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클럽맨-우승 포수 다 떠났다' 확 젊어진 SSG 안방, 'ML급 어깨-일발 장타까지' 볼거리는 더 풍성

김동윤 기자 2024. 1. 12.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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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조형우. /사진=SSG 랜더스
확 젊어진 SSG 랜더스의 2024시즌 안방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더욱 풍성해진 볼거리로 눈길을 끈다.

SSG는 11일 "이흥련(35)이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구단의 원정 전력분석원으로 새출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야탑고-홍익대를 나와 2013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7번에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되며 KBO리그에 발을 디딘 이흥련은 11년의 프로 생활을 정리했다. 은퇴의 이유가 된 고질적인 어깨 부상 탓에 통산 성적은 455경기 타율 0.233(747타수 174안타) 15홈런 101타점 86득점, 출루율 0.296 장타율 0.339에 그쳤다. 하지만 백업 포수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이는 그가 거친 팀마다 모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으로 증명됐다. SSG에서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으나, 삼성과 두산 베어스에서는 직접 출장해 우승 포수가 됐다. 이러한 커리어를 지켜 본 SSG는 "이흥련의 야구에 대한 이해도와 모범적이고 성실한 자세를 높게 평가해 원정 전력분석원을 제안했다"고 프런트로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흥련 은퇴에 앞서서는 원클럽맨이었던 이재원(36)이 자진 방출을 요청한 후 지난해 12월 28일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겼다. 2023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됐던 이재원은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고 SSG 구단의 방향과 맞지 않았다. 그러면서 SSG의 1군 안방은 '일단' 기존의 조형우, 전경원(25)에 2차 드래프트로 새로이 합류한 박대온(29)과 신범수(26)로 경쟁 구도가 잡히게 됐다. 주전 포수 김민식(35)과 FA 협상 과정에 상당한 입장 차가 있어 진통이 있는 상황. 하지만 현재 있는 포수 3인이 각양각색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어 2024시즌 SSG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재원(왼쪽)과 이흥련. /사진=SSG 랜더스

주전 경쟁에 있어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는 선수는 메이저리그(ML)급 강견을 지닌 조형우다. 조형우는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SK(현 SSG)에 입단해 프로 4년 차를 맞았다. 가장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어깨. 2022년 퓨처스리그에서 도루저지율 0.563(북부리그 2위)를 마크했고, 지난 시즌에는 100% 몸 상태가 아님에도 스프링캠프에서 평균 1.92초, 최고 1.88초로 준수한 2루 팝타임(홈에서 2루까지 던졌을 때 걸리는 시간)을 기록했다. 평균 1.92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2루 팝타임 기준으로도 공동 17위, 상위 22%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런 어깨로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지난해 1군에서 39.6%로 양의지(37·두산) 다음가는 도루 저지율을 보여줬다.

어깨뿐 아니라 블로킹과 투수 리드 등 다방면에서 성장세를 보여줬다. 9이닝당 포일과 폭투 수치를 나타낸 Pass/9 지표에서 올해 312⅔이닝 동안 0.489로 리그에서 8번째로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에게는 "(조)형우는 굉장히 어린 선수인데도 내게 말할 때나 경기 중 볼 배합을 보면 어리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콜을 할 때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인정받았다.

NC 시절 박대온(왼쪽)과 KIA 시절 신범수. /사진=OSEN

신범수와 박대온은 한 방이 기대되는 선수라는 평가다. 한 KBO 구단 관계자는 2차 드래프트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신범수와 박대온은 일발 장타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힘은 박대온, 정교함은 신범수 쪽이 조금 더 낫다. 박대온은 수년간 1군 경험이 있고, 신범수는 지난 시즌(2023년)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1군에서 조형우와 함께 좋은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대온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25순위로 NC에 입단했다. 통산 2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2(364타수 77안타), 2홈런 23타점 28득점, 출루율 0.242 장타율 0.277을 기록했다. 자주 맞히지 못해 아쉬울 뿐,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은 있어 타자 친화적인 SSG랜더스필드와 궁합이 기대된다.

신범수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78순위로 KIA에 입단해 지난해가 돼서야 비로소 많은 기회를 받았다. 2022시즌 1군에서 단 두 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지난해 1군 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5월 무렵 콜업돼 36경기 타율 0.170(88타수 15안타) 2홈런 10타점 7득점, 출루율 0.245 장타율 0.273을 마크했다. 김종국 KIA 감독으로부터는 "자세와 근성이 좋다. 기대감이 들게끔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에서부터 조형우, 박대온, 신범수. /사진=SSG 랜더스

12월부터 구장에 나와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세 사람의 각오도 각양각색이다. 가장 익숙한 팀이어서였을까. 최근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조형우는 열의가 넘쳤다. 젊고 경쟁력 있는 새로운 포수들이 온 것에 조형우는 "두 분(박대온, 신범수) 모두 경험 많은 선수들이라 배워야 할 점이 많다. 또 계속 함께해야 하는 분들이니 훈련 외적인 부분에서도 가깝게 지내고 싶다"면서도 "그렇다고 지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안 해봤다. 어느 분이 오시던 내가 주전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의지가 타오른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 보면 1군이나 2군이나 크게 다를 건 없었는데 당시에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내가 가진 걸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특히 타격에서 한 경기도 임팩트 있던 적이 없어 아쉬움이 컸다"며 "시즌 후 마무리캠프 가기 전부터 2024년에는 어떻게 쳐야 할지 나름대로 방향성을 정립했고 꾸준히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내년에는 누구든 조형우가 주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팀에서 포수로서 제일 많이 나가는 걸 제1목표로 하고 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대온은 "적응이 우선인 것 같아 훈련을 함께하면서 선수들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박성한, 정동윤, 최민준, 한두솔 선수와 아침 10시부터 같이 운동하는데 10년을 알았던 것처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받고 있다"며 "다른 환경에서 시작해 설레고 기회라는 생각이 강하다. 또 내가 쓸데없이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혼날 때도 있었지만, 그 에너지를 SSG에서도 나누고 싶다"고 웃었다.

신범수는 "지난해 1군에서 뛰면서 내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느끼고 파악했다. 계속 경기에 나서다 보니 체력이 떨어지고 집중력도 함께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체력을 집중적으로 보강했다"며 "밖에서도 SSG 포수진이 약하다는 생각은 안해봤다. 서로 잘하면 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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