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부가 즐겼다는 ‘안동네 찜닭’… 전통시장 살리고‘전국적 명성’[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박천학 기자 2024. 1. 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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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서 유래한 '안동찜닭'(사진)은 토막 낸 닭고기에 갈비찜 양념과 당면, 각종 채소 등을 넣고 물기가 약간 있게 조리한 음식이다.

조선 시대 안동의 부촌인 도성 안에 살던 사대부·양반·중인계층이 특별한 날 해먹던 닭찜을 도성 밖 평민들이 '안(內)동네 찜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고, 1970년대 생닭이나 튀김 통닭을 팔던 안동시 서부동 구시장 내 가게에서 양념·프라이드치킨에 맞서기 위해 안동찜닭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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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경북 ‘안동찜닭’
“옛 상인들, 치킨 맞서려 내놔”
지역대표 음식의 유래 많아
시장점포 200→350곳 뛰어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경북 안동에서 유래한 ‘안동찜닭’(사진)은 토막 낸 닭고기에 갈비찜 양념과 당면, 각종 채소 등을 넣고 물기가 약간 있게 조리한 음식이다.

이 음식 이름과 관련해 다양한 설이 있다. 조선 시대 안동의 부촌인 도성 안에 살던 사대부·양반·중인계층이 특별한 날 해먹던 닭찜을 도성 밖 평민들이 ‘안(內)동네 찜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고, 1970년대 생닭이나 튀김 통닭을 팔던 안동시 서부동 구시장 내 가게에서 양념·프라이드치킨에 맞서기 위해 안동찜닭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말도 나온다. 1980년대 중반 구시장에서 단골손님들이 원하는 재료를 넣어 만들다 보니 찜닭이 됐다는 설도 있다.

가장 신빙성 있는 주장은 구시장 닭골목에서 양념치킨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치킨집이 유행하면서 닭골목 상인들이 자구책을 찾기 위해 만든 음식이 안동찜닭이다.

구시장에서만 팔리던 안동찜닭은 2000년대 안동 출신의 서울 찜닭 사업을 계기로 방송에 자주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안동 하면 떠오르는 간고등어·안동식혜·헛제삿밥 등을 제치고 지역 대표 음식으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안동찜닭은 원도심 쇠락과 대형마트 진입으로 존폐 위기를 맞은 구시장을 살린 음식이다. 구시장은 조선 시대 개설된 ‘안동장’의 전통을 잇는 상설시장으로 2·7일에 장이 서는 오일장도 운영되고 있다. 인근 기차역 외곽 이전 등으로 유동 인구가 줄면서 구시장 내 점포가 속속 폐업했지만, 안동찜닭이 널리 알려지며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았다. 한때 200여 곳으로 줄었던 시장 내 점포 수는 농수산물·식육점·일반식당 등 350여 개로 증가했다.

구시장에 안동찜닭골목이 형성돼 주말에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안동찜닭골목에는 찜닭 집 30여 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술안주·반찬·간식 등으로 먹을 수 있는 안동찜닭은 가격 대비 푸짐한 양으로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서민들에게 인기다. 안동찜닭은 3만 원대로 2∼3명이 즐길 수 있으며 먹고 남은 국물에 밥도 비벼 먹는다. 안동시와 구시장 상인들은 안동찜닭골목 입구에 찜닭 형상 등 각종 조형물과 바닥 조명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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