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14.7만가구 풀린다… "분양가가 변수"

10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예정 물량이 자사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치인 14만7000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정비사업 분양실적이 계획 대비 절반에 그친 것을 고려할 때 올해도 분양 지연은 지속될 전망이다./사진=뉴스1

올해 전국 분양시장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아파트가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조사 이래 가장 많은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집값 하락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현실화된 만큼 분양을 미루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 조합이 추진한 정비사업은 변수가 많아 계획 대비 실적이 저조한 편이라 연내 예정물량 가운데 절반 정도만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정비사업 분양 아파트는 전국 총 14만7185가구로 예상된다.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다 물량인 동시에 가장 실적이 저조했던 2010년(2만7221가구)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분양 지연으로 2021~2023년 정비사업 분양 실적은 계획 대비 45% 수준에 그쳤다.

수도권 정비사업 물량은 지방(5만8323가구)에 비해 많은 8만8862가구가 계획됐다. 절반 정도가 서울(4만5359가구)에서 풀린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16곳, 1만8792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들이 공급되면서 청약수요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라며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래미안원펜타스 등 8개 단지 6847가구가 지난해 넘어온 물량이고, 최근 분양 지연이 보편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일부 사업지들은 연내 분양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해 유난히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많은 원인은 낮은 미분양 리스크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양호한 원도심에 위치해 수요 확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 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되기 때문에 공급 부담도 덜하다는 것.

여 연구원은 "정비사업 아파트는 청약시장이 위축된 2022년에도 평균 경쟁률이 14.2 대 1을 기록해 타 단지들에 비해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며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등 시간과 비용 문제로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도 분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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