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앱스토어 등장의 의미…애플·구글의 시대 저물고 이 기업 뜬다 [홍키자의 빅테크]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4. 1. 14. 17: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판 앱마켓인 ‘GPT스토어’가 등장했습니다.

구글의 앱마켓인 ‘구글플레이’나 애플의 앱마켓인 ‘앱스토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스토어가 하나 등장한 것인데데, 이제 여기서 기업이나 유저들이 만든 AI서비스를 다운로드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바로, 떠오른건 페이스북이라는 회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 메타버스에 올인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합니다.

애플과 구글의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관측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지각변동을 느껴야 합니다.

GPT스토어 출시 초읽기...AI판 앱스토어의 등장
오픈AI는 10일(현지시간)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 GPT 스토어를 출시했다고 블로그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기업이나 개인 개발자는 GPT 스토어에서 챗GPT를 기반으로 개발한 맞춤형 챗봇 앱을 거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공개 첫날 스토어에 공개된 GPT 개수만 300만개에 달합니다.

‘AI판 앱스토어’가 출시된 겁니다.

GPT스토어는 이용자들이 챗GPT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챗봇을 다른 사용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스토어입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안드로이드는 구글플레이, iOS는 앱스토어에서 사용하고픈 앱을 다운로드한 것과 같이 챗봇을 사고파는 겁니다.

GPT를 이용해서 내가 필요한 각종 챗봇을 만들고, 내가 원하는 데이터를 수시로 뽑아낼 수 있도록 작동할 수 있게 된 게 바로 지난해에 벌어진 일인데요.

이제는 좀 더 편리하게 내가 원하는 데이터를 뽑기 위해 특정 요청을 수행하는 GPT를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스토어에서 내가 원하는 챗봇 기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코딩이 필요가 없어진 세상이 도래하는 것이죠.

오픈AI의 올트먼 CEO는 “이제 누구나 자신만의 GPT를 코딩 없이 쉽게 구축할 수 있다. 앞으로 이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과 웹사이트를 포함해 더 많은 장소에서 맞춤형 AI 챗봇이 나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GPT 스토어는 2023년 11월말에 출시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오픈AI의 첫번째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데브데이(DevDay)에서 곧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죠. 하지만 당시 올트먼 대표의 해임 사태가 불거지면서 출시가 지연됐습니다.

공식 오픈한 ‘GPT 스토어’. <사진=오픈AI>
GPT 스토어는 사용자가 만든 챗봇을 ▲달리(DALL-E) ▲글쓰기 ▲생산성 ▲연구·분석 ▲프로그래밍 ▲교육 ▲라이프스타일 등 카테고리별로 구분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GPT 스토어 이용은 현재 개인용 유료버전인 월 20달러(약 2만6000원)의 ‘챗GPT 플러스’ 혹은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요금제, ‘팀 요금제’ 가입자에 제공됩니다.

앞서 오픈AI는 지난해 ‘GPT 빌더’라는 서비스를 통해 코딩을 모르는 개인도 GPT를 개인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여기에 각 사용자가 만든 ‘맞춤형 GPT’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GPT스토어를 내놓은 겁니다.

현재 GPT 스토어 전체 랭킹 1위는 ‘컨센서스(Consensus)’라는 ‘AI 리서치 어시스턴트’입니다.

컨센서스는 무려 2억편의 학술 논문을 학습했고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인용이 포함된 답을 작성해줍니다.

‘Ai PDF’도 눈에 띕니다. 2GB까지 논문이나 리서치 등 PDF 파일을 업로드하면, 긴 문서 내용을 일목 요연하게 요약해주는 겁니다.

메타로 이름바꾼 페이스북...“플랫폼 기업 아니라 힘들었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이름을 바꾼 것의 의미를 이해하면, GPT스토어의 등장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2021년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애플과 구글 때문에 스마트폰 시대에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컸습니다.

그는 “우리가 증강현실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페이스북은 스마트폰과 동시에 등장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페이스북은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라는 SNS 회사가 어쩔 수 없이 콘텐츠 기업이고 플랫폼 기업으로서 시대를 이끌어나가지 못했다는 데 대한 아쉬움이 자리합니다. 메타는 아무리 노력해봐야 애플과 구글의 앱마켓에서 다운로드해야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인식입니다.

플랫폼 기업이 되지 못하고, 콘텐츠 기업이 되면 어쩔수 없이 플랫폼 기업의 조치에 휘둘릴 수 밖에 없습니다. 2021년 페이스북(메타)과 애플의 충돌이 대표적입니다.

애플이 2021년 4월부터 아이폰 사용자들이 자신의 사용 기록을 페이스북 등 스마트폰 앱이 수집하지 못하도록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고, 페이스북 광고주들이 애플의 사생활 보호 정책으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면서 맞춤형 광고가 불가능해지자 페이스북에 광고하는 것을 주저하게 됐죠. 이후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급락하는 결과를 만들게 됐죠.

GPT스토어는 스마트폰 다음 어떤 시대가 올 것인지 예상하기 힘들지만, 새로운 판을 주도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AI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가장 먼저 GPT스토어를 떠올릴 것이고, 이 곳에서 나만의 챗봇을 구매하고 다운로드받을 겁니다. 일단 개인들 사용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을 중심으로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입니다.

애플과 구글의 시대 끝?...이제 MS의 시대 온다
이제 MS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얘깁니다. MS는 챗GPT가 2022년 11월에 등장하기 3년 전에 오픈AI에 1차 투자를 했습니다.
이후 오픈AI 모델에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2020년에 맺었고요. 2021~2023년까지 3차투자로 지분50%를 확보한 대주주로 등극했습니다. 오픈AI가 MS애저 클라우드 위에서 운영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오픈AI는 곧 MS 클라우드의 발달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오픈AI 그 자체의 성장으로도 지분 절반을 확보한 대주주 입장에서는 흐믓한 일이죠. 올트먼 해임 사태 당시에 올트먼이 당장이라도 MS의 AI팀으로 자리를 옮기겠다고 밝힌 것에서 비춰볼때도 MS와 오픈AI의 밀월은 더 단단해질수밖에 없고요.

이미 MS의 PC용 운영체제 윈도 11의 업그레이드 버전에는 GPT가 탑재됐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제공한 ’MS 365 코파일럿‘인데요. ’MS 365‘는 워드와 엑셀, 아웃룩, 팀즈 등이 포함된 MS 사무용 소프트웨어입니다. 여기에 GPT를 탑재해 사용자 요청에 맞춰 문서와 텍스트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회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회의 내용을 요약해줍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나의 계정에서 코파일럿과 채팅하게 돼 기쁘다. AI 비서와 일하는 것은 1980년대의 PC, 1990년대의 인터넷, 21세기 모바일의 부상만큼이나 주목할 만하다”라고 자평했습니다.

AI서비스를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쓸 수 있도록 이미 MS윈도에 해당 서비스가 깔리기 시작했고, GPT스토어 출시로 이제 가속화될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우리가 올해 AI와 관련해서 던져야 하는 질문은 아래 세 가지일겁니다. 세 가지에 주목해야, 새로운 기회가 생깁니다.

1) MS가 깔고 있는 오픈AI 판으로 향후 AI 시장이 흘러갈 수 있을까? 2) 자체적으로 AI 모델과 반도체까지 만드는 구글은 지난해 말 출시한 ‘제미나이 AI’로 반격에 나설 수 있을까? 3) 메타와 IBM을 중심으로 개방형 AI를 개발하는 오픈소스 진영이 빠르게 세를 불려갈 수 있을까?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던 모바일 시대가 가고, 이제 MS가 주도하는 AI시대가 온다는 겁니다. 흥미진진한 판이 펼쳐지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번주 ’홍키자의 빅테크‘ 시리즈 연재물은 101번째 연재입니다. 2021년부터 본격 시작한 연재가 100개를 넘어섰습니다. 시시각각 바뀌는 테크 이슈는 일주일만 놓쳐도 흐름을 따라가기 벅찹니다. 독자님들께서 단발성 이슈에 매몰되지 않고, 긴 호흡의 맥락을 이해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제가 더 꼼꼼히 쓰겠습니다. ‘홍키자의 빅테크’는 플랫폼, 테크,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지금 홍성용 기자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깊이가 다른 콘텐츠를 매주 만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