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70만원 훔치려고…'다방 여사장 연쇄 살해' 이영복 "우발적 범행"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 다방에서 60대 여성 업주 2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이영복(57). /사진제공=경기북부경찰청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 다방에서 60대 여성 업주 2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영복(57)이 당초 강해 보이려 범행했다는 주장과 달리 돈을 훔치려다가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일산서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이영복을 검찰에 송치한다.

일산동부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는 이영복은 이날 오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이송된다. 머그샷을 통해 신상정보가 공개된 점을 고려해 포토라인에 따로 세우지 않을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이영복이 현금을 훔치려고 다방에 들어갔다가 상황이 여의찮아 보이자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초기 이영복이 "금품 갈취 목적은 없었고, 점주와 말다툼하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내용과 다르다.

이영복(57)이 지난 6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부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 /사진=뉴스1

이영복은 지난해 12월30일 고양시 일산서구 한 지하다방에서 A씨(60대·여)를 살해한 데 이어 지난 4일 밤 양주시 광적면 다방에서 B씨(60대·여)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살해 직후 이영복은 현장에서 각각 30여만원, 40여만원 등 모두 70여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도주 중 파주시 한 치킨집에서 무전취식도 했다. 이 사건은 파주경찰서에 접수됐다.

이영복은 서울과 경기북부, 강원도 일대를 배회하다 지난 5일 강릉시 한 재래시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이영복은 술을 마신 상태였다.

경찰은 과거 다수의 절도 전과로 오랜 수감생활을 한 점과 현장에서 현금을 훔쳐 달아난 점을 근거로 "금품 갈취 목적이 없었고 점주와 말다툼하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하는 이영복을 추궁해왔다.

이영복은 "돈을 훔치려고 들어간 게 맞다"고 범행 일부를 시인했다. 이영복은 다방 업주가 한눈을 판 사이에 돈을 훔치려고 했다. 과거 그가 여성 자영업자들이 홀로 운영하는 영업장에서 쓰던 절도 수법이었다.

이번 사건에서는 업주가 "영업시간이 끝났으니 나가달라"고 요청하면서 계획이 틀어지자 말다툼이 벌어졌다. 말다툼은 몸싸움으로 번졌고 끝내 살인까지 저질렀다. 고양과 양주 사건 범행 모두 유사한 양상이라고 알려졌다.

다만 이영복은 '우발적 범행'이었다며 계획범행은 부인하고 있다.

이영복은 검거 당시 호송차 안에서 "교도소 생활을 오래 하며 스스로 약하다고 느꼈다. 이 때문에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