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시대의 힘 정조의 사람들' 펴낸 김훈동 작가 [인터뷰]

정자연 기자 2024. 1. 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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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작가가 최근 펴낸 ‘정조시대의 힘 정조의 사람들’을 선보이고 있다. 정자연기자

 

조선 왕조 27명의 임금 중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로 14세기 세종과 18세기 정조가 꼽힌다. 지난한 여정을 거쳐 왕위에 오른 정조는 불안했던 정치적 입지에도 24년 4개월 재위하며 탕평과 개혁을 통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그가 성공한 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사람’에서 찾아 정조의 인물들을 엮어낸 책이 나왔다.

경기지역과 수원을 무대로 시집과 수필집, 칼럼집 등을 꾸준히 펴낸 김훈동 작가가 최근 출간한 ‘정조시대의 힘 정조의 사람들’(신원 커뮤니케이션 刊)이다.

600여 쪽에 달하는 신간에는 정조대왕과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정조의 사람들 371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최근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만난 김훈동 작가는 “실학과 북학 등 새로운 문물이 들어온 때는 정조 재위 시절이고, 정조대왕이 성공한 이유는 참모 기용을 잘한 것이란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며 “역대 임금은 신하와 임금이 수직적 관계였지만, 정조는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며 서얼 철폐 등을 통해 다양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가 책을 펴낸 데는 애향심이 자리하고 있다. 부모님 때부터 수원이 고향이었던 그는 초·중·고를 수원에서 다니고 농협 등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집은 수원을 벗어난 적이 없다. 지역과 관련한 이야기를 늘 발굴했고 수원을 만든 정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코로나19를 거친 지난 3~4년 간 정조와 관련된 서적을 다 사모았다. 각 지역의 중고서점 등을 돌아다니며 산 200여권의 책에는 정조의 치적에 관한 이야기만 있을 뿐 정조를 만든 인물에 대해선 나오지 않았다.

치밀한 조사 과정을 통해 정조 시대의 문신과 무신, 예술인, 중인, 화성을 쌓을 때 몰려든 장인 등을 모두 조사하니 371명의 인물사가 열거됐다.

책은 제1부 ‘정조시대의 힘’을 통해 정조시대 상황과 정조의 인재관과 대민관, 정조대왕 행장기 등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놨다. 제2부 ‘정조의 사람들’에선 문신과 무신, 예술인, 장인, 중인이 가나다순으로 정리돼 있다.

특히 문중 자료 등을 기반으로 인물의 특징적인 일을 10자 이내의 제목으로 압축했다. 정확도를 높이고 활약상과 역할을 부각하며 인물의 면모를 잘 드러냈다. 어려운 용어에는 알기 쉬운 문장으로 주석을 달아 이해도를 높였다.

그렇게 그가 정리한 정조와 정조의 인물들을 읽다 보면 문무를 일치시키려 노력한 임금이자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두루 인재를 등용하려 한 사려심, 깊은 예술세계를 가진 임금이란 총론에 다다른다.

그는 “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로움을 달래려 독서하며 정조는 나름의 생활해왔다. 또 믿을 사람은 신하 밖에 없었다”며 “특히 서예가, 음악가, 화원 등 예술인들에게 관심을 쏟은 게 신하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예술세계를 갖게 한 데 기여했다. 정조의 신하, 인물들을 보면 정조가 임금의 특권 의식이 아닌 두루 대화를 즐기고 능력 있는 그 누구든 기용한 면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백명의 정조 신하 중 김 작가의 마음을 끈 인물은 재야학자인 ‘우하영’, 대사성 ‘이홍재’다. 그는 “이런 신하를 둔 게 ‘행복했겠다’란 생각이 든다”며 “인물 하나하나가 정확히 각 분야에서 정조에게 직언을 하면서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끈 신하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책에서 읽을 수 있는 정조의 ‘실력에 따른 인재 등용’은 오늘날 정치계를 되돌아 보게 한다. 그는 “자기 측근 기용하지 않고, 자신을 반대했던 사람이라도 능력 있으면 기용해 실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게 정치인의 본분이다. 역사 속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20대에 “죽기 전에 50권의 책을 쓰고 죽겠다”라고 생각했던 그는 “본의 아니게 그 수에 근접해 가고 있다”며 “젊은 시절 자신과 약속 그 약속이 오늘날 나를 나아가게 하는 힘인 만큼 계속해 나가고 있는 데 앞으로 몇 권만 더 쓰면 그 약속을 지킬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오후 5시30분엔 대한적십자사경기도지사 이희경홀에서 출판기념회도 연다. 김 작가는 “모든 것은 예술이다. 삶도 아름답게 살면 다 예술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아름다운 색을 구축하며 살고 있다. 출판기념회에서는 그런 의미들을 모두 축약해 많은 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즐기는 자리로 마련했다. 작시한 ‘수원아리랑’도 선보이고 깜짝 이벤트도 열겠다”고 밝혔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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