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 곳곳 균열·파손… 수원화성, 또 땜질보수?

박성훈 기자 2024. 1. 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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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은 국내외에서 인정하는 우리 고장의 자랑인데, 성벽에 난 균열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인데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허물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1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부근 장안문에서 뻗어 나간 화성 성곽길 곳곳은 균열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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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차·눈·비 따른 풍화 심한탓
장안문 인근 벽돌·덮개 갈라져
문화재청 차원 지원절차도 복잡
주민들 “외국 관광객 실망할듯”
남한산성도 풍수해에 훼손 심각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수원화성은 국내외에서 인정하는 우리 고장의 자랑인데, 성벽에 난 균열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인데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허물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1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부근 장안문에서 뻗어 나간 화성 성곽길 곳곳은 균열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여장(성 안의 군사가 몸을 은폐한 채 공격할 수 있도록 일부러 구멍을 낸 벽)에는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틈이 난 곳(사진)이 적지 않게 눈에 들어왔다. 장안문 서쪽에 있는 성벽 돌출부인 북서적대의 경우 바닥에 금이 가 있었고 벽돌이 부서진 곳이나 덮개가 깨져 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기온차가 심해지고 눈·비가 많이 내리면서 풍화에 따른 훼손 부위도 점점 커지고 있다.

수원 화성에서도 빼어난 건축미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방화수류정 계단 앞은 보수공사가 필요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팔달문에서 남포루로 향하는 성벽길도 정비를 위해 관람객 통행을 막아놓은 상태여서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공사 중인 길 대신 차가 다니는 경사로로 다녀야 한다.

성곽길에서 만난 정모(여·54)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성곽을 따라 산책을 하는데 바닥에 성벽에서 떨어진 듯한 돌 부스러기를 자주 보곤 한다”며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훼손 상태가 심각해 당장 보수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 수원시화성사업소가 즉각 응급 보수한다. 하지만 넓은 면적을 수리할 경우 문화재청과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보수 관련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는 동안 추가로 파손 부위가 발견되면 별도로 예산을 편성해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땜질식 보수가 이뤄질 여지가 많다. 수원시화성사업소는 동포루에서 창룡문까지 훼손 부위를 보수하고 있는데 올해 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 광주시·성남시·하남시 등 3개 시에 걸쳐 있는 남한산성도 여장 파손 등이 적지 않아 주기적으로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 2021년 집중호우로 파손된 여장과 행궁 담장, 지붕, 북문 보수 등 3건의 공사를 했고 2022년에도 성벽과 수어장대 등에 대한 공사를 벌였다. 매년 풍수해를 겪을 때마다 파손된 곳이 발견되고 있지만, 문화재 관리 관련 예산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수원화성과 남한산성 등 세계유산 보존관리에 배정되는 국비 지원은 2022년 343억9500만 원에서 2023년 294억9500만 원으로 줄었다가 올해는 264억3300만 원으로 떨어지는 등 매년 감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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