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글로벌픽] 진흙포탄 안고 자폭한 청나라…이번엔 ‘물로켓 게이트’?

권용휘 기자 2024. 1. 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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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와 일본이 벌인 청일전쟁은 청나라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청나라는 일본보다 약 15년 앞선 1861년부터 서구식 해군 건설에 나선 덕에 최신 철갑함정 29척으로 구성된 북양함대(北洋艦隊)를 보유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군함에 떨어진 청나라 포탄이 터지지 않고 진흙·콩·석탄 가루만 사방에 날렸기 때문입니다.

당시 청나라 해군 포탄 납품업체는 연습용 진흙포탄을 실전용이라고 속이고 납품했고, 뒷돈을 받은 군 관계자들이 눈을 감아줬던 탓에 벌어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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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와 일본이 벌인 청일전쟁은 청나라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전쟁을 앞둔 시점에는 청나라가 이긴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았습니다. 청나라는 일본보다 약 15년 앞선 1861년부터 서구식 해군 건설에 나선 덕에 최신 철갑함정 29척으로 구성된 북양함대(北洋艦隊)를 보유했기 때문입니다. 기함인 ‘정원(定遠)’은 독일제 최신예 전함으로 일본군 기함인 마츠시마(松島)보다 2배나 크고 견고했습니다. 당시 청나라 해군력은 아시아 최강, 세계 4위란 평가까지 받았습니다.

복원된 정원호. 현재 중국 웨이하이시 항구에 정박해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국제신문DB


1894년 9월 양국 함대는 우리나라 서해 앞바다에서 격돌했습니다. 포탄을 주고받았는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일본 군함에 떨어진 청나라 포탄이 터지지 않고 진흙·콩·석탄 가루만 사방에 날렸기 때문입니다.

당시 청나라 해군 포탄 납품업체는 연습용 진흙포탄을 실전용이라고 속이고 납품했고, 뒷돈을 받은 군 관계자들이 눈을 감아줬던 탓에 벌어진 일입니다. 결국 청나라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졌습니다. 정원호는 자폭돼 해안가에 버려졌고 자매함 진원호는 일본군의 전리품이 됐습니다. 나머지 함선도 일본군에 노획돼 고철로 팔렸습니다. 청나라가 종이호랑이라는 사실도 만천하에 드러나 서구 열강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청나라에 사형선고를 내린 ‘진흙포탄’ 사건은 근대 동아시아 최대 방산비리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와 비슷한 방산비리가 중국에서 또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6개월 새 무려 15명의 로켓군과 방산 국유기업 수뇌부를 숙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습니다. 여기에는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을 비롯해 핵심 인사들이 망라돼 있으나, 지금까지 중국 당국은 해임 사실만 공개했을 뿐 그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습니다.

중국은 미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군 전력을 갖추겠다며 2016년 1월 대대적인 인민해방군 개혁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당시 창설된 로켓군은 핵미사일 운용 부대뿐 아니라 전략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부대, 우주방어부대 등을 통합한 인민군의 핵심 전력이었습니다.

로켓군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지원됐습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미사일 연료 대신 물이 채워졌고, 규격에 안 맞는 부품으로 인해 쓰지 못하는 미사일이 창고에 가득 쌓여있었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시진핑 주석이 로켓군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 경찰이 7조 원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입찰비리 의혹과 관련해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기도 했습니다. 방사청이 KDDX 기본설계 입찰공고를 내기 전에 ‘제안서 평가 업무 지침’ 일부를 고쳤는데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감정 규정을 완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무기는 무력을 과시해 전쟁을 억제하는 수단으로도 쓰입니다. 각국은 개발 중인 최신 무기의 성능을 뻥튀기해서 알리기도 합니다. 실전에서 쓰일 일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방산비리도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다 터져 나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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