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리 "'외계+인' 2부는 사랑…꽉 찬 미장센 놀랍죠"

조은애 기자 2024. 1. 1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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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가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CJ EN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외계+인' 1부(감독 최동훈)가 심은 씨앗이 '외계+인' 2부로 마침내 줄기를 이루고 꽃을 피웠다. 1부에서 던진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2부, 그 중심에 배우 김태리가 있다.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22년 여름 개봉한 '외계+인' 1부의 후속작이다. 1부가 개봉 당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은 뒤 최동훈 감독은 1년 반 가량의 시간을 꼬박 '외계+인' 2부 편집에 쏟아부었고, 무려 52개 버전의 편집본을 비교해가며 최고의 조합을 찾아냈다. 세계관의 확장이자 시리즈의 완결인 '외계+인' 2부는, 작품에 투입된 시간과 공력 때문에라도 감독, 배우 모두에게 남다른 의미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이안으로 돌아온 김태리를 만났다.

"제겐 사랑이었어요. 사랑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사랑받는 분위기에서 작업했고 사랑스러운 작품이 됐죠. 사실 1부 개봉 이후에 배우들 모두 입을 모아 감독님을 걱정했어요. 2부를 준비하셔야 하는데 그 마음이 어떠실지 가늠조차 안 돼서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셨겠지만 저는 빨리 만나보고 싶어서 '언제 나와요?' 계속 물어보고 막 재촉했어요.(웃음) 아무래도 합쳐야 완결성 있는 이야기고, 초반엔 감춰야 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관객분들도 궁금증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2부에선 그 모든 미스터리가 풀려요. 정말 만족하실 겁니다."

이안은 외계인 죄수 '설계자'의 탈옥을 막으려다 630년 전 과거에 갇힌다. 그 이후 10년 동안 낯선 시대에서 사투를 벌이며 시간의 문을 열 수 있는 신검을 찾아다닌다. 천신만고 끝에 신검을 얻은 이안은 가족과도 같은 썬더(김우빈)를 찾아 미래로 돌아가려 하지만 신검을 노리는 추격자들이 등장하면서 또다시 위기에 봉착한다.

"혼란스러운 내면을 가진 인물이라 연기하기 쉽진 않았어요. 그래서 최대한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무엇보다 이안이 설계자의 정신 상태로 바뀌는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될 것들을 해내는 게 중요했죠. 캐릭터 자체의 색깔도 중요해서 어느 정도의 톤으로 연기할지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눠가면서 만들었어요."

1부에 이어 2부에서도 이안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김태리는 고려와 현대 사이, 시대를 넘나드는 배경 속에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이안의 투지와 강인함은 물론 고강도의 액션까지 입체적인 연기로 표현했다. 특히 한국적인 의상을 입은 채 한 손엔 시계를, 한 손엔 총을 쥐고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은 이질적이면서도 독특한 비주얼로 흥미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액션 촬영을 할 때 저는 좀 더 해보고 싶은데 감독님이 항상 '태리 이제 됐어!'라고 해주셔서 더 못한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제가 오른발을 디딜 때 오른손을 같이 내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런 기본적인 걸 못할 때가 있어요.(웃음) 또 제가 손이 작아서 어떤 총은 손잡이까지 손가락이 닿질 않아요. 멋있게 보이려면 총을 한 손으로 돌리다가 쏴야 하는데 신체적인 한계 때문에 그런 걸 마음껏 못해서 아쉽죠. 그래도 액션은 늘 재밌어요. 체력적인 문제도 없고요. 완성본을 보니 더 마음에 들어요."

'외계+인' 2부의 독창적인 영상미는 무려 387일, 한국 영화 역사상 최장 프로덕션 기간 정성을 들인 제작진의 노고 덕에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최동훈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은 카메라 워킹부터 미술, 의상, 작은 소품 하나까지 세심하게 배치해 '외계+인' 시리즈만의 고유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수많은 명장면 가운데 김태리는 가수 로이 오비슨(Roy Orbison)의 '인 드림스'(In Dreams)가 흘러나왔던 엔딩을 떠올리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전투신들이 기억에 남아요. 글을 보면서 상상했던 기대치보다 더 어마어마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특히 깜짝 놀랐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에서 음악이 나올 때인데요, 모두가 헤어지는 장면에서 그런 음악이 나오는 게 너무 영화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감독님이 촬영장에서 그 음악을 틀어주시면서 '이 음악이 들어갈 거야' 하셨을 땐 전혀 감이 안 잡혔어요. '이별하는데 이런 음악이 나온다고?' 했는데 막상 완성된 장면을 보니 그 많은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선이 다 해결되더라고요. 놀라웠어요. 엔딩 시퀀스가 마치 최동훈 감독님 그 자체 같았죠."

'외계+인' 2부만의 독특한 매력에 관객들도 호응하고 있다. 10일 개봉한 '외계+인' 2부는 첫날부터 9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실관람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흥행도 기대해 볼 만하다.

"1부를 안 봐도 충분히 이 영화에 뛰어들 수 있을 만큼 친절한 구조로 구성돼 있어요. 물론 중후반부 이후부터는 1부를 본 분들이 훨씬 재밌게 느낄 만한 지점도 있지만 아직 1부를 안 보셨더라도 큰 진입장벽은 없을 것 같아요. 2부만의 알쏭달쏭한 요소, 꼬여있는 반전도 있고요, 최동훈 감독님 영화는 여러 번 봐야 더 재밌는 게 화면이 꽉 차 있거든요. 대사도 그렇고 미장센도 꽉 차 있어서 이미 본 영화인데도 몇 번 더 보다 보면 '저 구석에 저런 게 있었어?' 하고 새로운 걸 발견할 때가 있어요. '외계+인'도 그런 요소가 많아서 '덕후'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초반부터 기세 좋게 관객몰이 중인 '외계+인' 2부처럼, 김태리 역시 최근 상승 기운을 제대로 탔다. 지난해 연말 SBS '악귀'로 '2023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는 '외계+인' 2부에 이어 tvN '정년이'도 선보일 계획이다.

"'악귀'로 정말 큰 상을 받았죠. 호명 순간 정말 떨려서 머릿속이 하얘졌던 기억이 나요. 김은희 작가님도 너무 좋아해 주셨어요. 솔직히 그건 제가 아니라 작품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해요. 그 작품이 없었다면 제가 연기할 수 없었고 수상도 다 없었을 일이니까요. 그런 와중에 제가 사랑하는 '외계+인' 2부로 새해를 시작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관객분들께도 많이 사랑받길 바라고 있어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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