시절 추억 돋는 핫도그를 파는 푸드트럭들이 발길을 잡아끈다. 큼직한 소시지가 들어간 ‘겉바속촉’ 핫도그 한입 베어 물고 달달한 떡볶이 입에 밀어 넣기 무섭게 어묵국물을 들이켜자 얼었던 속이 따뜻하게 풀린다.
귓불을 에는 매서운 바람에도 많은 이들이 높이 50m의 하늘다리를 걷는다.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입구 포토존을 지나 다리를 걷기 시작하자 출렁출렁해 멀미가 난다. 시퍼런 강물이 장쾌하게 흐르는 계곡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유리발판 구간이 계속 등장하는 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부니 간담이 서늘하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200m 길이 하늘다리는 성인 1500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중간쯤에 서면 주상절벽을 거느리고 거침없이 흐르는 한탄강 절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다리를 끝까지 건너면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은 한탄강 주상절리길 중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멍우리협곡을 만나는 4코스 멍우리길로 이어진다. 비둘기낭폭포∼하늘다리∼대회산교∼징검다리∼멍우리교∼멍우리2교∼수변생태공원∼화적연 캠핑장을 잇는 8㎞ 코스로 2시간40분이 걸린다. 하늘다리를 건너기 전 강을 따라 4코스와 나란히 펼쳐지는 3코스 벼룻길은 비둘기낭폭포∼멍우리협곡 전망대∼벼룻교∼부소천교로 이어지는 6㎞ 구간으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벼룻길 끝에서 만나는 부소천교에 서면 깎아지른 주상절리 수직절벽이 장대하게 펼쳐지는 풍경에 감탄이 쏟아진다.
비둘기낭폭포는 하늘다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라 함께 묶어서 여행하기 좋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오후 3시인데도 한 줌 햇살을 허락하지 않는 주상절리 절벽 아래 에메랄드빛으로 영롱한 깊은 소가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폭포는 얼어붙었지만 속으로 흐르는 물은 비둘기낭의 소를 한겨울에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불무산에서 발원한 불무천 끝의 현무암 침식 협곡에 형성된 비둘기낭폭포는 주변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들어간 주머니 모양이라 이런 이름을 얻었다. 예전부터 멧비둘기가 폭포 주변의 동굴과 주상절리 틈새에 서식해 비둘기낭으로 불렀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고 수풀이 우거져 한국전쟁 때 마을주민의 대피시설로 사용됐단다.
신선이 노닐다 간 듯, 볼수록 신비로운 색과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많은 영화의 무대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최종병기 활’ ‘선덕여왕’ ‘기황후’ ‘추노’ ‘대호’ ‘늑대소년’ ‘괜찮아 사랑이야’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비둘기낭폭포 주변은 주상절리가 잘 발달된 높이 25∼30m 절벽이 에워싸고 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하식동굴, 협곡, 두부침식 등 하천 침식 지형과 주상절리, 판상절리 등 다양한 지질구조를 관찰할 수 있고 한탄강에 흐른 용암의 단위도 파악할 수 있어 학술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폭포를 따라 침식하천이 형성돼 있는데 현무암 표면으로 흐르는 물의 방향을 따라 밭고랑같이 파인 형태인 그루브도 만난다. 비둘기낭을 나와 한탄강 쪽 전망대에 올라서면 한탄강과 주상절리 절벽, 아찔한 하늘다리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포천=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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