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를 향해 가는 젊은 기타리스트 최 록(Rock Choi)

최이정 2024. 1. 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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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이정 기자] 끝없는 열정과 도전으로 재능과 실력을 인정받아 한국인 처음으로 미국 유명 악기관련 회사들로부터 관심을 모으며 세계무대를 향해 한발 씩 걸어가고 있는 독특한 캐릭터의 일렉 기타리스트가 있다. 그는 현재 뉴욕대학교 대학원(일렉기타 전공)에 재학 중으로 미국 현지에 있는 기타관련 회사들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이름 있는 뮤지션들과 함께 3월부터 월드투어를 계획 중이다.

그의 이름은 최 록(Rock Choi). 본명부터 특이하다. 그는 "바위처럼 튼튼하게 살라”며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대신 뮤지션으로써 삶을 살아가게 될 줄은 몰랐다. 기타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이지만 단순한 호기심이었고, 중학교에 진학하여 자신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기타 연주자의 길을 선택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 학생들처럼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 생활을 이어가가는 평범한 삶 보다는 무엇인가 새롭게 도전 하며 꿈을 이뤄가는 삶을 살고 싶어했다. 독특한 이름 덕에 사람들에게 쉽게 기억되며, 어디가나 톡톡 튀어 보이는 자신이 그가 가진 가장 큰 무기중의 하나라고 생각한 그는 중학교 시절 밴드부에 가입한 후 첫 무대 공연에서 연주자의 희열을 깨닫게 됐다. 중학교 3학년이 되어 일반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고민 하는 친구들과는 달리 기타리스트가 되자는 결심을 굳히고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 예술고등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서울에 있는 예술고등학교 진학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기타리스트를 꿈꾸는 수많은 경쟁자들이 있었고 처음 지원했던 학교는 불합격했다. 두 번째로 지원한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는 예비합격 1번을 받게 되면서 가슴을 졸였고 행운이 따라 가까스로 진학에 성공하게 됐다. 그러나 이 때 느꼈던 입시의 어려움과 내가 지원했던 다른 예술고등학교의 불합격은 욕심만 있을 뿐 실력은 아직 한참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고 진정한 실력을 갖추겠다는 승부욕을 불사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최 록은 예고 입학 후 타고난 재능을 믿기보다 실력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이 단 하루도 멈춤 없는 꾸준한 연습뿐이라고 생각하고 연습을 친구삼아 고등학교 3년 동안 내공을 쌓는데 전념했다. 짧다면 짧은 3년을 후회 없이 연습으로 보내면서 "이 길만이 내 길이다"라는 것을 더 깊이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2016년 전국대학에 실용음악과의 인기가 치솟고 입시 경쟁률이 신기록을 달리고 있을 때, 국내 최고의 기타 명문대학으로 손꼽히는 서울예술대학교 진학을 목표한 그는 이상할 만큼 두려움이 없었으며 오히려 그동안 쌓은 실력을 테스트 받기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가슴이 설레었다고.

예고 시절, 그가 만든 자신과의 약속, 체육인 부모를 통해 국가대표선수촌을 견학하며 국가대표선수들의 훈련 루틴에 영감을 받아 자신이 국가대표선수라고 상상하며 연습에 몰두했고, 치솟는 경쟁률은 무의미한 숫자에 불과하다는 자신감을 불태우면서 당당하게 스무살이 되는 해에 서울예술대학교 기타전공으로 당당히 수시 합격했다. 

그러나 그 자부심도 잠시, 국내 최고의 음악대학이라고 불리는 학교에서 1년을 보내며 실력은 꾸준히 향상되어 주변사람들로부터 칭찬을 크게 받기 시작했지만 그는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부족함을 계속 느끼게 됐다. 이런 고민에 빠져있던 중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에서 일렉기타병을 뽑기 위해 오디션을 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국방의 의무룰 수행하며 미래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자 망설임 없이 오디션에 지원했다. 단 한 자리를 놓고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속에서 합격하여 21살이 되는 해 1월에 군입대를 했다. 

군 입대 이후 가족들, 좋은 주변 사람들, 친구들과 헤어짐이 아쉬움도 있었고 자유 없는 군 생활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으나 잠시 사회에서 떨어져서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한 연주자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결국 제대가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대학생활에서의 알 수 없는 공허함 무엇인지 깨달았고 세계무대로 나가자는 목표를 갖고, 다음 행선지를 버클리 (Berklee College of Music) 음대로 정했다. 

무엇보다 그가 해왔던, 또한 하고자 했던 음악이 살아 숨 쉬는 본토에서 다른 사람이 걷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만들며 큰 꿈을 펼치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숲’이라 한다면 밖에 있는 세상은 ‘정글’일 것이다. 숲에는 숲속에서 살아남는 법이 있고 정글에선 정글에 맞는 더 크고 다양한 생존의 법칙이 존재하기에 나는 스스로를 더 깊게 만들기 위해 두려움이 없이 그 도전을 실천했다."  

버클리음대 입학이후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에게 그 4년이란 시간은 단순히 학사 학위 취득이 목표가 아니었다. 행운이 따랐는지 처음 미국에 도착한 직후 얼마 되지 않아 그를 인정해주는 회사를 처음 만나게 됐다. 뉴욕에 위치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타 회사 ‘디안젤리코 (D’Angelico)’ 였다. 기타가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는 대형 기타 숍이 있어 구경삼아 들어간 곳은 우연히도 본사 건물이었고, 마치 영화처럼 그 회사의 디렉터를 만나게 됐다. 한국에서 기타 공부하러 왔다하니 기타를 쳐보라며 권유했고 미국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앞에서 기타를 쳐볼 수 있는 짧은 순간의 기회가 만들어졌다. 다행히 디렉터의 눈에 들었는지 관심을 보였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헤어졌다. 그 짧았던 순간이 그의 미국생활에 흐름을 바꾸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도전한 여정이 빛을 본 것일까. 뉴욕 방문 이후 몇 달이 지났고 보스턴에서 다양한 음악 전공생들과 함께 어울리며 미국생활에 서서히 적응해 나아가던 어느 날, 디렉터로부터 SNS를 통해 그의 활동을 꾸준히 지켜보았으며 새로 출시된 기타 홍보 영상을 촬영하자는 연락을 받게 되면서 D’Angelico사와 본격적인 관계를 이어나갈 기회를 갖게 됐다. 세 가지 파트의 공식영상 촬영을 시작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D’Angelico사와 연관된 많은 기타리스트들을 만나게 되었으며, 서서히 그의 연주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공연과 녹음작업 기회 또한 자주 찾아오게 됐다고 한다. 

D’Angelico사는 점차 그의 실력을 인정했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그를 신뢰하게 됐다. 그리고 전례 없이 한국인 처음으로 전속 아티스트 (Sponsored Artist & Brand Ambassador) 대우를 해주면서 생명과도 같은 기타를 지원받게 된다.

한편 최 록은 D’Angelico사와의 관계유지와 학교생활 이외에도 다양한 커리어를 쌓기 위해 노력했고, 방학 시즌을 이용해 미국 Maryland, LA, New York City와 영국, 콜롬비아 등에서 여러 아티스트들과 공연작업과 음악촬영을 하며 성실하게 경험을 쌓아갔다. 대학시절 4년 동안 뉴욕과 보스턴을 매 달 오가며 꾸준히 기회를 만들었고 한국 기타 연주자로서의 최 록을 조금씩 알려나갔다. 그 결과 그의 실력과 기타에 대한 열정을 인정받으며 연주자라면 한번 쯤 들어보았거나 실제로 사용 중인  미국 장비 회사들로부터도 협찬 제의를 받게 된다. 보수적인 미국사회에서 그의 뛰어난 연주 실력과 개성 있는 스타일을 인정하는 회사가 생겼고 그동안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길을 혼자 걸어야하는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 큰 힘이 됐다고. 

그가 현재 직접 지원을 받고 있는 미국 회사는 D’Angelico, Supro USA, Pigtronix, D’Addario, Monocreators, Jim Dunlop, Electro-Harmonix 등이며, 그의 이름은 우리나라에도 이미 숨겨진 실력자로 알려져 국내 음악 관련 회사인 A3 Stompbox와 Soundzaid사 협찬과  함께 MUCL, Gopherwood, BJ Press 와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버클리 음대에 입학해 4년의 과정을 마칠 때 까지 피나는 노력의 결실을 바탕으로 2022년 졸업 직후 뉴욕 활동과 대학원 진학을 위해 오디션에 참가했고 뉴욕대 (New York University) 기타전공 최우선 순위로 합격하게 된다. 현재 그는 대학원에 재학 중이면서 Adjunct Faculty Member 로 뉴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연주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올 해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Jesus Molina, Noel Schajris 등의 뮤지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첫 월드투어 메인 기타리스트로 활약을 펼치게 됐으며 미국, 유럽 전역을 순방하며 많은 공연스케줄을 소화할 예정. 이번 첫 월드 투어는 한국인 기타리스트로 그에게 큰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수많은 기타 연주자들이 걸어왔던 길을 그저 따라가기 보다는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기타리스트가 넘지 못했던 벽을 넘어 선구자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타리스트 최 록. 그의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정신은 기타연주자로 우리나라를 널리 알리는데 일조하게 될 전망으로 세계를 향한 첫 월드투어 여정이 부디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응원하는 목소리가 가득하다. 그리고 일렉기타 연주자를 꿈꾸는 우리나라 수많은 젊은 기타리스트들에게 세계를 향해 가는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등불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nyc@osen.co.kr

[사진] 최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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