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김수한 음악감독 "엔딩 음악 변경…내 의도까지 읽어준 시청자들 감동"[인터뷰②]

장진리 기자 2024. 1.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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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인' 김수한 음악감독.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연인' 김수한 음악감독이 엔딩에 삽입된 OST가 변경된 이유를 밝혔다.

김수한 음악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MBC 드라마 '연인' 21회 방송과 확장판 엔딩 속 음악이 바뀐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연인'은 빡빡한 일정으로 종영 당일까지 초치기 촬영을 이어갔다. 마지막 촬영 현장인 경북 문경에 함박눈이 내리는 바람에 촬영이 무한 지연되다, 결국 꽃이 핀 오솔길에 눈이 내리는 장면이 등장하는 해프닝 아닌 해프닝도 있었다.

김수한 음악감독은 "시간이 너무 없었다. 사실 보통 음악을 얹어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보면서 튀는 곳은 없는지 확인하는데, '연인' 21회 뒤쪽에 음악이 들어가는 몇몇 부분은 그걸 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이 없었다. 확장판이 오고 나서는 조금 더 들여다 볼 기회가 있어서 작업을 하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이렇게 열심히 들어주는 시청자들이 있는데 그분들을 위해 내가 뭔가 하나 해주고 싶은 게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음악감독이 해주고 싶었던 그 한 가지는 바로 엔딩 음악 변경이었다. 21회 방영 당시에는 엔딩 음악이 스트레이가 부른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김수한 음악감독이 직접 가사를 쓴 곡이다. '연인'의 마지막 대본이 마무리 되기 전 가사가 먼저 쓰인 이 곡은 배우 남궁민이 연기한 이장현의 마지막 대사 "기다렸지 그대를. 여기서 아주 오래"와 일맥상통하는 '기다림'을 노래한다.

그는 "(이)장현이의 마지막 대사가 그렇게 쓰일지 모르고 그런 가사를 썼다. 그런데 21회를 보니 '기다렸어요 깊고 깊은 꿈에서 그대를 그대만을'이라는 가사가 먼저 나오고 대사가 나오는 거다. 배우의 대사 맛을 살려주기 위해서는 저런 노래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은 한 박자 음악이 빠른 것 같은 걸 오히려 좋아했고, 시청자들도 좋아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악을 열심히 들어주는 분을 위해서 음악이 바뀌면 신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고 몸소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사실 같은 내용을 두 번 방송하는 건 없다. 드라마 음악을 25년 했지만 그런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연인'이 확장판이 나오면서 '이건 좋은 기회야!' 생각하며 음악을 바꿨다. 감독은 '이전 음악이 더 좋은데?' 했지만 저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바뀐 음악으로 나가자고 했다"라고 김성용 감독과 이견도 있었다고 했다.

김수한 음악감독의 선택으로 21회 '기다리는 사람'으로 마무리된 엔딩은 확장판에서 김필의 '나의 별이 돼주오'로 변경됐다. '연인'을 씹고 뜯고 즐기고 맛보다시피 한 영리한 시청자들은 김 음악감독의 새로운 선택을 금세 눈치챘다.

그는 "시청자 분들이 제가 생각한 것처럼 두 가지 음악을 놓고 신의 느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정확하게 읽어주더라. 확장판 믹싱을 할 때는 '이전의 것이 더 좋은 것 같은데'라는 얘기에도 제가 고집을 부려서 바뀐 걸로 나갔다. 그런데 한참 있다가 김성용 감독이 몇 번에 걸쳐서 '음악을 바꾼 게 신의 한 수였다'고 하더라. 이전은 이전대로, 확장판은 확장판대로 음악이 다채로워졌다"라고 했다.

시청자들과 블루투스를 연결한 듯 생각이 이어지는 경험은 이뿐만이 아니었다고.

김 음악감독은 "21회에 길채가 기억을 거슬러 가며 장현이를 찾아가는 긴 신이 있느데, 거기에 다른 음악을 안 붙이고 1회에 길채가 꿈을 꾸는 긴 신의 음악을 붙였다. 시청자 분들이 귀신 같이 그걸 알더라. 연출의 의도뿐만 아니라 음악의 의도까지도 알아채더라. 내 의도를 정확하게 읽어준 게 너무 신기하고 고마웠다. 쫑파티 때 황진영 작가님을 만났는데 작가님은 오히려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하면서 '아, 그래요?'라고 하더라"고 시청자들의 신통방통한 의도 읽기에 감사함을 전했다.

▲ '연인' 안은진(왼쪽), 남궁민. 제공| MBC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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