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힘든 일상, 서민에게 닿지 않는 정치 [창+]

정아연 2024. 1.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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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기획창 '다시, 정치를 말하다' 중에서]

40대 고깃집 사장님 이현욱 씨입니다.

<인터뷰> 이현욱/ 자영업자
몇 년 전만 해도 열심히 일하고 안 먹고 아껴 쓰면 조금씩은 저금이 됐지만 지금 현실적으로는 자영업자들이 1인 2역, 3역을 해야 만이 간신히 가게를 유지할 수가 있어요. 사람을 쓰려면 지금 한 달 기준으로 한 360에서 한 400은 줘야 되거든요. 그러면 3명만 쓴다고 해도 한 달이면 1200이에요.

그래서 인건비를 줄였는데 빚은 오히려 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현욱/ 자영업자
당연히 빚졌죠.저 같은 경우는 코로나 때 사람을 안 쓰고 생활비로 좀 까지긴 많이 까졌죠. 그래서 생활비 쪽으로는 좀 빚이 있죠. 이게 고금리랑 물가가 같이 겹쳐서 그런 것도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인건비 상승 비례 물가 상승 비례해서 음식값은 따라가질 못하거든요. 너무 물가가 오르다 보니 아까 말한 것처럼 실질 소득은 엄청 준 거예요.

꺾일 줄 모르는 고물가는 영업에도 큰 타격입니다.

<인터뷰> 이현욱/ 자영업자
마트 가서 몇 가지만 집어도 돈이 10만 원인데, 그 10만 원이 가정 살림하면서 2, 3일이면 금방 없어지거든요. 그런데 자영업자들은 그게 더 크거든요. 왜냐하면 이거를 서비스로 주는 거잖아요. 내가 돈 주고 파는 게 아니라 모든 밑반찬을 서비스로 주는 건데, 그 원가가 50%, 60%씩 올라 있는데 그게 감당이 안 되는 거죠.

(기자) 서비스로 주시는 채소 얼마나 올랐어요?

지금 채소류 같은 경우는 한 30% 이상은 올랐고요. 뭐 주세요? 저희는 상추, 깻잎, 양파 이렇게 곁들여주고 저희가 메인으로 주는 서비스 품목이 양념게장 드리고 냉면을 후식으로 조금씩 서비스로 드리거든요. 저희가 여기서 장사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때하고 지금 비교하면 냉면하고 게장 원가가 100% 상승됐어요.

이탈리아로 가볼까요
60대 정육점 사장님 클라우디오 씨입니다.

여기도 우리나라처럼 자영업자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클라우디오/ 이탈리아 자영업자
이 동네에는 정육점이 10개나 있었습니다. 정육점의 성지였죠. 과일 가게는 12, 13개가 있었습니다. 생선가게나 식료품점도 10개, 20개쯤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걸 다 갖춘 대형 슈퍼마켓만 남고 작은 가게들은 사라졌습니다. 현재는 중간이 없고 빈익빈 부익부 상황 같아요. 그걸 넘을 방법이 없습니다. 만일 천 유로를 월세로 써버리면 먹거리에는 아낄 수밖에 없지요.

<인터뷰> 이현욱/ 자영업자
이번에 음식값을 올리기로 마음먹었거든요. 천 원씩 올리는 거죠. 소위 말하는 만지작만지작하고 계실 거예요. 천 원을 올려야 되나, 말아야 하나. 버텨야 하나, 어째야 하나. 아마 많은 자영업자들이 고민하고 있을 거예요.

올리고 나면 손님이 한동안 쫙 빠져요. 없어요. 그런 금액에 신경 안 쓰시는 분들도 있지만 또 그 천 원 때문에 예민한 분도 있거든요. 주머니 사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저희들은 서민들을 상대하잖아요. 인원수대로 드시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그만큼 주머니 사정이 힘들다는 말이거든요.
오시면 돈 쓸 게 없고 먹을 게 돈이 여유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세 분 오시면 2인분만 아니면 공깃밥만 추가해서 먹고 가시는 분들이 진짜 많거든요. 가족 4명 기준이라고 하면 3인분에 밥 2그릇 정도 드시고 냉면 서비스 받으시고 이렇게 가시는 분들도 많고.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자영업자는 전체 경제 인구의 19.9%로 매년 감소 추세입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인건비까지 줄여가며 고군분투해도 버티지 못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탈리아도 우리와 상황이 비슷합니다.

<인터뷰>클라우디오/ 이탈리아 자영업자
밀가루, 우유, 빵 다 올랐어요. 고기도 올랐죠. 식품의 물가가 다 올랐습니다. 이 아파트 월세도 한 달에 900유로입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예요. 방 하나에 작은 방 하나, 부엌 이렇게 가요.

(젊은층은) 부담이 너무 커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5명, 6명, 7명의 자녀를 두었어요. 그리고 아빠만 일을 했고요. 즉 가장이 있고 엄마는 가정에서 집안일을 했지요. 이제는 맞벌이를 많이 하죠. 혼자 일해서는 수입이 충분치 않아서 더 이상 불가능하죠.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570만 명이 넘습니다. 경제활동인구 5명 중 1명 꼴입니다.

이 수치는 이탈리아도 비슷합니다.

최근 집계된 자영업자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순위가 붙어있습니다. 경제의 실핏줄이면서 서민 경제의 근간이 되는 자영업.

공교롭게도 두 나라 실핏줄이 모두 터지기 직전입니다.

이렇게 된 원인 중 하나가 정치의 부재입니다

<인터뷰>클라우디오/ 이탈리아 자영업자
저는 항상 우파를 지지했습니다. 좌파 말고요.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제 입장에는 그다지 변화가 없습니다. 말하기로는 소상인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뭔가를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이현욱/ 자영업자
너무 답답한 것 중에 하나가 참 이 정책이 좋은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거든요. 저희 같은 경우도 지금은 이게 해결될 수 없는 정책이긴 하지만 지금 정치인들이나 현 정치인들께서 또 뜻이 있는 분들이 이게 우리 자식이 살아야 되고 자식의 자식이 살아야 되고, 후손들이 쭉 살아야 되는데 그런 좋은 정책을 좀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정말 간절해요.
정치인들이 좋은 뜻을 만들어서 좀 단합된 모습으로 우리 후손들이 잘 살 수 있는, 내 자식이 잘 살 수 있는 그런 좋은 정책을 만들어서 웃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는데. 그건 하나도 안 보인다는 거죠.

#시사기획창 #총선 #자영업 #취준생 #이탈리아 #스웨덴 #혐오 #협치 #정치

관련 방송일시: 2024년 1월 9일 화요일 밤10시 KBS1T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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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연 기자 (nich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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