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흙으로 삶을 찬미하는 하경아 작가

리빙센스 2024. 1.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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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하지 않은 거친 입자, 투박한 질감… 하경아 작가는 흙이 품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릇 속에 그대로 담아낸다. 종국엔 모두 흙으로 돌아갈, 그래서 더 아름다운 삶을 찬미하며.

일반적인 그릇에선 느낄 수 없는 흙의 거친 입자와 오묘한 색감이 매력적이에요.

초기 작업과 비교해 본다면 지금의 작업이 훨씬 더 과감해졌어요. 자연의 색을 담아내는 것을 넘어 고유의 질감까지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다소 거칠게 느껴지더라도요. 흙과 유약의 성분을 조금씩 바꿔가며 오랜 기간 다양한 실험을 거쳤어요. 같은 유약도 어떤 흙과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색과 질감을 표현해 내거든요. 제 그릇의 특징이 가장 잘 느껴지는 가장자리의 표현도 많은 변화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됐죠.

일상에서 사용하는 그릇은 대부분 매끄럽고 부드럽잖아요.

무엇이든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에서부터 시작하게 된 작업이었어요. 도예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대학 시절부터 지켜온 취향이죠. 마치 자연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그릇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릇을 만드는 일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흙이 가진 물성이라고 생각해요. 흙만이 표현해 낼 수 있는 형태나 질감, 색감 등이 너무나 매력적이죠. 자연이 품고 있는 힘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매일의 색, 매 순간의 질감이 다 달라요. 흙은 자연 그 자체이니까요.

자연스러움을 담아내는 일은 어쩌면 정제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겠네요. 변화하는 자연의 재료로 늘 같은 품질의 작품을 빚어내야 하잖아요.

맞아요. 거친 흙으로 투박한 선과 질감을 표현하다 보니 마무리 연마 작업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릇은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물건이니 손으로 만졌을 때 과할 만큼 거칠어서도 안 되거든요. 또 빚어냈을 땐 마음에 들었던 형태도 가마에 들어갔다 나오면 부자연스럽게 보여질 때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눈으로 확인하며 걸러내는 작품들이 많죠.

수 세기 동안 스트레스 완화와 안정을 위해 사용되어 온 팔로산토로 제작한 인센스 스틱. 연소 시 마치 울창한 숲에 들어선 듯 풍부한 자연의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7개입, 2만2000원 tta.

작업을 통해 순수한 행복을 경험하기도 하시나요?

제 도자기가 일상 속에서 큰 위안이 된다는 편지를 받은 적이 있어요. 아침에 마시는 차 한 잔, 매일 먹는 평범한 요리도 제가 만든 그릇에 담아내면 더 특별해진다고요. 쓰임이 있는 공예를 한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마음으로 제 그릇들을 사용해 주신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죠.

앞으로 작가님의 작업과 관심사는 어디로 향해 갈까요?

더 다양한 쓰임이 있는 작업들을 소개할 계획이에요. 다른 분야 작가들과의 작업도 계획 중이고요. 무엇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새해에는 사람들이 제 그릇을 직접 보고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작가님의 그릇과 함께 새해 첫 화보를 촬영했어요. 도예가라는 직업의 특성상 자주 찾게 되는 뷰티 제품도 있나요?

흙을 만지면 손이 계속 건조해지거든요. 그래서 핸드크림이 정말 중요해요. 작업을 마치고 나면 꼭 사용합니다. 이솝 제품은 끈적이지 않으면서도 촉촉함이 느껴지고, 향도 인위적이지 않아 좋아해요. 그 외에는 위켄더스의 바디로션을 즐겨 발라요.

ARTIST'S BEAUTY

1. 1916년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콜로니아 오 드 코롱. 베르가모트 에센스와 시칠리아산 레몬을 블렌딩해 가볍고 상큼한 시트러스 향을 느낄 수 있다. 50ml, 18만5000원 아쿠아 디 파르마.

2.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떠오르게 하는 시솔트와 세이지의 흙 내음을 머금은 우드 세이지 앤 씨 솔트 코롱. 50ml, 15만7000원 조말론 런던.

3. 남아프리카 화이트 프리지아의 싱그러운 향으로 가득한 프리지아 오 드 코롱. 섬세하고 깨끗한 느낌의 플로럴 향. 50ml, 14만5000원 산타마리아노벨라.

1. 뛰어난 보습력으로 출시 이래 40여 년 이상 사랑받고 있는 크렘 드 꼬르 바디 크림. 코코아버터, 아몬드 오일, 베타카로틴 등을 다량 함유해 건성 또는 악건성 피부에 사용하기도 좋다. 250ml, 5만5000원 키엘.

2. 부드러운 재스민 향기와 로즈메리, 히비스커스, 라벤더, 캐모마일 향이 어우러지는 자스민 리츄얼 핸드&바디 로션. 보습에 좋은 아보카도 오일이 끈적임 없이 빠른 흡수를 돕는다. 300ml, 2만9000원 위켄더스.

3. 선인장 오일과 식물성 시어버터 성분이 거친 피붓결을 부드럽게 정돈해 주는 모로칸 가드너 바디로션. 부드럽고 빠르게 흡수되는 산뜻한 밀크 타입의 텍스처. 300ml, 3만8000원 헉슬리.

1. 손과 큐티클에 유분기 없이 부드러운 수분만을 공급해 주는 레저렉션 아로마틱 핸드 밤. 자연을 떠오르게 하는 향이 좋아 하경아 작가가 가장 애용하는 제품. 75ml, 3만5000원 이솝.

2. 실키 파우더가 함유돼 끈적임 없이 매끄럽게 흡수되는 미드나잇 핸드 크림. 은방울꽃과 화이트 머스크, 샌들우드가 어우러진 향. 50ml, 2만1000원 SW19.

3. 시어버터, 코코넛 오일, 메도폼 시드 오일 성분이 건조하고 갈라진 손에 풍부한 양을 공급해 주는 안젤리카 핸드크림. 70ml, 4만2000원 라부르켓.

CREDIT INFO

editor장세현

photographer김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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