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농협중앙회장 선거, ‘강·송·조’ 3강 구도 전망[한양경제]

이승욱 기자 2024. 1. 1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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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선거에 8명 등록…25일까지 치열한 선거전
‘인지도’ 강호동·‘다선 경험’ 송영조·‘조직력’ 조덕현 ‘두각’
결선 투표서 결정날 듯…3·4위 후보 표심이 관건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농협중앙회 본사 전경. 농협 중앙회 제공

향후 4년간 농협을 책임질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전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 이성희 현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도전이 법 개정 지연으로 무산되며 ‘무주공산’이 된 상황에서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총 8명의 후보들이 최종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8명의 후보들이 12일부터 25일 선거일까지 공식 선거전에 뛰어들게 됐다. 다만 농협 안팎에서는 대체적으로 ‘3강 구도’ 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12일부터 공식 선거전…후보별 표심 잡기 공약

11일 농협중앙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제25대 농협중앙회장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후보 8명이 최종 등록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가나다 순)는 △강호동(63년생·경남 합천율곡농협조합장) △송영조(56년생·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60년생·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임명택(56년생·전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정병두(64년생· 전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조덕현(57년생·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56년생·부경원예농협조합장) △황성보(55년생·경남 동창원농협조합장) 등이다.

이전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대의원으로 선출된 조합장 292명이 참여하는 간접선거제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선거 방식이 바뀌면서 농협·축협·품목별 등 전국 1천111개 조합장이 참여한다. 또 조합별 조합원 수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함에 따라 총투표 수는 1천252표다.

회장 선출 방식의 변경과 함께 선거전에 영항력을 행사할 수 있는 현 회장의 연임이 가능하도록 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후보들이 대거 선거전에 뛰어든 양상이다.

이에 따라 각 후보별로 조합장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정책과 공약 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강호동 후보는 금융지주 농·축협 공개를 통한 농·축협 지배 강화, 금융지주 수익 3조원을 이용한 이익구조 개선, 핀테크 기업 인수 등 농협금융 디지털화 가속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변화와 혁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협동조합’, ‘농업인·임직원·국민이 함께하는 농협’을 강조하며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농협중앙회 이사를 지낸 송영조 후보는 농협중앙회를 회원조합에게 돌려주고, 과거 잘못된 사업구조 개편의 폐해를 바로 잡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농촌과 도시가 서로 손잡고 한 몸이 되는 확고한 도·농 상생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출신인 이찬진 후보는 “농촌이 잘 살아야 나라가 바로 선다”면서 “농촌이 이 나라 미래의 희망이며 농업이 대우받고 농업인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지역농협과 중앙회에서 36년간 근무한 임명택 후보는 농축산인들의 소득 증대와 신사업 발굴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 농촌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부위원장을 역임한 정병두 후보는 △농협 회원 지원과 협동조합 강화 △지속 가능한 농업과 환경 보호 △농협 금융 및 경제 지원 △지역사회 발전 및 협력 △회원 권익 보호 및 내부 역량 강화 등 5가지를 주요 공약으로 언급했다.

중앙회 감사위원과 대의원 등을 지낸 조덕현 후보는 ‘농축협균형발전 4개년계획’을 세워 농축협을 더 강하게 뒷받침하겠다며 “과감하게 통폐합할 건 하고 현실에 맞게 제도를 개선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을 효율화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조 후보는 당선 시 회장 직속으로 ‘농정활동위원회’를 만들어 정책대안을 선보인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농협중앙회 비상임이사를 지낸 최성환 후보는 “농협의 경제사업은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이라는 농협의 존립 목적에 맞게 개편돼야 한다”며 경제지주 방식의 중앙회 경제사업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이사를 역임한 황성보 후보는 중앙회 구조 혁신을 통해 수직적 조직에서 수평적 조직으로 바꿔 지역 농축협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사업형태로 조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 막판 선전 따라 구도 변화 예상…결선 투표제 등 변수 작용할 듯

농협 내부 사정에 밝은 복수의 인사들은 인지도와 조직력, 출신 지역 등을 고려해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과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의 3파전 구도를 예상했다.

한 인사는 “강 후보는 중앙회장 선거에 이미 한차례 출마한 경험이 있어 조합장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강점이 있다”면서 “송 후보도 조합장을 6번이나 지내면서 경험이 풍부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고 전망했다.

다른 한 인사는 “후보 등록 시점이 다가오면서 30년 만에 충청권 출신인 조 후보도 주요 후보군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조직력과 덕망이 높다는 점에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3파전 구도를 전망했다.

다만 본격적인 선거전이 개막하며 후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변수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농협 한 관계자는 “3강 구도가 예측되고 있지만 나머지 후보들도 덕망이 있고 경험이 많아 선전이 가능하다”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 봐야 표심의 향배와 주요 후보군의 윤곽이 확실히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다수 후보가 등록한 상황에서 차기 농협중앙회장으로 최종 낙점 받을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할 경우 결선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 2위 후보가 결선에서 맞대결을 벌이면 나머지 후보들과의 합종연횡이 가능한 만큼 막판 표심의 향배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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