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건희 모녀 도이치로 23억 수익"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3억 원 가까이 벌었다는 내용의 검찰 수사 결과가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1심 판결을 앞두고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부에 마지막으로 제출했던 종합 의견서를 입수했다. 이 의견서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13억 9천만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2년 전 뉴스타파는 당시까지 취재 결과를 토대로 김건희 여사의 수익을 10억 5천만 원 가량으로 계산해 보도했다. 이번 검찰 의견서에 나오는 수익 13억 9천여만 원은, 이보다 3억 4천만 원 정도 더 많은 수치다.
최은순 씨 역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9억 원 이상 수익을 냈다고 검찰 의견서에 적혀 있다. 뉴스타파 취재로 처음 확인된 사실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오히려 4천만 원가량 손해를 봤다고 말한 바 있다. 장모 최은순 씨에 대해서는 “남에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도이치모터스 검찰 종합 의견서 확보…검찰, 김건희 모녀 수익 분석
2022년 12월 30일,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종합 의견서를 작성했다. 한 달 반 뒤인 2023년 2월 10일로 예정돼 있던 1심 선고에 대비해, 재판부에 낼 마지막 의견서였다.
의견서를 쓰기에 앞서 검찰은 한국거래소에 이상거래 심리분석을 의뢰했다. 김건희 여사와 최은순 씨를 비롯해, 이 사건에 관여한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 지인들 계좌의 매매차익 현황을 분석해달라고 요청했다. 블록딜 매도 등 거래 현황도 파악해달라고 했다.
검찰이 의뢰했던 심리 대상기간은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다. 2년 8개월이 넘는 기간이다. 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작전’ 시기 전부와 ‘2차 작전’ 시기 일부를 포함한다.
1심 판결문에 의하면 1차 작전 시기는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0년 9월 20일 전후까지, 2차 작전 시기는 2010년 9월 24일부터 2012년 12월 7일 즈음까지다.
일명 ‘0차 작전’ 시기도 검찰이 요청한 심리 대상기간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0차 작전은 검찰이 1차 작전의 시작점으로 설정한 2009년 12월 23일 이전에 벌어진 주가조작 사건을 지칭한다. 심리 대상기간 중 2009년 4월 1일부터 8개월 이상 기간이 ‘0차 작전’ 시기와 맞물린다.
지난해 12월 뉴스타파는 검찰이 수사를 해놓고도 기소하지 않은 김건희 여사의 통정매매 정황을 보도했다. (관련 기사 : <김건희 녹취록> ② 김건희, 도이치 ‘0차 작전’ 때도 직접 통정매매했다) 그 시기가 바로 2009년 7월, 바로 0차 작전 시기였다.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 “김건희 13억 9천, 최은순 9억 수익 올려”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를 근거로, 검찰은 김건희 여사와 최은순 씨가 2년 8개월가량 얻은 실현 차익과 미실현 차익의 액수를 제시했다.
먼저 김건희 여사와 최은순 씨 모녀의 실현 차익부터 알아보자. 심리 대상기간 마지막 날인 2011년 12월 30일 기준으로 실현된 차익 즉, 이들이 주식을 매도해 실제로 손에 쥔 매매 차익을 말하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의 실현 차익은 13억 천 150만 원 가량으로 계산됐다. 최은순 씨의 경우는 8억 2천 490만 원 정도로 검찰은 파악했다.
미실현 차익은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당시 가격으로 팔았다고 가정해 계산한 수익을 뜻한다. 2011년 12월 30일은 휴장일이었으므로, 2011년 12월 29일 종가였던 주당 6,100원에 팔았다고 가정한 수익이다.
미실현 차익은 김건희 여사가 7천 854만 원 정도, 최은순 씨는 7천 648만 원가량이었다.
총 매매 차익은 실현 차익과 미실현 차익을 합친 액수다. 김건희 여사의 총 매매 차익은 13억 9천만 원 정도, 최은순 씨는 9억 135만 원가량으로 나온다. 두 사람의 총 매매 차익을 합치면 22억 9천만 원이 넘는다.
22억 9천만 원이라는 액수는, 주식 거래 데이터를 모두 갖고 있는 한국거래소가 직접 분석해 얻은 결과다. 또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최종 의견서에 적시한 숫자인 만큼 철저히 검증됐을 가능성이 높다.
후보 시절 윤석열 “김건희, 4천만 원 손해” 봤다더니…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수익은커녕 “수천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했었다. 캠프 법률팀 페이스북을 통해 “약 4천만 원 가량 평가 손실을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가 자체가 이게 무슨, 시세 조종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소액의 오르내림이 있었고 오히려 조금 비쌀 때 사서 쌀 때 매각한 게 많아서 나중에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고….
-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 관훈클럽 토론회 (2021.12.14)
이후 뉴스타파는 검찰 공소장을 입수해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전방위적으로 연루된 사실을 보도했다. (관련 기사 :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전방위 연루' 드러나다) 그러자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 말을 바꿨다. “손해 본 것도 있고 (돈을) 번 것도 있다”고 말이다.
◼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두 번째로 주식 거래에서 돈을 번 게 있는지, 손해만 봤는지…
◻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 당연히 주식 했죠, 제 처가.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고 하니까 정확하게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 대선 후보 1차 TV 토론회 (2022.2.21)
김건희 여사의 총 매매 차익 13억 9천여만 원은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 얻은 것으로 돼 있다. 이 기간 종료 시점으로부터 불과 3개월 뒤인 2012년 3월에 김건희 여사와 결혼한 윤석열 대통령도 이 14억 원에 달하는 수익금으로 상당한 편익을 누렸다고 보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다.
최은순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9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사실은, 이번에 뉴스타파가 확보한 서울중앙지검의 종합 의견서로 최초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1년 3월 검찰총장을 그만둠으로써 사실상 정계에 발을 들인 이후, 장모 최은순 씨를 두고 한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됐었다. “사업을 하는 장모가 피해를 당한 적은 있어도 남한테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 발언은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찬 회동을 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입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후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검찰 추산’ 김건희 수익, 2년 전 뉴스타파 계산보다 3억 4천만 원 많아
2022년 10월 13일, 뉴스타파는 그동안 축적된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내역을 재구성한 바 있다. 이 거래 내역으로 김건희 여사의 수익을 계산했다.
그 결과 2010년 1월 12일부터 1년 동안, 김건희 여사가 17억 2천 3백만 원의 투자금을 2회전시켜 10억 5천 51만 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계산됐다. 61%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2년 전 뉴스타파의 계산은 다음과 같은 5가지 근거 자료가 있어 가능했다.
①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의 계좌 내역(2010년 1월부터 5월까지)과 ② 검찰의 공소장 범죄 일람표, ③ 한국거래소로부터 공개 받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전체 데이터, ④ SBS가 2022년 2월 22일 보도로 공개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내역 1년치, 그리고 ⑤ 도이치모터스 사건 법정에서 나온 김건희 여사 거래 내역 관련 증언들 등이다.
이번에 검찰의 종합 의견서에 적시된 김건희 여사의 수익 13억 9천만 원은, 이전에 뉴스타파가 계산한 수익 10억 5천만 원보다 3억 4천만 원 정도 더 많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분석 대상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뉴스타파가 분석 대상으로 삼았던 기간은 2010년 1월 12일부터 2011년 1월 13일까지 1년 정도인 반면, 검찰의 분석 기간은 2009년 4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로 1년 8개월가량 더 길다.
다만 검찰 의견서에는 13억 9천만 원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구체적인 계산 근거는 나와 있지 않다. 따라서 김건희 여사가 검찰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기간 동안 정확히 언제, 얼마만큼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고 팔아 3억 4천만 원을 더 벌었는지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검찰은 다 알고 있었다…뉴스타파, 검찰 종합 의견서 전문 공개
앞선 내용들이 담긴 검찰의 사건 종합 의견서는 2022년 12월 30일 재판부에 제출됐고, 검찰이 기소한 주범들은 이듬해인 2023년 2월 10일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종합 의견서를 포함해 뉴스타파는 그동안 검찰 수사기록을 면밀히 살펴봤다. 취재 결과 내린 결론은, 김건희 여사와 최은순 씨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깊게 관여한 사실을 검찰이 모두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검찰은 김 여사와 최 씨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3억 원에 가까운 돈을 번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으로부터 내부 정보를 건네 받아 주식 매매를 했던 사실도 검찰은 알았다.
또, 검찰은 김건희 여사가 시세 조종 목적과 통정 매매 상황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 녹취록 역시 확보하고 있었다. 김 여사의 주식 거래 내역을 적어 놓은 액셀 파일을 ‘2차 작전’ 세력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견한 이도 검찰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검찰은 여전히 김건희 여사를 단 한 번도 불러서 조사하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는 김건희 여사 모녀의 수익이 적시된 검찰의 사건 종합 의견서 전문을 이번에도 가감 없이 공개한다. (https://data.newstapa.org/, 뉴스타파 데이터 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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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로 10억 넘게 번 김건희 유형 '쩐주' 다 봐줬다 (https://newstapa.org/article/U0n6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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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뉴스타파] 도이치 2차 작전 사무실서 '김건희 파일' 나왔다 (https://www.newstapa.org/article/XKzfv)
뉴스타파 박상희 sacha@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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