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칼럼]경험해보지 못한 기상이변, 진화하는 기상 안전망

유희동 기상청장 2024. 1. 1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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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 ‘유례없는 폭우’, ‘기록적인 장마’ 등 우리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기상이변에 대한 언론매체의 기사를 유난히도 많이 접했던 2023년을 마무리하고,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반복되는 집중호우와 홍수, 폭염, 그리고 급격한 기후변화로 농축산업·어업·생태계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기상이변이 일상이 된 ‘뉴 노멀’, ‘새로운 일상’의 시대가 점점 우리 눈앞에 다가오는 것 같다.

부산 동래구 수연교 앞 온천천이 범람해 산책로와 하부도로가 통제됐다. 국제신문 DB


특히, 2023년에는 1월부터 전례 없는 호우가 발생하였다. 경남 거제시에는 1월 13일 하루에만 108.9mm의 강수량이 관측되며, 1973년 이래 1월 일강수량이 가장 많은 날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여름철(6월∼8월)에도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 2023년 여름 부울경 강수량은 1186.6mm로 1973년 이래 네 번째로 많은 비가 내렸고, 1시간 강수량 30mm 이상이 관측된 일수도 1973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7월 18일 밤, 부산 영도구에는 시간당 91.5mm의 매우 강한 강수가 관측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고온다습한 바람과 뜨거운 햇볕의 영향을 많이 받아, 부울경 여름철 평균 최저기온은 21.6℃로 1973년 이래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여름철 더위의 기세는 9월까지 이어져, 9월의 부울경 평균기온은 23.4℃로 1973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발생하였다. 2023년 7월 18일 이탈리아 로마의 최고기온이 41.8℃를 기록하는 등 7월 18일부터 24일까지 열흘 남짓 사이에만 유럽 내 폭염 관련 사망자가 만 천여 명에 달했다. 그리고 유럽연합 기상관측기관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지난 1년간의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32℃ 높아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1년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전 지구적인 기온 상승 현상이 극에 치닫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기상이변에 대해 2023년 3월에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종합보고서」의 ‘지구온난화가 심화될 때마다 평균기후와 극한 기후의 지역적 변화가 더 광범위해지고 확연해진다.’라는 내용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화석연료로 인한 기후위기, 지옥의 문 열렸다.”는 발언 등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광범위하고 실질적인 피해가 계속되고 심화될 것임을 전 세계 기후전문가들은 지속하여 경고하고 있다.


계속해서 급변하는 날씨 현상과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가 있는 지역의 기상예보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상청에서는 접근성이 높은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강수 시작 정보, 폭염 영향예보 등을 알림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경우 인근 지역민 모두에게 위험 상황을 전파할 수 있도록 기상청에서 ‘호우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는 것을 2023년 여름철 수도권 지역에 시범적으로 운영했고, 올해는 단계적으로 전국에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이와 같은 조기경보체계를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초윤장산(礎潤張傘)’이라는 옛 사자성어가 있다.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펼쳐라’라는 뜻으로, 사소한 조짐이나 징조를 사전에 간파하여 만사를 대비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2024년 새해에도 매일 24시간, 수만 장의 기상자료를 꼼꼼하게 분석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위험기상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여 관련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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