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64> 경북 청도 오례산

이창우 산행대장 2024. 1.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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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1200계단’ 오르면…웅장한 영남알프스가 반겨주네


- 거연리 주차장 원점회귀 6.5㎞
- 신라 시대 쌓은 오례산성 한바퀴
- 망대 터 서면 화악산·남산 눈앞에
- 정상 지나 나오는 바위 전망대
- S자 동창천 풍경 발아래 펼쳐져
- 급경사길·부처손 많은 바위 조심

삼국시대 때 경북 청도를 기반으로 하는 이서국(伊西國)이란 소국이 있었다. 신라 시대 초기에 복속되었지만, 한때 신라를 넘볼 만큼 강력했다 한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오례산은 신라시대 쌓은 산성을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인기다. 취재팀이 오례산 정상을 지나 암반 전망대에 섰다. 왼쪽 억산에서 시계방향으로 흰덤봉 구만산 운문산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 정각산 등 영남알프스가 펼쳐지며, 발아래는 동창천이 S자로 굽어 돈다.


‘삼국사기’ 2권에는 유례왕 14년에 이서국이 금성(金城)을 쳤다는 기록이 있다. 신라가 이를 막지 못해 위기에 처했는데, 어디선가 귀에 댓잎을 꽂은 신병(神兵)이 나타나 함께 싸워 이서국을 물리쳤다고 한다. 만약이지만, 그 당시 신라를 도운 신병이 없었다면 삼국시대는 어떻게 펼쳐졌을까.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한 때 이서국의 변방을 지켰으며, 오례산성(烏禮山城)이 있어 오례산(烏禮山·626m)으로 불리는 청도의 산을 소개한다.

오례산성은 오혜(烏惠)·오례(鰲禮)·오도(烏刀)·구도(仇刀)산성이라 불렀으며, 신라가 쌓은 산성이라 전해 온다. ‘삼국사기’ 잡지에 의하면, 신라는 3산 5악 등 명산대천에 대·중·소사로 구분되는 제사를 지냈다. 대사를 지낸 세 산은 명활산(253m) 소금강산(176.7m) 혈례산인데, 이중 혈례산을 경주 서북쪽의 어래산(571.6m)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청도 오례산성이 있는 오례산으로도 비정할 만큼 삼국시대부터 매우 중요한 산으로 인식해 왔다.

경주로 진입하는 적을 막는 목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오례산성은 1m~2.8m 높이로 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성의 크기는 남북으로 1㎞, 동서로 1.5㎞ 이며 산성의 둘레는 4.6㎞에 이른다. 사방이 급경사에다 암벽을 끼고 있는 천혜 요새로 내부는 평탄한 지형이다. 산성 안에는 개울과 샘이 각 세 개, 못이 다섯 개가 있었다 한다.

현재 두 곳의 우물과 개울만 확인되며, 서문지와 계곡에 세운 남문지, 봉수대와 망대 터가 남아 있다.

임진왜란 직전에 충청도 방어사 박명헌이 명을 받아 산성을 수축했으나 정세가 위급해 끝마치지 못했다 한다.

복원한 오례산성의 봉수대.


오례산성 환종주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거연리 주차장~덱 계단~서문지~조망바위·주차장 가는 길 갈림길~조망바위~석을산·오례산성정상 갈림길~오례산 정상~조망대 갈림길~전망대~부처골 갈림길~조망대·길 없음 이정표~전망대~봉수대·길 없음 이정표(전망대)~봉수대~개울 건넘~망대 갈림길~520봉(삼거리)~망대(전망 덱)~서문지~거연리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거리는 약 6.5㎞이며,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

청도군 청도읍 오례산성 들머리인 거연리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서쪽으로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신도리 뒤로 덩치 큰 산은 봄 미나리 산행으로 잘 알려진 화악산이다. 도로 끝에 오례산성을 설명한 약식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 왼쪽 개울에 놓인 작은 콘크리트다리를 건너면 오례산성 1㎞ 이정표가 나온다. 임도를 따라 10분 즘이면 덱 계단에 닿는다. 계단 개수가 약 1200개로 ‘마의 계단’으로 불릴 만큼 ‘빡세’, 무릎이 뻐근하다. 25분이면 계단을 벗어나 흙길은 곧 서문지와 연결된다.

서문지를 알리는 돌탑과 무너진 산성, 출입문을 받쳤던 문지석이 보인다. 왼쪽 너럭바위(400m)로 향한다. 오른쪽은 봉수대와 망대 방향으로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떡갈나무 잎이 사각 거리는 걷기 좋은 등산로는 산성을 왼쪽으로 끼고 간다. 능선을 에워싸며 쌓은 석성은 대부분 허물어졌지만, 2, 3m 높이로 온전하게 남은 곳도 더러 있다. 12분 남짓이면 이정표가 섰는데, 너럭바위는 찾지 못했다. 오른쪽 조망 바위(400m)로 꺾어 능선을 탄다.

오례산은 진달래나무가 많아 봄에 찾아도 괜찮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지나면 ‘오례산성 정상(600m)’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에 조망바위를 갔다 온다. 왼쪽 운문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천황산 재약산 영축산 체이등 용암봉 중산 낙화산 보두산 종남산 우령산 옥교산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발아래 항아리 모양을 한 오례산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등산로에 복귀해 3, 4분이면 이정표 삼거리다. 오례산성 정상은 오른쪽이다. 왼쪽은 석을산 방향인데, 이 능선을 비슬기맥인 용각산과 이어져 용각분맥이라 부른다.

산성 흔적을 보여주는 너른 터를 따라 5분이면 큰 참나무가 선 갈림길에서 산행리본이 달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내 ‘오례산성 정상(오례산)’에 선다. 잡풀과 키 큰 나무로 조망은 열리지 않는다. 오른쪽 부처골(400m)로 향한다. 왼쪽 조망 바위(600m) 이정표는 취재팀이 앞서 거쳤던 전망대 바위를 뜻하므로 혼동하지 않도록 한다. 지금까지의 산길과는 완전 딴판 일만큼 산길은 잡풀이 무성하며 희미해 주의한다. 로프가 묶인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갈림길에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 조망 바위 방향으로 내려가야 하나 먼저 아무런 표시가 없는 왼쪽에 30m 떨어져 영남알프스가 펼쳐지는 바위 전망대가 있어 갔다 온다. 오례산 산행에서 망대와 함께 최고 전망대로 꼽는다. 왼쪽 단석산부터 부처산 옹강산 흰덤봉 억산 구만산 운문산 백운산 능동산 실혜산 천황산 재약산 정각산 육화산 고추봉 종지봉 용암봉 등이, 발아래 부처골 좌우로 바위 절벽이 치솟았고 동창천이 S자로 굽어 돈다. 앞서 갈림길로 되돌아가 조망대 방향으로 부처손이 많은 바위를 조심해서 내려간다. 6, 7분이면 안부인 부처골 갈림길에 도착한다.

오례산성 환 종주는 오른쪽 능선을 탄다. 왼쪽은 부처골 방향인데, 지전리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길 없음’ 이정표에서 조망대로 직진한다. 완만한 산길은 끊어질 듯 희미하게 이어진다. 산성을 따라 솟은 바위전망대가 잇따라 나온다. 부처골 갈림길에서 약 17분이면 길 없음 이정표가 또 나오며, 왼쪽 편평한 암반에 소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린 전망대가 있다. 앞서 전망대와 조망이 겹치며, 오른쪽에 밤티재를 사이에 두고 화악산과 남산이 솟았다.

산성 흔적을 쫓아 400m 떨어진 봉수대에서 오른쪽 주차장 가는 길(800m)로 꺾어 능선을 가파르게 내려가면 계곡에 떨어진다. 겨울인데도 수량이 풍부하다. 이래서 산성이 들어섰나 보다. 주차장 가는 길은 오른쪽이며, 계곡을 두 번 건너 산비탈을 올라, 서문지가 보이는 안부에 도착한다. 여기서 망대는 왼쪽으로 꺾은 뒤 능선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틀어 20여m 내려가면 산성 위에 선다.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급경사를 치고 오르면 편평한 520봉인데, 막걸리·생수 통 등이 나무에 걸려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다. 직진은 대운봉으로 향하니 주의한다.

곧 오례산성 망대 터에 세운 전망 덱에 선다. 서쪽 조망이 시원하게 열리며, 화악산과 남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임진왜란 때는 밀양을 거쳐 한양으로 북진하던 왜군의 동태를 한눈에 살폈을 망대다. 하산은 왔던 길을 되짚어 서문지로 되돌아가 덱 계단을 내려선 뒤 거연리 주차장에서 마친다.

# 교통편

◇ 부산역서 청도 간 뒤 5번 버스 환승…거연마을 내려야

- 산행 뒤 유천문화마을 여행 추천

유천문화마을의 이호우·이영도 오누이 시조시인 생가(위 사진)와 옛 유천극장.


대중교통도 편리하지만 원점회귀 산행이라 승용차도 괜찮다. 승용차 이용 때는 전원주택 주소인 ‘경북 청도군 청도읍 기수길 136’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가면 된다. 목적지 전·후에 오례산성 산행 때 차를 두는 두 곳의 거연리 주차장이 있다.

대중교통은 부산역에서 기차로 청도역에 간 뒤 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5번 군내버스를 탄다.

부산역에서 기차가 오전 5시10분 5시37분 5시56분 6시27분 6시42분 6시53분 7시32분 8시22분 8시51분 등에 출발한다. 약 1시간5분 소요. 청도역버스정류장에서 6시45분 6시55분 8시5분 8시25분 9시40분 10시50분 등에 출발하며, 거연(단산)마을 정류장에서 내린다. 거연정류장에서 신거교를 건너 오례산성 들머리인 거연리주차장 까지 약 1.6㎞ 거리에 도보로 약 25분 걸린다.

산행 뒤 상동역에서 청도로 가는 버스는 거연(단산)정류장에 오후 3시40분 5시10분 6시10분 8시5분께에 지나가며, 한재 미나리로 유명한 평양리 상동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검문소를 4시17분 6시52분께에 통과해 거연(단산)정류장에 잠시 뒤 도착한다. 청도에서 부산역 기차는 오후 4시29분 5시47분 5시55분 6시37분 등, 막차는 밤 11시46분까지 있다.

부산역(오전 7시32분 9시45분)을 출발해 상동역에서 가는 방법도 있다. 청도행 군내버스는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청도군 청도읍 거연리(오례산성)주차장까지 택시(010-8529-8480)를 이용한다. 택시 요금 1만2000원 선.

산행 뒤 둘러 볼 만한 곳이 있다. 새마을운동 발상지중 한곳인 신도리와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나들목 가는 길에 오누이 시인으로 알려진 이호우·이영도 생가가 있는 유호리 유천문화마을을 찾아보자. 시인의 생가와 유천극장 정미소 약방 등 옛 건물과 벽화는 1970년~1980년대로 시간이 멈춘 듯 아날로그 감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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