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무` 폐지 전철밟나… 재건축 관련법 `첩첩산중`

이미연 2024. 1. 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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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대책, 신뢰보단 의구심 무게
"총선용 아니냐" 비판도 무성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송마을 5단지를 방문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입주자 대표,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대표 등 주민들과 함께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일대 모습.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1.10 주택대책으로 안전진단없이 재건축 절차 착수를 약속한 가운데 관련법 개정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작년 초 정부가 내놨던 '실거주 의무 폐지'도 국회문턱을 못넘은 터라 1.10대책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정비사업을 진행해도 되는지에 의구심이 나오고 있는 것. 게다가 사업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 진행 여부 가시화는 요원해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충정교회에서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 강촌1·2, 백마1·2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통추위)가 재건축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주최측에서는 교회 강당 1층은 물론 2층 좌석도 꽉채워 15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하기도 해 지역 내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뜨거웠음이 반증됐다.

1기 신도시 내 일각에서는 단지별로 '지역별 재건축 1호'를 선점을 위한 재건축 조합 설립 동의율 확보 속도전도 시작됐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1기 신도시 지역별로 선도지구를 지정하겠다고 발표해 여기에 포함되기 위해서다. 이 외에도 대지지분이 높은 서울 및 1기 신도시 단지들에 대한 분석도 활발하다.

그러나 정부의 1.10 대책의 세부 추진 과제 79개 중 46개가 법 또는 시행령 개정사안이라는 점이 '산넘어 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행령 개정의 경우 정부가 바로 추진할 수 있지만, 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해야 실효성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작년 초 정부가 '1.3 부동산대책'을 통해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전매제한과 실거주의무 폐지를 공언했지만, 법 개정사안이었던 실거주의무 폐지의 경우 국회 문턱을 넘지못한 전적이 있다. 때문에 정부의 호언장담만을 믿고 적잖은 돈이 들어가는 장기 사업의 첫발을 떼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 준공 30년이 넘으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의 경우, 관련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오는 2월 중 발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역시 야당의 동의가 없다면 국회를 넘지 못할 가능성도 있고 시간마저 촉박하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법안 심사와 처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데다 총선 이후 5월 30일 21대 국회의 임기가 만료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22대 국회에 법안을 다시 제출해야 하는 수순이 될 전망인데, 총선 후에도 '여소야대'가 유지된다면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는 '2월 법안 제출'이라고 제시했기에 '총선용'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단순 수치 계산으로만 보면 전국 아파트 21%가 준공 30년을 넘겼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1232만가구 중 1월 현재 준공 30년을 넘은 아파트는 262만구가구다. 특히 준공 30년 초과가구는 서울(50만3000가구), 경기(52만2000가구), 인천(19만9000가구) 등 수도권에 47%가 몰려있다.

여기에 준공된 지 26~30년인 아파트도 전국적으로 199만가구(16%)라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시 향후 5년 내 전국 아파트의 37%에 해당하는 460만가구가 안전진단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면 짧은 시기에 공사가 몰릴 우려도 있다.

물론 반대로 사업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힘조차 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조합원분담금 문제로 내부 갈등이 커지면 사업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재건축 초기 단계의 문턱을 낮춘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남아 있는 재건축 단지는 용적률 메리트가 크지 않은 데다, 공사비 인상과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까지 고려하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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